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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2

‘끓이다’와 ‘삶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314]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말에서 ‘끓이다’와 ‘삶다’는 전혀 다른 말이다. 영어의 ‘boil’은 이 두 뜻을 아우르고 있지만, 국물 요리가 발달한 나라답게 우리는 ‘끓이다’와 ‘삶다’를 뚜렷하게 구별하여 사용한다. 그래서 같은 면 요리라 하더라도 라면은 ‘끓여’ 먹지만 국수는 ‘삶아’ 먹는다. 그리고 배춧국은 끓여 먹고, 나물은 삶아 먹는다. 모두 아는 사실을 굳이 이야기하는 까닭은, 끓이는 것과 삶는 것의 차이를 잘 알고는 있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물을 뜨겁게 가열하여 소리가 나면서 거품이 솟아오르게 하는 것을 ‘끓인다’고 하고, 어떤 물체를 물에 넣어 끓이는 것을 ‘삶는다’고 한다. 실제 요리에서 이 두 낱말을 구별해 보면, 물에 음식 재료를.. 2019. 12. 18.
갈매기살과 홍두깨 [아, 그 말이 그렇구나-255] 성기지 운영위원 음식점 차림표에서 ‘갈매기살’이라는 말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를 갈매기 고기로 오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갈매기’와 ‘살’을 띄어 쓰게 되면 이 말은 영락없이 갈매기 고기가 된다. ‘갈매기살’을 한 낱말로 붙여 써야 비로소 돼지고기가 된다. 이 갈매기살 요리는 서울의 마포에서 퍼져 나간 음식이란 말이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주물럭’이라는 불고기 구이도 마포가 원조라고 한다. 어쨌든 갈매기살도 불고기 구이의 한가지인데, 쇠고기 같은 맛을 가진 담백한 돼지고기이다. 돼지고기가 어떻게 해서 갈매기살이라는 이름으로 변했을까? 갈매기살을 요리하기 전에 날것으로 보면 꼭 보자기처럼 얇고 너덜너덜하게 생겼다. 이 살은 돼지의 가슴과 배 사이에 있는 횡격.. 2018.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