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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가을 속담

by 한글문화연대 2019. 9. 25.

[아, 그 말이 그렇구나-302] 성기지 운영위원

 

가을이 깊어간다.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9월 23일)마저 지났으니, 이제 침대에서 뭉그적거릴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났다. 사계절 가운데 몸과 마음이 가장 넉넉해지는 가을을 가리켜 우리 조상들은 “가을들이 딸네 집보다 낫다.”고 했다. 그러나 가을걷이에 나선 농가의 사정은 그리 만만치 않다. 워낙 바쁘고 일손이 부족한 계절이라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벙인다.”, 심지어는 “가을에는 죽은 송장도 꿈지럭거린다.”는 속담이 생겨났다.


농촌의 가을 풍경을 담은 “어정 7월 동동 8월”이란 속담이 있다. 이 말은 음력 7월은 봄철에 심은 곡식과 과일이 한창 무르익는 시기이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한가해서 어정거리며 시간을 보내지만, 음력 8월은 가을걷이로 일손이 바빠 발을 동동 구르며 지내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가 하면, 풍성한 가을에 절약하라는 뜻에서 “가을 식은 밥이 봄 양식이다.”고 말해 내년 봄을 준비하는 농부들의 꼼꼼함도 보인다.


9월 들어, 좀처럼 보기 어려운 무지막지한 가을 태풍이 지나가고 어느덧 선선한 바람과 서늘한 빗방울이 나뭇잎을 두드리고 있다. “가을비는 장인 구레나룻 밑에서도 피한다.”는 속담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을비는 여름비에 비해 양도 적고 빗줄기가 촘촘하지 않으며 찬 기운이 느껴진다. 그래서 가을비는 장인 ‘수염’이나 ‘구레나룻’ 밑에서도 피할 수 있다고 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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