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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555

by 한글문화연대 2016. 1. 28.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555
2016년 1월 28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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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아리 차례]

   ◆ [알림] 2015년 기부금영수증 발급 안내 
   ◆ [우리말 이야기] 난장판의 아수라-성기지 운영위원

   ◆ [우리 나라 좋은 나라] 나는 아무래도 고전에 감흥을 못 느끼겠다-김영명 공동대표

   ◆ [책소개] 한자 신기루(한자를 둘러싼 오해와 그 진실)

  ◆ [알림] 2015년 기부금영수증 발급 안내

▶ 기부금 확인, 기부금영수증 발급 방법
▷ 2015년에도 우리말글을 지키고 가꾸는 데에 마음을 모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한글문화연대는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연말정산 간소화란 국세청이 연말정산에 필요한 각종 소득공제 증명자료(금융기관 거래내역, 학비/병원비 납입내역, 각종 기부금 내역 등)를 모아 국세청 홈택스 누리집(www.hometax.go.kr)에서 제공하는 것입니다.
▷ 홈택스 누리집에서 2015년 기부 내역을 확인하고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할 수 있으니 이곳에서 기부금영수증을 인쇄하거나 문서로 내려받아 회사에 제출하시면 됩니다.(2016년 1월 중순, 홈택스에서기부금 확인과 영수증 발급이 가능할 예정입니다.)
▷ 혹시 연말정산간소화 누리집 사용이 어렵거나 조회가 안되는 분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휴대전화번호를 적어 urimal@urimal.org 로 보내주시면 전자우편 답장으로 기부금영수증 원본을 보내드립니다. 보내드리는 문서를 인쇄하셔서 필요한 곳에 제출하시면 됩니다. 

  ◆ [우리말 이야기] 난장판의 아수라-성기지 운영위원

총선을 70여 일 앞두고도 아직 선거구조차 확정하지 못한 국회는 언제나처럼 오늘도 정쟁에 여념이 없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기도 하는,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난장판’은 여러 사람이 떠들면서 뒤엉켜 있는 모습을 가리키는 말이다. 조선시대 때 과거를 볼 때가 되면 전국 각지에서 양반집 자제들이 시험장으로 몰려들었다. 이렇게 수많은 선비들이 모여들어 질서 없이 들끓고 떠들어 대던 과거 마당을 ‘난장’이라고 했다. 과거 시험장의 난장에 빗대어, 뒤죽박죽 얽혀서 정신없이 된 상태를 일컬어 ‘난장판’이라고 하였다.

‘난장판’과 똑같은 뜻으로 쓰이는 말이 ‘깍두기판’이다.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는 사람을 깍두기라 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한자리에 우르르 모여 뒤엉켜 있으면 ‘깍두기판’이 된다. 그래서 질서가 없는 집안을 비유해서 ‘깍두기집안’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 국민의 이름을 팔며 정쟁을 벌이고 있는 여의도 정가야말로 깍두기판이라 할 수 있다.

‘난장판’, ‘깍두기판’과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아수라장’이란 것도 있다. ‘아수라장’은 “싸움 따위로 혼잡하고 어지러운 상태에 빠진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은 우리말이 되었지만, 아수라장은 본디 ‘아수라’라는 불교 용어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한다. 아수라는 화를 잘 내고 성질이 포악해서 좋은 일이 있으면 훼방 놓기를 좋아하는 동물이다. 따라서 아수라들이 모여서 놀고 있는 모습은 엉망진창이고 시끄럽고 파괴적일 수밖에 없다고 해서 생긴 말이 ‘아수라장’이라는 것이다. 국민의 삶을 위해 헌신할 일꾼들이 국민의 눈에 아수라처럼 보여서야 되겠는가.

  ◆ [우리 나라 좋은 나라] 나는 아무래도 고전에 감흥을 못 느끼겠다-김영명 공동대표

나는 아무래도 고전에 감흥을 못 느끼겠다. 다른 사람들은 안 그런 것 같으니 아무래도 이건 고전이 아니라 내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도 나 같은 사람들이 또 있지 않을까, 아니 상당히 많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말을 대놓고 하는 사람을 아직 못 봤다는 사실이다.

논어, 맹자, 장자, 도덕경, 성서, 꾸란 등등 읽어보아도 별 감흥이 없다. 물론 한글 번역판이다. 논어, 맹자, 장자 등을 한문으로 읽지 않고 겨우 한글로 읽었으면서 무슨 망발이냐고 말하시고 싶은 분들,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그러면 그대들은 성서를 히브리어로 읽고 꾸란을 아랍어로 읽으시나요?

동양 고전들은 거의 금언들인데 “어질게 살아라, 군자의 덕을 지켜라, 충을 하라, 효를 하라, 의리를 지켜라, 의를 실현하라, 그냥 놔두어라, 자유롭게 날아라” 이런 얘기들이다. 다 좋은 말씀들이고 지당한 설교이지만, 다 아는 얘기이고 그렇고 그런 말들 같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는가가 아닐까? 그렇게 살 수 있는 훈련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더 유익할 것 같은데, 그런 것은 별로 없다. 있다면 불교나 다른 전통에서 나온 명상법, 호흡법 등등이고 아니면 다른 교양 교육들이다.

