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화연대 2016. 12. 28. 17:12

[아, 그 말이 그렇구나-166] 성기지 운영위원

 

‘동문’과 ‘동창’은 구별해서 쓰기가 까다로운 말이다. 본디 ‘동문’이란 말은 ‘동문생’의 준말인데, ‘같은 스승에게서 배운 제자들’을 뜻한다. 옛날에는 교육기관이 서당이나 서원 형태로서 한 스승 밑에 여러 문하생들이 공부를 하였기 때문에, ‘함께 공부한 문하생’이라는 뜻으로 ‘동문생’이라 일컬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육기관인 학교에는 여러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더 이상 한 스승 밑에서만 공부하는 일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동창생’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곧 ‘동창생’이라 하면, 졸업한 때에 관계없이,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동문생’을 줄여서 ‘동문’이라고 하는 것처럼, ‘동창생’도 줄여서 ‘동창’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같은 학교를 다닌 사이라면, 10년쯤 어린 후배가 선배에게 “우린 동창입니다.”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같은 해에 졸업하였다면, “우린 제30회 동창이야.” 하고 졸업 횟수를 붙여서 구별할 수 있는 것이다. 꼭 졸업 횟수를 붙여 말하지 않고도 같은 해에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 있는데, 바로 ‘동기 동창생’ 또는 ‘동기 동창’이라고 하는 것이 그러한 경우이다.


‘동기생’의 준말로 쓰이는 ‘동기’는 본디 ‘같은 때에 학교를 다닌 사람들’을 뜻한다. 앞에서, ‘같은 학교를 다닌 사이’를 뜻하는 말이 ‘동창생’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이 둘을 합쳐서, ‘동기 동창생’ 또는 ‘동기 동창’이라고 하면, ‘같은 때에 같은 학교를 다녔거나 졸업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 된다. 그러니까 ‘동기 동창’이라 하면, ‘동기’와 다른 말이며 ‘동창’과도 다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