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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주의11

반미에 대하여(5) [우리 나라 좋은 나라-68] 김영명 공동대표 이렇게 보면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우리 사회에 진정한 반미 구호나 반미 운동이라고 할 만한 것이 사실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국에서 이라크 전쟁 반대 시위도 일어났지만 이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당시 일어났던 전쟁 반대 시위가 반미 시위로 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오히려 2003년 이후 한국인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하였으며 반미 감정도 이념적인 것보다는 정책적 차원의 반미가 많았다. 그러면 왜 당시 한국 사회에서 반미라는 것이 쟁점이 되고 우려의 대상이 되었을까? 그 이유를 간단히 적어보자. 1) 한국 사회에서 지배적인 보수층이 반미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지금껏 우리 사회는 친미 구조가 지배해 왔기 때문에 한국의 보수층은.. 2017. 6. 15.
사대주의에 대하여(10)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는 큰 나라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일까? 큰 나라들의 압박과 침략에서 살아남기 위해 작은 나라가 큰 나라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대개 큰 나라들이 문명이 앞선 나라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문명을 배우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사대는 어느 정도 피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모든 것은 정도 문제이다. 우리의 사대주의는 역사적으로 너무 강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리고 사대주의가 강했던 것은 꼭 큰 나라의 압박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의 지배층이나 기득권층이 자신의 지배나 기득권을 유지·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대주의에 기대었기 때문이라고 앞에서 말했다. 이렇게 보면 사대주.. 2017. 4. 27.
사대주의에 대하여(9)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우리는 우리가 외국에 대해 배타적이라고 생각하고 외국인들도 그러는 것 같다. 사대주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문제에 대해서도 학술적인 연구는 없지만, 한국인의 대외적 배타성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 한국인의 한 특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이에 대해 나도 별로 다른 의견이 없었다. 적어도 최근까지는 말이다. 한국인이 대외적으로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외국에 대해 배타적이라면 아마도 그 까닭은 무엇보다 우리가 하나의 민족으로 구성된 1민족 사회에서 살고 있고, 게다가 역사상 외국의 침략을 많이 받아 이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고, 그 결과 우리 안에 ‘하나 의식’이 강화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2017. 4. 13.
사대주의에 대하여(7)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7) 그런데 사대주의는 우리가 문명의 중심이 아니라 변두리에 있고 또 강대국이 아니라 작은 나라라는 사실에서 탄생한다. 변두리 의식과 소국 의식이다. 사대주의, 변두리 의식, 소국 의식 등은 다 비슷한 현상으로 나타나지만 조금씩 다른 측면을 보인다. 변두리에 우리가 살다 보니 중심의 문물이 우러러 보이고 이를 따라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문명의 중심에 대한 열등감이 생기고 이를 계속 따라 하다 보면 이런 문물하고 다른 문물을 보면 멸시감이 생긴다. 그래서 우리는 문명의 중심이었던 중국을 섬기고 다른 민족들을 오랑캐라고 멸시하였다. 만주에서 흩어져 살던 여진족들이 통합하여 청나라를 세우고 한족의 명나라를 압박하고 결국 멸망시켰는데도, 우리.. 2017. 3. 30.
사대주의에 대하여(6)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6) 사대주의는 정치적 대외관계 뿐 아니라 문화의 면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는 과거와 현재에 큰 차이가 없다. 문화적 사대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는 조선 시대의 모화 사상이지만 현대에 와서도 사정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앞선 외국의 문물을 배우고 따라하는 것은 뒤진 지역에서 불가피한 일이어서 그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정도가 좀 지나치지 않나 하는 느낌을 준다. 이런 문화적 사대주의, 그리고 정신적·지적 사대주의는 한국의 국력이 커지고 한국 문화의 힘이 강해짐에 따라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현상을 보면 반드시 그럴 것 같지도 않다. 지금껏 외국 학문과 .. 2017. 3. 23.
사대주의에 대하여(5)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5) 2017년 1월 부산 영사관 앞에 시민단체 회원들이 소녀상을 설치하려고 하자 시 당국에서 이를 압수하여 보관하였다. 그러자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이에 못 이겨 시 당국은 소녀상 을 돌려주고 그 설치를 묵인하였다. 이는 명백하게 양국 합의에 배치되는 일이다. 일본이 주한 대사를 초치하는 초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한국 외교부는 찍소리를 못했다. 자기들이 저지른 죄 때문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언제 소녀상을 철거하겠다고 했느냐 소녀상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했지.’ 하면서 우물쭈물 발뺌을 한다. 왜 그러세요, 선수들끼리? 양국 합의에 따르면 일본 측 말이 옳다. 그들의 행동이 심해서 그렇지. 그런데 양국 합의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 합의를.. 2017. 3. 16.
사대주의에 대하여(4)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4) 나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전두환 정부 이후 미국 정부가 원하는데 우리 정부가 안 한 것이 있으면 찾아와 보라는 숙제를 내준 적이 있다. 예상대로 학생들은 찾지 못하였다. 기껏 찾아온 것이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AIIB)에 한국이 가입한 것이었다. 그런 조그맣거나 구체적인 협상 조건들 말고 국민 일반이 좀 관심을 가질 정도의 사안들, 예를 들어 주한 미군이나 북핵 문제 등에서는 한국 정부의 ‘항명’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항명’이 있기는 있다. 바로 국군의 전시작전권을 안 가져오겠다고 버티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 말을 안 들을 때도 있기는 있으니 대견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그것이 미국의 바지자락.. 2017. 3. 9.
사대주의에 대하여(3)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3) 비슷한 역사가 현대에도 이어졌다. 일제에서 해방된 뒤 대한민국을 지배해 온 엘리트들은 친일 부역 세력과 그 후손이거나 미국에 의존하는 친미 세력이었다. 자주 독립을 강조하는 민족주의 세력은 분단 국가 수립 과정에서 패배하고 권력과 부의 핵심에서 멀어졌다. 김구, 김규식 등 남북협상 파나 중도파 정치인들이 모두 몰락하였다. 정치 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대외 의존 엘리트들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였다. 문화적 사대주의가 한국 문화의 지배적 사조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적 사대주의는 엘리트층 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상당히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미국 문화, 일본 문화, 유럽 문화를 선망하고 추종하며 고유 문화를 업신여기는 풍조.. 2017. 3. 3.
사대주의에 대하여(2)  [우리 나라 좋은 나라-67] 김영명 공동대표 사대주의에 대하여(2) 그러면 사대주의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큰 나라, 앞선 나라를 섬기거나 우러러 보고 그 힘을 추종하며 자기 것을 업신여기는 마음 상태이며, 큰 나라와의 관계가 국내외 정책의 근본을 규정하는 정책 사조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현대 한국의 사대주의는 중국의 변방으로 살아온 오랜 역사, 일본의 강점, 그리고 미국에 대한 의존 등 한민족의 지정학적 역사에 뿌리박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강대국의 영향이나 지배 하에 있었던 역사가 과거에는 물론이고 주권 국가의 모습을 갖춘 현대에도 대외 의존적 구조와 심성을 탈피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런 사대적 마음이나 정책은 역사적으로 중화 사대주의, 문명 개화 사대주의, 친일 사대주의,.. 2017.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