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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사랑해] “좋은 하루 되세요.” 누가 하루가 되나요?

한글문화연대 2017. 4. 12. 17:30

사람들이 서로 건네는 인사 가운데 빠르게 퍼지는 잘못된 말이 “좋은 하루 되세요.”이다. 이 문장 구조대로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즐거운 성탄 되세요.”같은 말도 때마다 사용한다. 이는 “꼭 작가가 되세요.”처럼 사람이 어떤 지위를 얻기 바라는 마음으로 상대를 높여 말할 때 쓰는 ‘되다+세요’를 잘못 적용한 말이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나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라고 바꿔쓰는 게 좋다.

 

여기서 ‘~세요’와 ‘~셔요’는 ‘~시+어요’의 준말로서, “어서 오셔요. 안녕히 계세요.”처럼 바람이나 요청, 명령의 뜻을 나타내는 높임말 ‘해요체’의 종결 어미이다. ‘되다’는 아주 다양한 쓰임새가 있는데, 사람이 새로운 신분이나 지위를 가진다는 뜻으로, 그리고 사물이 다른 무엇으로 바뀌거나 변한다는 뜻으로 주로 쓴다. “밥이 맛있게 되었다.”처럼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생겨나거나 만들어진다는 뜻으로도 자주 사용한다. 이런 쓰임새를 따른다면 “좋은 하루 되세요.” 는 사람인 상대방이 ‘좋은 하루’라는 무생물로 변하길 바란다는 어이없는 뜻이 된다.

 

원래 이 인사말은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길 바란다.”라는 긴 문장을 “좋은 하루 되길.”이라고 줄였다가 상대를 높인답시고 ‘~세요’를 잘못 붙여 “좋은 하루 되세요.”로 바뀐 것이다. 정확하게 바꾸려면 “좋은 하루 되길 바랍니다.”가 맞지만, ‘좋은 하루’라는 표현도 영어 냄새가 너무 나는 말이므로 되도록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줄여서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나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라고 바꿔쓰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