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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메이컵’ 하지 말고 ‘화장’을 하자 - 김지현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6. 12. 29.

 

 ‘메이컵’ 하지 말고 ‘화장’을 하자
- 알아들을 수 없는 화장 관련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꿔 쓰자 -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김지현 기자

k1223k@naver.com

 

수험생이던 길은솔(19. 고등학생) 씨는 얼마 전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그녀는 대학생이 되면 고등학생 때와 같이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뭐든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래서 길은솔 씨는 대학 입학 전, 화장하는 방법이나 요즘 유행하는 옷 등을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다. 검색을 하던 도중 길은솔 씨는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단어들로 혼란스러워졌다. 과연 그녀가 본 이 단어들은 어떤 단어들일까?

이게 무슨 단어예요?
길은솔 씨가 가장 혼란스러워했던 단어들은 ‘MLBB’와 ‘HAUL’이다. ‘MLBB’와 ‘HAUL’이라는 이 단어들은 화장 전문가들이 자주 사용하는 영어단어다. 이처럼 화장 관련 단어 중에는 우리말이 아닌 영어를 사용해 화장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도 몇몇 화장 전문가는 영어단어를 사용해 화장하는 법 등을 설명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영어단어를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에는 ‘전문성’이 있다. 평소 화장에 관심이 많은 김나영(21. 대학생) 씨는 “영어단어를 사용하는 화장 전문가의 말이 좀 더 전문적인 것 같고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김나영 씨는 화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화장 관련 영어단어를 많이 알고 있어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길은솔 씨와 같이 화장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그 문제에 대한 예시를 아래에서 살펴보자.

 

천안에서 학교를 다니는 권혜연(21. 대학생) 씨에게는 얼마 전 남자친구가 생겼다. 남자친구를 만날 때 좀 더 예쁜 모습으로 나가고 싶어 화장에 대해 알아보던 권혜연 씨는 먼저 화장품을 사기로 결정했다. 화장품 가게에서 화장품을 고르던 권혜연 씨는 어떤 화장품이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화장품인지 몰라 매장 직원에게 추천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혜연 씨는 매장 직원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결국 화장품을 사지 못했다. 매장 직원의 말은 이러했다. “손님은 warm tone이시니까 이런 red 계열의 lip이나 cheek가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 또 요즘 유행하는 strobing make up을 하시려면 이 하이라이터를 사시는 것을 추천해요". 이처럼 영어를 섞어 사용하면 화장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없다. 이제 화장 관련 영어단어들을 우리말로 바꿔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우리말로 바꿔보자!
화장과 관련한 표현 중에는 영어로 된 말이 많아 화장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이해 하는 데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화장에 관련된 이런 영어 표현 중 몇 가지를 꼽아 우리말로 바꿔봤다.

▲ 화장 관련 영어단어를 우리말로 바꾼 표


먼저, MLBB는 ‘My Lip But Better’의 약자로 우리말로 바꾼다면 ‘말린 장미색’이다. 자신의 입술보다 좀 더 나은 색을 말하며, 이 색이 마치 장미를 말린 색과 같아 ‘말린 장미색’으로 번역할 수 있다. 이 말린 장미색은 2016년 가장 유행했던 색 중 하나다. 다음으로는 2016년 대란을 일으켰던 화장 방법인 ‘contouring make up’과 ‘strobing make up’이 있다. 먼저, contouring make up은 색상 차이를 이용하여 얼굴 윤곽을 뚜렷하게 해주는 화장법으로 얼굴이 입체적이면서 작아 보이는 효과를 준다. 이를 우리말로 해석하면 ‘윤곽 화장법’으로 바꿔볼 수 있다. 다음으로 'strobing make up'은 얼굴에서 가장 튀어나와 밝게 빛나는 곳을 더 밝게 만드는 화장법이다. 이는 우리말로 ‘더욱 밝히는 화장법’으로 번역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GRWM와 HAUL이 있다. 이 단어들은 화장을 이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화장 유투버들이 자주 사용하는 화장 관련 단어들이다. 먼저, GRWM는 Get Ready With Me의 약자로 화장 관련한 방송에 나오는 진행자가 시청자와 함께 나갈 준비를 하는 꼭지를 말한다. 이를 우리말로 하면 ‘함께 준비해요’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haul은 우리말로 ‘끌다, 끌어오다’라는 단어인데 ‘쓸어오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화장을 주제로 인터넷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화장품을 많이 사와 시청자들에게 소개할 때 사용하는 단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화장에 관련한 말 몇 가지를 우리말로 바꿔보았다. 이뿐 아니라 훨씬 많은 외국어를 사용한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많은 화장법, 많은 제품은 아직도 영어를 사용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아듣기 힘들다.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단어로 인해 화장품 매장 직원과 소통의 문제를 겪었던 권혜연 씨는 “우리말로 바꾼 화장 관련 단어들이 훨씬 더 알아듣기 쉽고 어떤 것을 말하는지 바로 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우리말을 사용해 설명하면 화장품 종류나 화장법을 잘 모르던 사람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뭔지 몰라 제품을 살 수 없다면 화장품 회사도 좋을 리 없다. 외국어 일색의 화장 관련 용어를 쓰면 뭔가 그럴듯해 보인다는 듯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허영이 아닐까? 듣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로 표현하기를 화장 관련 업계에서부터 노력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즐겁고 편하게 화장을 하고 꾸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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