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대학생기자단

[제이티비시(JTBC) 견학] 끊임없는 질문, 역사를 바꾸다- 이민재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7. 3. 17.

[제이티비시(JTBC) 견학] 끊임없는 질문, 역사를 바꾸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3기 이민재 기자

2942207@naver.com

 

JTBC뉴스룸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화면

2017년 3월 10일 대한민국의 역사가 바뀌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은 탄핵되었고 현재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 일의 시발점은 제이티비시(JTBC)라는 한 언론사의 뉴스보도였다. 2016년 10월 24일 비선 실세의 핵심단서가 되는 태블릿피씨(PC)를 보도했고 이후 사람들은 광장에 나와 작은 촛불 하나에 큰 소망을 담았다. 137일 동안 19번의 대규모 촛불집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 대다수 뜻으로 나타난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탄핵 심판 기간 내내 불성실한 태도로 임한 대통령은 결국 헌법재판소에 의해 탄핵이 인용되어 파면되었다.

JTBC방송국 1층의 모습

2017년 3월 3일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3기 소속으로 JTBC방송국에 견학을 다녀왔다. 나라를, 역사를 바꾼 방송국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에 가득 찼다. 1층 로비의 모습은 생각보다 단란했다. 넓은 카페가 우리를 반겼지만 다른 방송국과는 달리 화려하진 않았다. 눈에 띄는 것은 승강기였다. 내부에서 가고 싶은 층을 누르는 보통 승강기와는 다르게 제이티비시의 승강기는 타기 전에 가고 싶은 층을 누르면 가장 빠른 승강기가 온다. 모든 승강기가 이렇게 바뀌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참 효율적이다.

대기실과 [사건반장] 스튜디오

전체적으로 둘러본 방송국의 모습은 1층과 마찬가지로 단란했다. 실용적이라고 할까. 스튜디오에 가기 전에 들린 대기실도, 주중 오후 4시에 방송되는 ‘사건반장’ 스튜디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딱 필요한 것만 갖춘 모습이 마치 불필요한 사치는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JTBC뉴스룸 스튜디오

마침내 제이티비시의 간판 프로그램인 ‘JTBC 뉴스룸’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이미 한 번 방송국 견학을 다녀와서 그런지 이곳 또한 화려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오히려 생각보다는 크기가 작았다. 바닥에는 연극무대처럼 여러 표시가 되어있었다. 손석희 사장님의 앵커브리핑 등 뉴스 진행이 동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표시를 해둔 거라고 한다.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다. 자막을 보여주는 화면이 따로 있는데도, 다른 뉴스들과 달리 ‘JTBC 뉴스룸’은 왜 종종 종이 대본을 보며 보도를 할까? 마침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종이대본을 이용하는 것은 방송이 시작하기 전까지 수정을 거듭하기 때문이란다. ‘JTBC 뉴스룸’도 기본적으로 대본은 있지만, 가끔 손석희 사장님이 취재기자들에게 돌발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취재기자들도 곤혹을 치르고 있다는 후문.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 의자

손석희 사장님의 자리에 앉아보았다. 그분은 이 자리에 앉으면 어떤 생각을 할까. 처음 ‘JTBC뉴스룸’을 봤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기존 내가 알고 있던 [뉴스는 중립을 유지한 채 객관적인 사실만을 보도한다]는 개념을 탈피한, 어찌 보면 ‘주관적이다’라는 느낌을 주는 뉴스였다. 종종 뉴스를 진행하면서 손석희 사장님은 말한다. “그건 시청자들이 판단할 몫이겠지요.” 어쩌면 이런 뉴스를 통해 시청자인 우리에게 비판적인 시각의 필요성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스튜디오를 나오면서 한 번 더 뒤를 돌아보았다. 이곳에서 보도한 뉴스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대통령탄핵이라는 결과를 끌어내었다. 훗날 역사책에는 어떤 식으로든 이곳 ‘JTBC 뉴스룸’이 실리겠지. 나는 지금 어쩌면 역사에 기록될 자리에 서 있는 건지도 모르겠구나.

JTBC 갤러리

‘다채로운 즐거움’, 제이티비시 방송국이 내거는 구호다. 다음으로 향한 ‘JTBC 갤러리’에는 지금까지의 제이티비시 방송국이 걸어온 기록들이 다양한 색깔들로 정리되어있었다. 전신인 동양방송(TBC)의 역사부터 드라마, 오락프로그램, 그리고 ‘JTBC 뉴스룸’까지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했다. 지금은 종영했지만 드라마 ‘무정도시’와 오락프로그램 ‘마녀사냥’ 등이 아주 반갑게들 눈에 들어왔다.

 

아쉽게도 손석희 사장님을 직접 뵙지는 못했다. 하긴, 어쩌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제일 바쁜 사람은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궁금한 것을 이메일로 보내봤지만 이 또한 확인만 하실 뿐 별다른 답변은 받지 못했다. 오랫동안 언론에 몸담아왔고 대통령을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까지 이끈 손석희 사장님에게 [언론]이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었는데 의외의 방법으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메일을 보낸 바로 다음 날인 14일 아침에 확인하시고 그다음 날 15일, 손석희 사장님이 진행하시는 앵커브리핑에는 이런 내용이 나왔다. “저희 JTBC의 토론사회자인 신예리 기자도 기자 초년병 시절 선배들에게 거듭 들어왔던 말을 떠올렸다 합니다. ‘기자란 독자들 대신 물어보고 답을 들어 알려주는 사람… 좋은 기자란 바로 질문을 잘하는 기자다.’ 어찌 보면 매우 교과서적인 그 이야기 속에 답은 모두 들어있었습니다.” “민주사회에서 위정자에게 권력을 부여한 시민들이 거대한 권력자가 되어버린 위정자들을 향해 행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권력, 바로 '질문'입니다.” 이날은 다른 날과는 다르게 사족이 덧붙었다. “당신은 우리가 부여한 권력을 정당하게 사용하고 있는가? 이것은 시민사회로부터 대신 질문할 수 있는 권력을 위임받은 저희 언론도 역시 받아야 할 질문입니다.” 마치 나에게 직접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2017년 3월 15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그동안 언론이라는 분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매일매일 새로운 뉴스가 보도되지만 나와 다른 세상 이야기 같았다. 그런 내가 작년부터 제이티비시와 언론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단 하나였다. 부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 아직 답변을 듣지 못한 질문은 많이 남아 있지만, 그것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JTBC 뉴스룸’을 통해서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고맙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