논어 말씀은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니 기쁘니 아니한가?” “배워서 널리 익히면 아주 좋다.” “옛것을 세우고 새것을 익히자.“ 뭐 이런 건데, 그게 뭐 특별한 말들인가? 나도 한 마디 거들자. “오랜만에 이발을 하니 시원하구나.” “오래 된 빚을 갚으니 한시름 놓이는구나.” “이웃이 어려우면 밥 한 술 주거라.” “여자와 남자가 싸우지 말고 잘 지내거라.” 앉은 자리에서 한 50개는 뚝딱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여기 문제가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나밖에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사실 나도 이런 말을 남에게는 처음 하는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 한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는 건지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닌데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이런 생각을 남한테 발설하는 것이 겁이 나서인지는 모르겠다. 나도 사실 이 말을 하고 나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몹시 궁금하다. 그렇다고 겁이 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이 나이에 그런 말 해서 욕 좀 먹는다고 무슨 큰일이 생기겠는가? 그리고 어차피 이 글을 읽을 사람은 몇 명 되지도 않을텐데. 논어 독자의 수 경 분의 1일텐데...

그러면 왜 다른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거나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아니 그러기는커녕 어제도 오늘도 고전을 가지고 우려먹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줄을 서고 있다. 고전에 나오는 한 구절을 가지고 책을 쓰고 텔레비전 강의를 몇 달 동안 하고... 그런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사실 수는 있는데 그 수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도대체 고전 한 구절에 어찌 그렇게 많은 내용과 깊은 뜻이 들어있는지 참 신기하고 신기할 따름이다.

왜일까? 왜 사람들은 어제도 오늘도 고전을 그렇게 우려먹을까? (내일도 그럴 것이 확실하다.) 우선 고전이 가진 불후의 가치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왜 고전은 그런 불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잘 모르겠다. 그건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잘 아는 것은 고전의 구절들이 어떻게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그 고전들 덕분에 그 내용이 상식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것이 거기에는 정말로 그 이전부터 상식이었을 것 같은 내용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고전의 강점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상식적인 금언들이기 때문에 그 상식적인 금언들을 동서양 어느 때 어느 곳에도 다 적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극히 상식적이기 때문에 지극히 보편적이고, 지극히 보편적이기 때문에 어느 사람 할 것 없이 다 떠받들 수 있고 어느 때 어느 곳 어느 상황에도 다 적용할 수 있다. 노자의 자유롭게 날아라는 현대의 정보통신 사업에 적용할 수 있고, 공자의 친구가 멀리서 찾아와서 기쁘다는 현대 지리학과 현대 심리학에 갖다 붙일 수 있다. 그러면 내가 말한 이발해서 시원하다는 현대 기계학(바리깡!)과 현대 기상학과 현대 뇌 과학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여자와 남자가 싸우지 말라는 현대 여성학과 갈등 이론에 적용할 수 있겠다.

내가 너무 건방지고 불경한 말을 한다고 나무랄 사람이 많을 줄 알지만, 솔직히 고전을 우려먹는 수많은 저술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을 어쩌지 못한다. 만날 이런 소리나 해대는 내가 바로 그래서 출세를 못하는 것도 나로서는 어쩌지 못하겠다.

  ◆ [책소개] 한자 신기루(한자를 둘러싼 오해와 그 진실)

■ 한자 신기루(한자를 둘러싼 오해와 그 진실)
- 지은이: 이건범

- 펴낸곳: 도서출판 피어나
-  272쪽, 15,000원

한자에 관한 부풀려진 속설을 낱낱이 파헤치고 압축번역 기호에 불과한 한자의 정체를 밝히는 책. 우리의 허술한 상식에 빈틈없는 질문과 근본적인 의심을 던져 한자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파헤치는 논리 여행서이다. 특히 초등학교 한자교육과 교과서 표기문제를 놓고 벌어진 논란에서 고루한 논쟁구도를 뒤엎어버린 신선한 논점과 객관적 증거를 쉽고 차분하게 펼쳐 나간다.

크게 5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먼저 한자를 둘러싼 괴담은 무엇이며 실체는 무엇이지 구체적으로 밝혀나간다. 오래전 빌려다 쓴 중국의 한자가 우리나라에 와서 어떤 구실을 하게 되었는지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고, 무의식적으로 한자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과장된 것인지 하나하나 풀어간다. 그리고 2014년부터 시작된 교육부의 '한자병기 정책'이 진행되어온 경과와 함께 정책이 끼칠 영향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우리 글자로 유일하게 선택되어온 '한글'을 민주공화국의 실현이라는 가치에 집중하여 조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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