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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9

반미에 대하여(11) [우리 나라 좋은 나라-68] 김영명 공동대표 그런데 이성-감성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자기이익’의 문제다. 여기서 말하는 자기이익은 앞에서 논의한 국가 이익이 아니라 그것과 구별되는 개개인 또는 특정 집단의 사적인 이익을 말한다. 이런 사적인 이익이 공적인 이익, 대표적으로 국가 이익과 밀접히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반미에 대한 비판자들은 대한민국의 국익 보호를 그 비판의 논거로 삼고 실제로 그렇게 믿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이 자기 이익의 반영일 때가 많다는 점을 알게 된다. 한 마디로, 현상을 유지함으로써 자기가 누리는 기득권, 즉 돈, 지위, 권력 또는 안락한 삶을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반미 운동이든 어떤 운동이든 기존 질서에 반하는 운동에 대해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2017. 8. 3.
반미에 대하여(10) [우리 나라 좋은 나라-68] 김영명 공동대표 그런데 반미를 비판하는 사람들 중에는 ‘용미’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미도 아니고 친미도 아닌 그야말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용미를 함으로써 한국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듯한 말이다. 이 말이 지닌 강점은 우선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중용의 분위기를 지닌다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감정이나 감상에 치우치지 않은 합리적 이성을 표방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과연 여기에는 문제가 없을까? 그렇지 않아 보인다. 한 마디로 용미란 미국을 이용한다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이 점이 분명하지 않다. 먼저, 그것이 ‘미국의 논리를 수용하고 국제 행동에 동참하면 미국이 우리에게 여러 이익을 줄 것이니 미국을 그렇게 이용하자’라는 논리.. 2017. 7. 27.
반미에 대하여 (9) [우리 나라 좋은 나라-68] 김영명 공동대표 2000년대 당시 일었던 ‘반미’에 대한 언론이나 지식인들의 비판에는 크게 두 가지 핵심이 있었다. 하나는 앞서 보았듯이 그것이 국가이익에 위배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이 이성적이지 못하고 감정적이라는 것이었다. 앞의 문제는 이미 다루었으니 이제 뒤의 문제를 보자. 비판론자들은 ‘반미’ 시위를 이성에 자리 잡은 합리적인 행동이 아니라 감정에 휩쓸린 행동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과연 그것은 감정적인 행동이었나? 사실 이런 평가는 그 시위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정치적 시위나 집회에 다 적용될 수 있는 질문이다. 의회를 비롯한 정치 제도를 벗어난 거리의 집단 행동들은 감정적인 행동인가? 더 일반적으로 직접 민주주의의 행동들은 기본적으로 감정적인가? 이에 대해.. 2017. 7. 20.
반미에 대하여 (8) [우리 나라 좋은 나라-68] 김영명 공동대표 세계가 좀 더 자유주의적으로 되어감에 따라 인권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점차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활동이 미흡한 점도 많이 있겠으나 그래도 과거에 비해 활발해진 것도 이전과 비교하면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시야를 한 국가에 국한하지 말고 세계 전체로 돌리면, 한 나라 국민이 세계 무대에서 누릴 수 있는 인권은 해당 국가의 주권과 밀접히 관련되고 국가적 자존심 또는 자긍심과도 관련된다. 한국의 국가 주권이 약하다보니 외국과의 관계에서 한국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앞에서 본 여중생 압사 사건이나 노근리 학살 사건 또는 여러 미군 범죄 사건들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 2017. 7. 13.
반미에 대하여 (6) [우리 나라 좋은 나라-68] 김영명 공동대표 앞에서 어떤 것이 반미이고 어떤 것이 반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이제는 다른 질문을 해 보자. 과연 반미는 우리에게 바람직한가 아니면 손해인가 하는 질문이다. 어찌 보면 반미라는 말 자체가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말이라(지금 한국에서는 그렇게 되어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긍정적이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또 앞서 봤듯이 우리나라의 ‘반미’는 진정한 반미라고 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각에 혼란이 올 수도 있다. 따라서 여기서 반미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 논의의 일관성을 위해 그 말을 계속 사용하기로 하자. 그러면 반미가 바람직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논자에 따라 많은 의견이 .. 2017. 6. 22.
반미에 대하여(5) [우리 나라 좋은 나라-68] 김영명 공동대표 이렇게 보면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우리 사회에 진정한 반미 구호나 반미 운동이라고 할 만한 것이 사실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국에서 이라크 전쟁 반대 시위도 일어났지만 이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당시 일어났던 전쟁 반대 시위가 반미 시위로 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오히려 2003년 이후 한국인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하였으며 반미 감정도 이념적인 것보다는 정책적 차원의 반미가 많았다. 그러면 왜 당시 한국 사회에서 반미라는 것이 쟁점이 되고 우려의 대상이 되었을까? 그 이유를 간단히 적어보자. 1) 한국 사회에서 지배적인 보수층이 반미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지금껏 우리 사회는 친미 구조가 지배해 왔기 때문에 한국의 보수층은.. 2017. 6. 15.
반미에 대하여(4) [우리 나라 좋은 나라-68] 김영명 공동대표 그런데 반미 시위는 꼭 나쁜 일로 매도당해야 할까? 미국 체제와 이념의 근간에 대한 비판이나 저항 행위 자체가 꼭 나쁜 것으로서 매도당해야 하는가 하는 말이다. 이는 이념에 관한 문제라 서로 다른 의견들이 있을 수 있다. 한국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미국 자체에 대한 반대가 금시 사항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나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생각은 다 자유이니까. 그걸로 다른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으니까. 그런데 여기서는 그보다 더 구체적인 쟁점을 한 번 생각해 보자. 당시 시위자들이 반미라고 매도당하지 않기 위해서 미군 철수 주장을 안 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미군 철수 주장을 하면 그것이 반미일까? 논리상 그렇지 않다. 만약 미군 철수 주장이 반미라.. 2017. 6. 1.
반미에 대하여(2) [우리 나라 좋은 나라-68] 김영명 공동대표 미국은 그렇다 치고 그것에 ‘반대’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상태일 때 우리는 반미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 반대의 대상을 일단 미국 정부나 그 정책으로 국한해 보자. 우선 미국 정부의 구성원이나 정책에 대해 보통 하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부시는 대통령 자격이 부족하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명분이 없다.’ ‘미국 정부는 너무 일방주의적인 정책을 펼친다.’ 등등. 이런 비판은 세계 전역에 관한 것이다. 이를 더 좁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나 한국에 주둔한 미국 관리나 장병들에게 적용해 보자. ‘한미 행정 협정은 불공평하다.’ ‘서울 한복판에 미군 기지가 있는 것은 너무하다.’ (그래서 용산의 미군 기지를 다른 데로.. 2017. 5. 18.
반미에 대하여(1) [우리 나라 좋은 나라-68] 김영명 공동대표 요사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 간 그리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 신경전에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외교가 객관적인 국력에도 못 미치는 바보 외교(등신 외교라고 하려다 나 자신의 체면을 지키느라고 바보 외교 정도로 써 준다)인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아는 바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도 역시 한국 정부는 바보나 등신의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 이런 바보 외교의 밑뿌리에는 전에 이 난에서 지적한 사대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사대주의가 한미 관계를 지배하는 우리의 정신 사조인데, 그 결과 미국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정상적인 국가 간의 관계를 벗어난 일종의 정신 병리적인 모습을 보인다. 유독 ‘반미’에 민감하고 이를 죄악시하는 분위기 역시 .. 2017.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