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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말2

가랑비와 안개비 [아, 그 말이 그렇구나-288] 성기지 운영위원 무더위가 일찌감치 찾아오면서 본격적인 모내기철이 시작되었다. 이맘때쯤 농부들은 들판을 흠뻑 적셔주는 빗줄기를 고대하게 되는데, 아쉽게도 강수량은 턱없이 적다. 굵은 빗방울이 세차게 쏟아져서 타들어가는 농부의 입가에 웃음을 떠올리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굵고 세차게 퍼붓는 비를 ‘작달비’라고 한다. 작달비를 만나면 우산도 별 소용이 없게 되지만, 옷이야 흠뻑 젖건 말건 작달비가 그리운 요즘이다. ‘작달비’와 반대되는 비가 ‘안개비’, ‘는개’, ‘이슬비’, ‘가랑비’ 들이다. 가늘고 잘게 내리는 비인 ‘잔비’도 있고,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만큼만 오는 ‘먼지잼’이란 비도 있다. 이 가운데 ‘잔비’는 국어사전에 가랑비의 다른 말로 올려놓았다. 그런데 가랑비.. 2019. 5. 29.
‘각출’과 ‘갹출’ [아, 그 말이 그렇구나-256] 성기지 운영위원 한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식사를 하던 일행이 계산대 앞에 줄을 서서 각자의 신용카드로 제 밥값만 치른다. 요즘 음식점 계산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심지어는 한 가족이 외식을 하고 나서 식사 후에 돈을 각자 내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말이 ‘각출’이다. 각출은 내야 할 돈을 모인 사람들이 각각 내놓는 것을 뜻하는데, 영어로 하면 ‘더치페이’가 이 뜻에 가까울 것 같다. 그런데 ‘각출’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말이 바로 ‘갹출’이다. ‘갹출’은 같은 목적을 위하여 여러 사람이 돈을 나누어 낼 때 쓰는 말이다. 이때는 각자 내는 금액이 다를 수 있는데, ‘추렴’으로 쓸 수도 있고 ‘거출’이라고 쓰기도 한다. 어떤 행사에 드는 비용.. 2018.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