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을 둘러싼 서양의 다양한 시각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한주예슬 기자

yeseuli8103@naver.com

 

 01. 카스텔 바작의 시선: 세종, 현재와 미래를 바꾼 사람

“‘킹 오브 사인스’ 프로젝트는 저에게 역사와의 연결 고리와도 같았어요.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 시간과 사람에 대한 기억에 이어주는 연결 고리였죠. 저는 세종대왕에 대한 모든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는 선견지명도 있었고, 모든 사람에게 지식을 전해준 사람이었죠. 어느 날 프랑스 정부는 제게 한국에 대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라고 제안했어요.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세종대왕과 한국의 문화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제다이도 아니고, 오비완 케노비도 아니어서 어린 친구들에게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는 여러분의 현재와 미래를 바꾼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어요.“

 

프랑스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 카스텔 바작(67)이 한국과 프랑스 수교 올해 130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 자신의 설치 미술 작품을 세우면서 한 말이다. 그는 35년 전에 우리나라에 처음 여행을 와서 세종대왕을 알게 되었다. 그가 생각하는 세종대왕은 무엇보다 강한 자와 약한 자를 차별하지 않는 지도자였다. 그런 그가 세종에 대한 존경을 담아 만든 작품이 바로 ‘킹 오브 사인스(부제: 세종대왕에게 경의를 표하며)’이다. 이처럼 그는 우리나라에 여러 차례 방문해서 그동안 전시회와 강연을 해 왔고, 세월호 피해자들을 기리는 그림을 그리기도 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자체가 깊다.

카스텔 바작은 지난 3월 24일 저녁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에서 자신의 설치 미술 작품, ‘킹 오브 사인(부제: 세종대왕에게 경의를 표하며)’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동상 주변을 네온으로 감싸 세종대왕 동상이 빛에 싸여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카스텔 바작은 2010년 파리에서도 이렇게 네온사인으로 역사적 인물을 감싸는 방법을 선보였다. 위대한 역사적 인물을 현대에 재해석 하고자 동상에 네온을 사각으로 감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밤에는 형광 네온이 내뿜는 빛들로 인해 미래적이고 우주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특히, 그는 최첨단 정보기술 국가라는 점이 두드러지는 한국의 역사와 뿌리에 대해 재조명하기 위해서 빛에 쌓인 세종대왕을 연출했다고 의도를 밝혔다.

 

실제 영어 알파벳 26자로 표현할 수 있는 소리가 300여 개에 불과한 것에 비해, 한글은 24자로 8천700여 개 즉, 이론상 1만1천여 개의 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하니 매우 과학적이고 정보 전달 능력이 뛰어나다. 세종이 예술과 과학을 모두 중요하게 보았던 선구자였기에 가능했던 창제였을 것이다. 그는 백성을 위해서 이렇게 놀라운 문자체계를 발명했다. 강한 자와 약한 자를 차별하지 않고, 함께 건널 수 있는 다리를 놓았다는 점은 새로운 세대를 여는 하나의 문을 만들었다는 것과 같다. 한 예로 장영실은 세종의 명을 받아 천한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신분의 벽을 깨뜨리고 별을 관측할 수 있는 ‘간의’ 등 다양한 발명품을 만들기도 하였다.
카스텔 바작은 “인간은 누구나 눈과 마음을 열고 꿈을 위해 행동할 때 세종대왕처럼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다.” 라고 말하며 세종에 관한 희망적 메시지를 한국 젊은이들에게 전했다.

이렇듯 서양인의 시각으로 본 조선의 르네상스 시기는 세종 시대 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근거로는 이종무 장군이 왜적의 침입도 물리쳐 나라를 편안케 하셨고, 유럽의 르네상스 때 달력이 나온 것처럼 우리나라 또한 이 시대에 달력이 발명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세종의 개척정신이 백성을 편안하게 만들고 나라살림을 좋게 만들어서 찬란한 문화 황금시대를 낳았기 때문이다.


02. BBC 방송의 시선: 세종, 맨부커상에 한몫한 공로자

맨부커상선정위원회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사진은 수상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한강과 스미스.

전 세계적으로 한강 신드롬 열풍이 대단하다. 한강의 3부 연작소설 ‘채식주의자’가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상을 받았다. 외신들은 한국작가의 첫 수상이라면서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하고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작가 한강은 우리의 글로 세계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데보라 스미스는 빼어난 번역을 통해 우리의 문학을 세계인에게 널리 전달하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번역의 힘이 문명의 촉매 역할을 했다고 보았다. 그동안 한글을 제2의 외국어로 번역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경향이 있었기에 번역가에게도 관심이 쏟아졌다. 문학평론가 황현산(71)은  “한국문학 전공 외국인이 많아지면 상을 탈 한국문학 작품(도) 많다”고 전했다.

