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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세종 탄생 620년 기념 특별전 <훈민정음과 한글 디자인> - 조수현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7. 3. 29.

세종 탄생 620년 기념 특별전 <훈민정음과 한글 디자인> -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조수현 기자
aumi32@naver.com 

 

때는 2011년, 매우 특별한 사건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한글 디자인 1세대인 정병례, 전성근, 이상봉, 이건만 작가들이 모여 한글을 예술에 접목시킨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하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전시회의 이름은 '한글 디자인 명인전 - 4인4색의 작품 - 하나로 조화를 이루다'로, 전각 예술가인 정병례,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도예가 전성근, 디자이너 이건만이 함께했다. 이들은 각각의 분야에서 한글을 소재로 작품을 제작해 지금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름을 얻고 있는 작가들이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이지만, 한글을 사랑하고 한글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며 자신의 예술 작품 세계를 넓혀왔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그들은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한글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한글디자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 주목받는 한글 디자인…
이상봉은 한글을 패션과 접목하여 세계적으로 시선을 끌었다. 그는 한글뿐만 아니라 단청, 소나무 등 한국의 문화원형을 소재로 패션디자인 및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 세계적인 패션쇼에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다양한 옷들을 여러 번 선보이기도 했다. 

▲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의 한글 디자인 작품

전각 예술가인 고암 정병례는 한글 재창조작업을 통해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전각을 현대화한 예술 장르 ‘새김아트’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전각은 돌·나무·금이나 옥 따위에 인장을 새기거나 전서로 글씨를 새기는 예술을 말한다. 그는 한글의 획을 축약 또는 중첩시키는 방식으로 소리글자로서의 한글의 특성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형문자나 로마자 알파벳과는 달리 한글은 글씨의 획을 축약하거나 중첩시켜 디자인적 이미지와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전통적인 전각예술에 접목한 것이다. 그의 작품 중 ‘하늘, 땅, 사람, 물, 불, 바람’ 은 세종대왕의 흉상작품인데 한글을 하나하나 작게 새겨서 모양을 이루게 했다. 

▲ 전각 예술가 고암 정병례의 작품 <제목: 하늘, 땅, 사람, 물, 불, 바람(2010)>

▲ 전각 예술가 고암 정병례의 작품 <제목 : 피어나는 꿈>

도예가 무토(撫土) 전성근은 입체 조각과 투각기법을 이용한 <한글 자음 모음 연작>으로 유명하다. 백자에 한글 자음과 모음 모양을 입체 조각과 투각기법을 적용했다. 이건만 디자이너는 국내 최초로 한글 자모음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한글 모노그램(문자들이 얽혀 있는 문양)을 이용해 다양한 패션잡화 제품들을 내놓으며 한글의 명품 브랜드화를 이끌어 왔다.

▲ 백자와 한글을 접목시킨 도예가 전성근

▲ 디자이너 이건만의 한글 넥타이

 

한글을 예술에 접목해 세계로 나간 예술가들은 많다. 점점 주목받고 있는 한글 디자인. 이처럼 한글을 이용한 예술분야의 도전과 관심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과학적 원리가 분명한 한글은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고 이를 응용해서 새로운 형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작년, 일본에서 첫 해외 특별전 '훈민정음과 한글 디자인"을 개최

<『훈민정음』과 한글 디자인 포스터>


작년 10월, 국립한글박물관은 '훈민정음' 간행 570주년을 맞아 일본 도쿄 신주쿠(新宿)구 주일한국문화원 전시실에서 첫 해외 특별전 '훈민정음과 한글 디자인"을 개최했다.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과 국립한글박물관이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로 훈민정음 해례본 복제품과 훈민정음 관련 영상, 한글을 바탕으로 제작한 디자인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였다. 특히 내빈으로 참가했던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일본 문부과학성 사무차관이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가 젊은 시절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체험담과 함께 울려 퍼진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라는 한국어 노랫말은 전시를 보러온 일본인들이 한글에 더욱 관심을 보이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 민병걸‘목활자 3X3’ (왼쪽 위), 하지훈 ‘장석장’ (오른쪽위), 박연주‘”파리를 사랑하세요?”’ (왼쪽 아래), 일상의실천 ‘달, 깃들다’ (오른쪽 아래) / [출처] 외교부 블로그

일본에서 열린 ‘훈민정음과 한글 디자인’ 전시는 크게 1부 '쉽게 익혀 편히 쓰니 : 배려와 소통의 문자'와 2부 '전환이 무궁하니 : 디자인으로 재해석된 한글의 확장성' 구성됐다. 1부에서는 한글 창제 배경, 한글과 일본 문자의 차이, 한글 서체의 특징을 일본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했으며 2부에서는 영상, 입체, 그래픽 등을 이용한 다양한 한글 디자인 작품 등을 전시했다.

▲ 오혜진 '변화된 풍경' 연작. [국립한글박물관 제공


◆ 세종탄신 620주년을 기념… 특별전 '훈민정음과 한글디자인'을 개최

▲ 세종탄신 620주년 기념특별전 <훈민정음과 한글 디자인> 포스터 (제공: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은 세종탄신 62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전 '훈민정음과 한글디자인'을 개최한다. 작년 일본에서 전시됐던 ‘훈민정음과 한글디자인’을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한글의 과학적 원리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변형된 아름다움과 멋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2017년 2월 28일부터 5월 28일까지 이어진다. 한글 모양을 활용한 블럭, 표면에 한글을 형상화한 장식장, 형형색색의 한글로 만든 퍼즐, 기본 글자 8개로 28개의 글자를 만드는 한글창제의 원리를 설명하거나 이를 이용해 새롭게 구현된 작품들은 우리네 한글의 아름다움, 과학성, 실용성이 모두 담겨 있다. ‘『훈민정음』과 한글디자인’전을 통해 한글이 과학적으로 우수하고 효율적인 문자라는 사실뿐만 아니라 정말 아름다운 문자임을 깨닫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추천한다.

 

동영상 홍보영상 https://youtu.be/vh2j5xIS4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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