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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꽃의 숨겨진 의미와 이야기-조혜겸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8. 5. 25.

꽃의 숨겨진 의미와 이야기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5기 조혜겸 기자

gprua1234@naver.com

 

  화창한 날씨, 거리를 거닐다 보면 화려하게 핀 꽃들이 우리 눈을 사로잡는다. 꽃은 특별한 날 연인이나 가족에게 선물할 수도 있고, 공간을 예쁘게 꾸미는 데 쓸 수도 있는 등 여러 목적으로 널리 사용된다. 이렇게 꽃의 아름다움은 좋아하지만 대체로 꽃에 담긴 이야기나 꽃의 상징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많은 것을 의미하고 간직하고 있는 꽃에 대해 알아보자.


□ 이야기를 가진 꽃

  예전부터 우리와 함께 공존해 온 꽃은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역사를 살펴보면 백제의 고이왕은 금꽃을 이용해 관을 만들었고 고려에서는 꽃으로 장식된 모자를 군대에서 사용했다. 또한 조선 시대 과거 급제자들이 임금에게 어사화를 받았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꽃은 작가에게 글감으로써 중요한 영감을 주기도 하였고 화가에게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뜻을 은유적으로 그림에 담을 수 있는 하나의 소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예로, 하나의 그림을 살펴보자. 

▲ 심사정  「자국괴석」


   이 그림은 바위틈에 자줏빛 국화가 뿌리를 박고 꽃을 피운 모습을 형상화했다. 보통 국화는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에 추위를 무릅쓰고 피기 때문에 인고와 절개를 상징한다. 이 그림에서도 바위 사이에서 아름답게 피어난 국화를 통해 강인함을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국화를 비롯해 매화, 난초, 대나무를 함께 일컬어 ‘사군자’라고 부른다. 사군자는 각 식물의 장점을 군자, 즉 덕과 학식을 갖춘 사람의 인품에 비유한 것이다. 예술가들은 사군자를 통해 자신의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2015년 기생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해어화」라는 제목에는 꽃과 연관된 흥미로운 점이 있다. ‘해어화’는 말을 이해하는 꽃이란 뜻으로, 미인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유래는 당나라 현종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나라 현종이 사람들과 아름답게 피어 있는 연꽃을 구경하던 중, 양귀비를 가리키며 “연꽃의 아름다움도 ‘말을 이해하는 이 꽃’에는 미치지 못하리라”라고 말했다. 즉 해어화는 꽃을 의인화해, 양귀비의 뛰어난 외모를 상징하는 말이며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재미있게 표현할 때 쓰는 단어 중 하나이다.
  이번에는 꽃과 연관된 특별한 일화를 알아보자. 사랑하는 연인을 몹시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병이라고 알려진 ‘상사병’. 병이라고는 하지만 의학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상사병의 이야기는 사실 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춘추전국시대 송나라 때 강왕이 시종 한빙의 아내 하 씨에게 반해 강제로 그녀를 후궁으로 들였다. 이후 부인을 그리워하다 남편 한빙은 자살했고, 이 소식을 들은 하 씨도 뒤따라 죽음을 선택했다. 하 씨는 자신의 소매 띠에 남편과 합장을 해달라는 유언을 새겨 강왕에게 남기지만 이에 분노한 강왕은 일부러 무덤을 서로 떨어뜨려 놓았다. 그런데, 밤사이에 두 무덤에서 각각 자란 나무가 가지가 얽히고 뿌리가 맞닿았고 나무 위에는 한 쌍의 원앙이 앉아 서로 목을 안고 슬피 울어 듣는 사람조차 애처롭게 만들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라 불렀으며 상사화의 꽃말도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 되었다.


□ 여러 의미를 지닌 꽃 : 꽃말

  꽃은 저마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의미가 표현된 것이 바로 꽃말이다. 드라마나 광고는 물론 현실 생활에서도 꽃말을 이용해 마음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꽃말을 잘 이해한다면 특정한 꽃이 쓰이는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수국의 꽃말

 

  이 외에도, 라일락은 첫사랑, 젊은 날의 추억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으며, 노래 가사로도 익숙한 아카시아에는 우정, 품위, 정신적인 사랑, 친교와 같은 다양한 꽃말이 있다. 또한 김유정 작가의 작품 제목으로도 유명한 동백꽃의 꽃말은 ‘그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합니다.’이다. 꽃말은 건강, 사랑, 우정 등 여러 좋은 내용을 담고 있기때문에 자신이 특별하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상대에게 꽃을 선물한다면 마음을 전하는 아주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그런데 같은 종류의 꽃이라고 해서 꽃말이 모두 같지는 않다. 예를 들면, 빨간 장미는 정열적인 사랑과 열정,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하지만 노란색 장미는 질투와 시기를 의미한다. 색깔만 다를 뿐인데 의미는 천지 차이로, 자칫하면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어버이날의 대표적인 꽃, 카네이션도 색깔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를 표현할 수 있다. 빨간색 카네이션은 부모님의 사랑과 건강을 염원한다는 뜻이지만 분홍색 카네이션은 정열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또, 노란색 카네이션은 거절을 의미하고 흰색 카네이션은 누군가를 추모한다는 뜻을 가진다.

 

  몇 년 전, 꽃을 소재로 한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짤막한 시가 모든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다른 것으로 대체 불가능한, 꽃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름답고 화려한 꽃뿐만 아니라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꽃도 살펴보고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와 꽃말을 알아가며 색다른 감동을 느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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