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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2

건들바람, 보늬 [아, 그 말이 그렇구나-301] 성기지 운영위원 팔월 한가위 연휴를 쇠고 나니, 가을이 부쩍 깊어진 느낌이다. 이제는 아침에 집을 나설 때, 그리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갈 때 선선한 가을바람이 옷깃에 스며든다. 흔히 가을에 부는 선선한 바람을 그냥 가을바람이라 말하고 있지만, 가을바람에도 각각 그 나름의 이름이 있다. 요즘 같은 초가을에 선선하게 부는 바람을 건들바람이라고 한다. 보통 한여름에 땀을 식혀줄 정도로 시원하고 가볍게 부는 바람을 산들바람이라고 하는데, 이 바람이 좀 서늘해지면 지금과 같은 건들바람이 되는 것이다. 일이 없어 빈둥거리거나 건방지게 행동할 때 건들거린다고 하지만, 사실 ‘건들거리다’는 말은 “바람이 부드럽게 살랑살랑 불다.”는 뜻을 지닌 고운 우리말이다. 가을과 잘 어울리는 우리.. 2019. 9. 18.
알갱이와 알맹이 [아, 그 말이 그렇구나-54] 성기지 운영위원 ‘알갱이’와 ‘알맹이’란 서로 다른 두 낱말이 있는데, 그 각각의 쓰임을 잘 따져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알갱이’는 “곡식의 낟알이나, 열매의 낱개”를 가리키는 말이다. “쌀이나 보리, 밀 알갱이는 잘고, 도토리나 밤 알갱이는 굵다.”처럼 쓰인다. 반면에 ‘알맹이’는 “물건을 싸고 있는 껍데기나 껍질을 벗기고 남은 속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땅콩을 까서 알맹이를 모아 놓은 것보다 남은 껍데기가 더 수북하다.”처럼 쓰인다. ‘알갱이’는 셈을 헤아리는 단위로도 쓰여서 “한 알갱이, 두 알갱이, 세 알갱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알맹이’는 그렇게는 쓰이지 않는다. 모처럼 하늘이 높고 햇살이 눈부신 나날이다. 이런 날씨가 보름만 지속되어도 올 가을 수확이.. 2014.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