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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불을 켜고 물을 켜고 기지개 켜고

by 한글문화연대 2015. 5. 20.

[아, 그 말이 그렇구나-88] 성기지 운영위원

 

불을 켜고 물을 켜고 기지개 켜고

 

날씨가 초여름에 접어들면서, 냉방기 같은 여름철 상품 판매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기사가 눈에 뜨인다. 잘못 쓴 기사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몸을 쭉 펴고 팔다리를 뻗어 몸을 활기차게 하는 것’을 “기지개를 편다.”고 말하고 있지만, “기지개를 켠다.”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켜다’는 “불을 켠다.”처럼 ‘불을 붙이거나 밝히다’는 뜻으로 쓰는 말인데, ‘기지개’라는 말과도 함께 어울려 “기지개를 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 보태서, ‘물을 들이마시는 것’도 “물을 켠다.”라고 말할 수 있다. 주위에서 보면, 갈증이 나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을 표현할 때, 물을 시원하게 ‘들이키는’ 모습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 말은 물을 ‘들이켜는’ 모습이라고 고쳐 써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물이나 술을 마구 마시다’는 뜻을 가진 말은 ‘들이키다’가 아니라 ‘들이켜다’이다.

 

‘들이키다’는 어떤 물체를 ‘안쪽으로 가까이 옮기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예를 들면, “복잡한 통로에서는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발을 들이키는 것이 올바른 예절이다.”처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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