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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개정되는 맞춤법,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나- 김근희 기자

한글문화연대 2018. 2. 5. 09:52

해마다 개정되는 맞춤법,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나.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4기 김근희 기자

rmsmgl89@naver.com

 

국립국어원에서는 매년 분기마다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 주요 내용 안내’라는 제목으로 누리집에 개정안을 발표한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를 뿐만 아니라 그 개정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또한 잘 모른다. 그래서 지난해인 2017년에 개정된 주요 맞춤법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맞춤법 개정안의 내용들이 바로바로 반영되는 표준국어대사전>

이번 맞춤법 개정안 내용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혼란스러워할 내용은 ‘잘생기다’, ‘못생기다’의 품사가 형용사에서 동사로 바뀐 점이다. 3분기 개정안 중 하나인데, 이 밖에도 ‘잘나다’와 ‘못나다’, 그리고 ‘낡다’의 품사가 형용사에서 동사로 바뀌었다. 우리는 이제 ‘잘생겨져라’, ‘잘생기고 있다’, ‘못생겨지는 중입니다’ 등의 조금은 낯선 문장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분기 개정안의 내용에 ‘선생님’이라는 단어의 「3」번 뜻풀이 수정이다. 기존의 「3」번 뜻은 ‘남자 어른을 높여 부르는 말’로 남자 어른 만을 선생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남녀차별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나이가 어지간히 든 사람을 대접하거나 이르는 말’로 뜻풀이를 수정함으로써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냈다. 

 

다음으로 살펴볼 변화 역시 2분기 개정안의 내용에 포함된 띄어쓰기의 변화이다. 기존에는 “'해', '섬', '강', '산' 등이 외래어에 붙을 때에는 띄어 쓰고, 우리말에 붙을 때에는 붙여 쓴다.”라는 조항이 있었다. 그래서 표준 맞춤법은 우랄 산맥은 띄어쓰기를, 태백산맥은 붙여 쓰기를 하는 것이었다. 이는 꽤 헷갈리는 맞춤법 조항이었는데, 이것이 지난 개정안에서 외래어든 우리말이든 모든 ‘해’, ‘섬’, ‘강’, ‘산’ 등을 붙여 쓰는 것으로 수정되었다.

 

이외에도 ‘주책맞다’와 ‘주책스럽다’, ‘분리배출’, ‘세후(세금을 낸 후)’, ‘개사’, 그리고 ‘이보십시오’가 새롭게 표제어로 추가되었고, ‘올라오다’에는 ‘컴퓨터 통신망이나 인터넷 게시판 따위에 글이 게시되다.’라는 새로운 뜻풀이가 추가되었다. 마찬가지로, ‘약 따위를 남에게 줌.’이라는 뜻의 ‘투여’라는 단어의 뜻에는 ‘돈이나 노력 따위를 어떤 일에 들임.’의 뜻풀이도 추가되었다. 

 

지금까지 올해 개정된 주요 맞춤법들을 살펴보았다. 이 모든 내용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는 모르고 있던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국립국어원에서는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맞춤법을 더 편하고 쉽게 쓸 수 있도록 분기마다 맞춤법을 개정하고 있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개정안을 분기마다는커녕 일 년에 한 번씩도 제대로 찾아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좋은 개정안이어도 사람들이 보지 않고, 알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개정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더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