“슬기로운 자는 아침을 마치기도 전에 깨칠 것이고 어리석은 자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 훈민정음의 해례본의 문구가 생각나는 흥미로운 사실은 불과 7년 전에는 한국어를 전혀 읽지도 쓰지도 못 했던 데보라 스미스가 한글을 익혀 특수성을 살린 번역을 했다는 점이다. 영국에서는 '채식주의자'의 맨부커 공동수상을 계기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고 한다. BBC 방송은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 광장에 책을 든 세종대왕의 동상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번역가인 스미스가 세종대왕 덕분에 한글을 배울 수 있었으니, 세종대왕도 상에 한몫을 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세종이 창조한 한글이 대부분 쓴 대로 읽히고 문법이 복잡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문학을 전공한 영국인이 오로지 혼자 번역한 책이라는 사실은 주목 받을 만 하다.

 


03. 페스트라이쉬 교수의 시선: 세종, 영화화 되었으면 하는 역사적 인물

             

한국의 우수한 문화를 설명하는 페스트라이쉬 교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훌륭한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영미권 작가들과 계약해 영어로 쓴 재미있고 수준 높은 한국 역사소설을 제작하거나 세종대왕 같은 역사적 인물을 알릴 수 있도록 깊이 있게 그린 영화를 내놓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임스 클라벨이 영어로 쓴 소설 ‘쇼군’이 일본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을 급속히 높였던 사건을 한 예로 들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추천해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정치·사회 부문 1위에 올랐던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저자다. 하버드대 박사과정 중이던 1995년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왔다. 비록 한국문화 공부를 늦게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현재 1등의 위상을 가진 분야를 비롯해 한국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알리는 책들을 영어로 써 왔다. 그는 현대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훌륭한 한국의 문화 및 유산에 관심을 가지면서 특히 선비정신을 강조하였다. 그가 이해하는 선비는 사회적 책임감이 강하고, 문화와 예술을 깊이 이해하는 존재라고 하였다.

 

실제로 현대 지식인들은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주기보다는 한정된 전문가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민심을 함께 다루던 세종대왕의 모습은 마치 왕의 권력을 남용하기 보다는 지적인 선비정신을 보여주는 것 같다.

 

04. 타일러 라쉬의 시선: 세종의 한글창제 연도 1443년 착안한 한국어 책 1천 443권 모으기

 

'한국어 책 기증 행사' 2014년 10월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미국인유학생협의회 주최로 열린 미국 대학의 한국어 도서관 건립을 위한 한국어 책 기증 행사에서 한 시민이 책을 기증하고 있다.

 

"미국에 있는 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의 매력을 느낄 기회가 많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할 때 제일 어려웠던 것 중 하나가 교재나 자료가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었죠. 한국에 대한 관심은 급속도로 커지는데 한국어 학습 환경은 다른 언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에요."

 

미국인 타일러 라쉬(26·서울대 석사과정)씨는 한글날을 맞아 다른 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특별한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한국어에 대한 서양의 관심에 대해 언급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연도인 1443년에서 착안하여 애초 목표는 1천443권 모으기였지만, 라쉬씨의 부스에는 시민 1천600명 이상이 몰리는 성황을 이뤘고 목표치인 1천443권을 훌쩍 넘겼다. 이번 한국어 책 보내기 아이디어는 라쉬씨의 머리에서 나왔다. 이들은 책 전달을 책 교환으로 발전시켜 영어와 스페인어 등 외국어 책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다. 타일러 라쉬는 한국어의 매력으로 "명사 중심인 영어보다 훨씬 역동적인데다 구절이 많은데도 건축물처럼 잘 짜여 있어 논리적"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한국어의 매력에 빠진 서양인들의 관심과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 시민들과 서양의 학생들에게 일시적이지 않은 한글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세종대왕이 이룬 업적과 태도는 오늘날까지도 서양의 각기 다른 분야에서 새롭게 재평가되면서 파급력을 갱신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세종대왕을 둘러싼 서양의 여러 시각들은 나에게도 평소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인물의 해석을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만약 누군가 내게 세종대왕이 현대에 이바지 한 일을 물어본다면, 그가 모두 차별 없이 건널 수 있는 희망의 다리를 놓았던 것이 현대의 한국 젊은이들에게도 이어져 있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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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