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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521

by 한글문화연대 2015. 5. 21.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521
2015년 5월 21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아리아리 차례]

   ◆ [알림] 618돌 세종날 기념 한글문화 학술회의에 모십니다.(05/22)
   ◆ [알림] 우리말 사랑 동아리 3기 모집(~06/04)

   ◆ [우리말 이야기]
불을 켜고 물을 켜고 기지개 켜고-성기지 운영위원
   ◆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반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
[대학생 기자단] 대구시교육청, 나쁜 말 없는 교실 만들기 실천한다-이소영 대학생 기자단
   ◆
[이웃집 소식] 고마워요, 국민공감토크콘서트(05/26)/국민대통합위원회

  ◆ [알림] 618돌 세종날 기념 한글문화 학술회의에 모십니다.(05/22)

겨레의 스승 세종대왕께서 태어나신 5월 15일 세종날 618돌을 맞아 한글문화연대에서 한글문화 학술회의를 엽니다.
'어린 백성이 제 뜻을 펴게'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의 정신을 이어받아 국어로 소통하는 능력의 계발 방안을 탐색합니다. 구체적으로, 개인의 사적 언어가 아닌 공공언어 영역에서 '소통 중심의 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체계와 방안을 내놓고 지혜를 모으고자 합니다. 특히 이 학술회의에서는 공공언어 쉽게 쓰기 운동의 경험과 실천적 탐색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줄기로 삼습니다.

○ 행사 개요
· 때: 2015년 5월 22일 금요일 낮 3시~6시
· 곳: 한글박물관 대강당(지하1층)
· 주제: 공공분야 국어능력 평가의 방향
· 주최: 한글문화연대국어문화원
·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전국국어문화원연합회

  ◆ [알림] 우리말 사랑 동아리 3기 모집(~06/04)

  ◆ [우리말 이야기] 불을 켜고 물을 켜고 기지개 켜고-성기지 운영위원

날씨가 초여름에 접어들면서, 냉방기 같은 여름철 상품 판매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기사가 눈에 뜨인다. 잘못 쓴 기사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몸을 쭉 펴고 팔다리를 뻗어 몸을 활기차게 하는 것’을 “기지개를 편다.”고 말하고 있지만, “기지개를 켠다.”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켜다’는 “불을 켠다.”처럼 ‘불을 붙이거나 밝히다’는 뜻으로 쓰는 말인데, ‘기지개’라는 말과도 함께 어울려 “기지개를 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 보태서, ‘물을 들이마시는 것’도 “물을 켠다.”라고 말할 수 있다. 주위에서 보면, 갈증이 나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을 표현할 때, 물을 시원하게 ‘들이키는’ 모습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 말은 물을 ‘들이켜는’ 모습이라고 고쳐 써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물이나 술을 마구 마시다’는 뜻을 가진 말은 ‘들이키다’가 아니라 ‘들이켜다’이다.

‘들이키다’는 어떤 물체를 ‘안쪽으로 가까이 옮기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예를 들면, “복잡한 통로에서는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발을 들이키는 것이 올바른 예절이다.”처럼 쓴다.

  ◆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반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초등교과서에 병기된 한자는 학생들이 교과서를 읽을 때 걸림돌일 뿐입니다. 또한 어린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늘리고 유치원 때부터 한자 조기교육과 한자 사교육을 부추길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한자는 중학교 정규교과인 한문 수업에서 배워도 충분하며,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친다 해도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여 우리의 문자생활을 어지럽힐 까닭이 없습니다.
교육부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한글문화를 망가뜨릴 이 위험한 정책을 당장 거두기를 바랍니다.

기사: 한자병기, 글 읽기 방해한다.(2015.05.19. 조선일보.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교육부에서 2018년부터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겠다는 방침을 검토 중이란다. 중학교부터 한문 수업에서 한자를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자 병기는 불필요하거니와 글 읽기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반대한다. 한글 전용 교과서로 공부해도 학생들이 문장 뜻을 이해하는 데 지장이 없음은 신문·인터넷에 한자가 적혀 있지 않아도 뜻을 파악하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는 것과 이치가 같다. 설명을 듣거나 읽고서 알게 된 낱말의 뜻은 그 낱말을 사용하면서 속성과 쓰임새를 더 풍부하게 알아가기 마련이다. 굳이 한자를 병기할 까닭이 없다.

