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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492

by 한글문화연대 2014. 10. 8.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92
2014년 10월 8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아리아리 내리비치]

   ◆ [알림] (10/09)한글날 행사 안내
   
◆ [누리방송] 이건범의 그러니까 말이야
   
◆  [마침] (10/07)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정책 반대 기자회견
   
◆ [우리말 이야기] 딴지를 건다 -성기지 학술위원
   ◆ [우리 나라 좋은 나라] 친구에 대하여 -김영명 공동대표

* '내리비치'는 한글문화연대가 '차례'를 갈음하여 부르는 말입니다.

  ◆ [알림] 한글날 행사 안내

올해에는 해마다 연 한글옷이날개를 우리말 가꿈이(대학생 동아리)에게 물려주었습니다. 우리 한글문화연대는 정부기관 보도자료와 상가 간판에 대한 국어기본법 준수 분석을 했고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1.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 서명운동
: 오후 3~5시, 세종문화회관 앞

2.한글옷이날개(우리말가꿈이 대학생동아리가 운영)
: 오후 5시 15분~6시, 세종문화회관 옆 특설무대

3. 한글날기념 번개춤사위(우리말가꿈이)
: 오후 3시 10분, 4시 50분(2회), 광화문광장

  ◆ [누리방송] (10/05)이건범의 그러니까 말이야 공개방송

누리방송, 이건범의 그러니까 말이야
- 16회, 한글박물관 엿보기
- 17회, 우리말 비빔밥:한글1.0에서 한글2014까지
- 18회, 공개방송: 조선어학회한말글수호탑앞에서..

한글문화연대는 우리말글을 주제로 여러가지 지식과 정보 등을 나누는 누리방송(팟캐스트) "그러니까 말이야"를 하고 있습니다. 팟빵을 통해 일주일에 두 번(화, 목) 방송이 나갑니다.

□ 방송을 듣는 방법
- 인터넷: 팟빵 누리집에서 '그러니까 말이야'를 검색하세요.
- 전화기: 팟빵 앱 설치한 뒤 '그러니까 말이야'를 검색하세요.
* 팟빵 바로가기 http://www.podbbang.com/ch/7823


팟캐스트를 우리말로 바꾸면 ?

팟캐스트(podcast)라는 외국어를 인터넷녹음방송이라고 표현하다가 누리방송 이라는 말로 바꾸었다.

  ◆  [마침]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정책 반대 기자회견(10/07)

9월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새 교육과정 개편안에 교과서 한자 병기 확대 방침에 대해 국어단체와 학부모단체는 반대합니다. 한글학회, 한글문화연대 등 국어단체들은 각자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학부모단체를 포함한 50여개 단체가 10월 7일 오전 10시 반에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 모여 합동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교육부의 이 정책이 강행되면 국민의 국어 정체성이 약해지고 국어 교육이 뒷걸음질 치며, 어린 학생들의 학습 부담은 늘고 사교육만 흘러넘칠 것입니다. 아무런 과학적 연구보고 없이 무턱대고 한자교육을 강화하겠다는 탁상행정을 비판하며 이번 교육과정 개편안 책임자 처벌을 요구합니다.


■ 교육부의 교과서 한자 병기 방침 검토에 국어단체들 크게 반발
■ 국어교육 뒷걸음질, 사교육비 증가, 조기한자교육 폐해 우려
■ 객관적 근거 없는 탁상행정, 한글 창제정신 모독하는 처사 비판


  ◆ [우리말 이야기] 딴지를 건다-성기지 학술위원

‘딴지를 건다’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다. 신문 기고란을 읽다 보면, “글쓴이도 이 표현에 딴지를 걸 생각은 없다.”는 말이 가끔 눈에 띄곤 하는데, 이 말은 사실 잘못 쓰고 있는 것이다. ‘딴지’가 아니라, “글쓴이도 이 표현에 딴죽을 걸 생각은 없다.”와 같이 ‘딴죽’이라 해야 한다. 이미 동의하거나 약속한 일에 대하여 딴전을 부리는 것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은 ‘딴지’가 아니라 ‘딴죽’이라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딴지’는 없고 ‘딴지치기’가 있다. 딴지치기는 옛사람들이 즐기던 놀이문화인 돈치기의 하나라고 한다. 동전을 벽에 힘껏 부딪치게 한 후, 동전이 벽에서 더 멀리 튀어나온 사람부터 돈이 떨어진 자리에 서서, 그 돈으로 다음 자리에 떨어진 돈을 맞혀서 따먹는 놀이라고 한다. 이 놀이를 ‘따니’라고도 하는데, 요즘에는 거의 볼 수 없는 놀이라 그런지 ‘따니’라는 말이 무척 낯설다.

