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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안녕! 우리말’ 상징물을 만들어주세요-이노디자인을 만나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0. 14.

<< ‘안녕! 우리말’ 상징물을 만들어주세요. >>  


 2013년 12월 18일 우리 말글을 아름답게 사용하자는 취지를 걸고 많은 단체가 뜻을 모아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을 만들었다. 이 범국민연합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건전 댓글 운동, 우리말 콘서트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안녕 우리말’이라는 상징물을 걸고 다양한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안녕 우리말’이라는 친숙하고도 쉬운 상징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의미는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직접 상징물을 만든 이노디자인의 주임디자이너인 문지은 디자이너와 현윤석 디자이너를 만나보았다. 

 


1. 이노디자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노디자인은 산업디자이너 김영세가 운영하는 디자인 회사입니다. 여러 가지 산업분야의 기획, 전시, 디자인, 디자인컨설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986년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되어 지금은 한국 판교 태크노밸리에 위치해 있으며 제품디자인팀·그래픽디자인팀·공간디자인팀의 세 가지 분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 ‘안녕 우리말’의 디자인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은 어떠했나요?


 문지은 디자이너) 먼저 언어문화개선운동의 성격과 목표를 인지한 후에 우리말의 속성, 문학적 표현, 관련 단어의 합성, 의성기법 등의 범위에서 자료 수집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야 했기 때문에 자료조사 시간이 좀 오래 걸렸죠. ‘어떻게 이 캠페인을 다른 사람들에게 친근하고 무겁지 않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수집된 단어들에서 다른 단어들보다 차별이 되는지, 기억하기 좋은지, 의미가 잘 전달되는지, 발음이 용이한지, 친근한지 등을 고려해서 선별작업을 한 후에 디자인이 완성되었습니다. 


 현윤석 디자이너) 이름짓기(네이밍)를 할 때 200개 정도의 단어를 쭉 적어두고, 내부디자이너들과 공유하면서 어느 말이 좋을지 선정을 했습니다. ‘안녕’이라는 단어는 인사할 때도 쓰고 가볍기도 하고 친근한 단어인데, 처음엔 ‘좀 식상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사람들이 한 번 듣고 기억할 수 있고,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에게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이름이라 많은 고민 끝에 선택이 됐습니다. 


3. 특별히 글자 ‘안’을 정한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윤석 디자이너) 사람들한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안녕우리말 중 ‘안’자를 사용해서 사람의 얼굴이 웃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안녕우리말이라는 단어 자체도 어려운 말이 아니잖아요. 그냥 한번 딱 봐도 우리가 사람들을 처음 만날 때 인사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서 익숙하고요. 


 문지은 디자이너) ‘안녕우리말을 어떻게 친근하고 다가가기 쉽게 잘 표현 할 수 있을까?’하고 저희끼리 의논을 하며 스케치를 하다가 ‘안’을 막 썼어요. 근데 ‘이게 미소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스쳤어요. 얼굴 표정이 되는 거예요. 이거 너무 재밌으면서 좋은 의미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발전 시켰습니다.


4. '안녕! 우리말' 상징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문지은 디자이너) 상징물 속에 다양한 색상이 쓰였는데요. 우리 언어를 사용하는 층을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잖아요. ‘안녕! 우리말’상징물을 보면 아우르는듯한 라인이 있어요.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을 함께 포용하자는 의미가 있고 전체 계층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표현했습니다.



 5. 566돌 한글날 디자인에 이어 ‘안녕! 우리말’도 디자인해주셨는데 다른 작업과 달리 한글관련 작업을 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윤석 디자이너) 이름짓기(네이밍)를 결정하기 전에 인터넷에서도 조사를 많이 했지만 도서관에 직접 가서 책이나 국어사전, 시, 문학서적을 다 찾아보았습니다. 직접 발로 뛰면서 우리 한글에 좋은 의미가 실린 단어가 어떤 게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예쁜 단어도 많고 사람들한테 알려지지 않은 단어도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 작업을 하면서 한글에 대해 많이 배우면서 한글을 더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문지은 디자이너) 한글의 다양성과 어휘의 아름다움을 많이 느낀 것 같아요. 이 작업을 하면서 ‘이런 단어도 있구나, 이런 좋은 의미를 가진 한글도 많은데….’ 굳이 영어로 대치시키고 비속어로 자신의 표현을 격렬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웠어요.


6. 디자인 특히 시각디자인 부분에서 영어의 남용이나 한글과 한국어의 파괴적인 사용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문지은 디자이너) 요새는 간판디자인도 그렇고 한글을 사용하려는 추세잖아요. 한글의 가치는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지금 점점 그런 인식이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전에는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멋있어 보이고 세련돼 보인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한글의 아름다운 가치도 사람들이 많이 인식을 하고 있죠. 시각디자인분야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하는 이런 안녕우리말 운동처럼 전반적인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윤석 디자이너) 저희는 로고디자인을 많이 하는데 특히 영문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영어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언어이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지만 의미전달에 있어서 한글을 써도 되는데 굳이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요. 영어가 한글보다 더 멋있고 글로벌하다는 생각에 그럴 수 있지만 한글로도 디자인이 충분히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어요. 그래서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한글을 사랑하고, 세계에 알리고, 함께 누려서 더 좋은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7. 디자인과 한글·한국어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문지은 디자이너) 무엇보다 대학생 여러분들의 관심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외국에서 공부를 하다보니까 더 그 가치를 인지하게 되었어요. 해외에 나갔을 때도 우리 언어가 세계적으로도 가치가 있고, 조형적으로도 아름답고, 어느 표현이든지 다 가능하잖아요. 우리말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면 바른 언어를 사용하기에 힘쓸 것이고, 좋은 언어나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데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테니까요. 


 현윤석 디자이너) 우리나라 한글 자체 글꼴도 굉장히 많아요. 글꼴들도 각각의 특징이 있고 예쁜 서체도 많고. 우리디자이너들은 그런 글꼴을 쓰다 보니 많이 알지만 정작 일반인들은 어떤 글꼴이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한글은 그 자체만으로 조형적인 미를 굉장히 잘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요. 곡선, 직선, 삐침 등과 같은 것들이 디자인적으로 되게 우수해요. ‘영문 못지않게 우리 한글도 굉장히 우수한 디자인이다’라는 것을 대학생들도 알고, 한글에 대해서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한글을 바르고 예쁘게 써야 우리가 이 사회를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고, 한글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도 이바지 할 수 있으니까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김혜란 기자 (mikgof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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