25년 전 증권회사에 취직한 친구에게서 선물 거래를 맡고 있다고 들었다. 경제 지식이 넓지 않았던지라 그 친구에게 남을 기쁘게 하려고 주는 선물을 증권회사에서도 취급하느냐는 멍청한 질문을 던졌다. 친구는 그런 선물이 아니라 '미래 특정한 때에 현품을 넘겨준다는 조건으로 매매 계약을 맺는 거래 종목'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일본에서 만든 이 경제 용어는 한자로 '앞설 선(先)'에 '물건 물(物)' 자를 쓴다. 한자 조합만으로는 '앞선 물건'이라는 부정확하고 부족한 뜻이지만 그나마도 한번 알고 나니까 거기에 한자를 병기해놓으면 거추장스러울 뿐이었다. '선물 거래'나 '선물 시장' 같은 경제 용어에 한자가 병기돼 있지 않아도 우리는 문장 흐름에서 이 선물이 무엇인지 안다. 초등 교과서에 나오는 파충류(爬蟲類) 역시 '벌레'가 아니므로 부정확한 한자 조합인 데다가 '기어다닐 파(爬)'는 여간해선 쓰지 않는 글자라 병기해 놓아도 뜻 이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글자를 모른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글 읽기를 멈춘다.

이렇듯 한자 병기는 문장 군데군데에 함정을 파놓는 짓이다. '부모' '학교'처럼 이미 잘 아는 단어 옆에 한자를 적어 놓는다면 그걸 읽어야 할 까닭이 없으므로 글 읽기 흐름을 끊는 함정이고, 어려운 한자는 모르니 그것대로 함정일 뿐이다.

한자어는 일종의 압축 번역어이므로 한자 지식은 낯선 한자어의 압축을 풀어주는 노릇을 한다. 이는 중·고교 한문 과목에서 제대로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한자 지식이 더 많이 필요한 분야에서 일할 사람은 더 공부하면 된다.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건 그 낱말의 다양한 성질에 대한 폭넓은 감수성이고 다양한 쓰임새를 보며 구체적이고도 풍부하게 그 낱말을 부릴 줄 아는 능력이다.

  ◆ [대학생 기자단] 대구시교육청, 나쁜 말 없는 교실 만들기 실천한다-이소영 대학생 기자단

■ 2015년 5월 10일, 대구신문 '나쁜 말 버리고 예쁜 말 채운다'를 읽고
 

소영(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2기, lovely3137@daum.net)
 

대구시 초등학생들의 올바른 언어생활을 위해 교육청에서 자료집을 내놓는다는 좋은 소식의 기사이다. 이 기사를 보니 며칠 전 보았던 방송이 생각난다. 지난 5월 2일 토요일, sbs에서 방영하는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라는 프로그램에서 ‘욕쟁이 여고생’이라는 주제를 다룬 적이 있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여고생이 욕을 하면 강해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욕설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 습관으로 변해버렸다는 사례였다. 욕을 하게 된 계기는 안타까웠지만 결국 습관으로 변해 남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끼칠 수 있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사례가 중고등학생에게만 해당되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비속어 사용이 빈번하다고 한다. 아이들이 정말로 그 비속어의 뜻을 알고 내뱉는 말인지, 단지 주위 어른이나 친구들이 사용하는 말을 따라하다 보니 알게 된 것인지 제대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둘 중 어떤 이유에서건 초등학교 때부터의 비속어 사용이 심각한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아이들의 언어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잘못된 가정교육 탓도 있겠지만, 학교 교육의 책임도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나 초등학생들은 중고등학생보다 어른들의 영향을 크게 받을 연령대이기 때문에 교사들의 언어 습관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대구시교육청의 자료집 배포는 학생들에게나 교사들에게나 서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시교육청에서도 본받아야 하는 매우 칭찬받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약간 아쉬운 점도 있다. 자료집에 명심보감 등의 명언을 인용한 비유적 표현을 넣어 아이들 간의 부드러운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이것도 잘못된 방법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교실을 정말 예쁜 말로 채울 것이라면, 이왕이면 순우리말로 이루어진 문장을 많이 소개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라는 소소한 생각이 든다.

  ◆ [이웃집 소식] 고마워요, 국민공감토크콘서트(05.26)/국민대통합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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