자기가 하는 말에 자꾸 딴죽을 거는 사람이 있으면 참 얄미울 것 같다. 얄미운 마음이 심해지다 보면 한 번씩 노려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눈을 치뜨고 노려보는’ 행위를 ‘치떠보다’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것도 바른 말이 아니다. 표준말은 ‘치떠보다’가 아니라 ‘칩떠보다’이다. “그렇게 칩떠보면 어쩔 거야?”처럼 말해야 한다.

  ◆ [우리 나라 좋은 나라] 친구에 대하여-김영명 공동대표

어릴 적부터, 친구는 어릴 적 친구가 최고다, 불알친구가 진짜 친구다, 유식한 말로 이를 죽마고우라고 한다 등등의 말을 많이 들었다. 어른이 되어 사귀는 친구는 진정한 친구가 아니라 이해 관계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소리도 짝으로 들었다. 그렇게 믿었다. 옳든 그르든 그런 세뇌 속에서 살았다.

학교 “동무”에서 친구로 바뀌는 세월을 살아왔는데, 정말 옛날에는 이해 관계 그런 거 모르고 친하게 사귀었다. 그런데 어느새 나에게 친구가 별로 없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어째서 그런지 한 번 아니 두 번 아니 여러 번 생각해 보았다. 내가 친구에게 살갑게 굴고 자주 연락하고 내 것 네 것 구별하지 않는 불알친구의 성정이 좀 부족한 것도 같다. 학교 다닐 때부터 이른바 친구 관리를 좀 하지 않는 편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친구도 못 사귀는 외톨이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까닭은 아닌 것 같다. 이른바 불알친구들이 만나서 하는 일이 무엇인가? 노는 거다. 어릴 때는 다망구 하고 놀고, 중고등학교 때는 “땡땡이치며” 놀고, 대학교 때는 술 마시며 놀고, 젊은 사회 생활 때도 술 마시고 노는 거다. 다르게 노는 것도 많겠지만,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놀이를 거론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대학교 때 내 친구들은 고등학교 동기 아니면 대학 동기들이었는데, 만나서 토론도 하고는 했지만 진짜 친한 친구들하고는 그런 하찮은 짓을 하지 않고 그냥 놀았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 사귄 친구들도 같이 노는 친구들이었다. 학문을 토론하고 인생을 논하고 어쩌고는 친구 아닌 사람들하고 하는 거지 친한 친구들 하고 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만 그런가?

그런데 나이 들어보니 어느새 친구들이 없어졌다. 까닭은 간단하다. 이제 그렇게 놀 기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솔직히 젊은 시절의 친구들은 술 친구들이었는데, 이제 반주하는 것 빼고는 술을 안 마시니 친구들이 없어질 수밖에 없다.

어쩌다 대학 동기들을 만나면 취향과 생활이 달라서 재미 없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잘 만나지지 않는다. 피차 마찬가지다. 사적인 친구를 대신하게 된 것이 동창 모임과 동호회 취미 모임이다. 중고등학교 동기 모임에 가면 잘 모르는 아이(?)라도 아는 척 반말하고, 아는 아이를 만나면 진짜로 반가워서 좋아한다. 취미 모임에서는 내밀한 대화는 못해도 취미가 같으니 대화가 잘 통한다.

자주 만나는 친구가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하지만 곧 이어 경조사에 와 주고 내가 병원에 입원하면 문병 와 줄 사람이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꼭 죽마고우가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친구에 관한 인터넷 댓글들을 보니 친구 그까짓 것 필요 없다, 있어 봤자 돈 빌려달라는 놈들뿐이다라는 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글쎄 너무 각박한 것 같기는 하지만 일리가 없다고 할 수도 없다.

내게 고민거리가 생겼다고 하자. 정말 죽마고우나 불알친구에게 털어놓게 되고 그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오히려 잘 모르는 사람에게 고민거리를 더 잘 털어놓을 수도 있다. 내 민낯을 드러내기 덜 부끄러울 수도 있다.

죽마고우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죽마고우 아니라도 어려울 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재미있게 같이 놀 수 있다. 어릴 적 친구는 나이 들어 이미 취향과 취미가 달라져서 어울리기 힘든 경우가 허다하다. 불알친구의 신화를 깨자! 이를 대신할 것은 보편적 인간애이다. 잘 모르는 사람도 선의로 대하는 보편적인 도덕 말이다. 말을 하다 보니 내가 싫어하는 점잖은 투로 결론을 내리게 되어 대단히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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