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화연대 2018. 2. 8. 10:30

[아, 그 말이 그렇구나-222] 성기지 운영위원

 

사무실에서 공문서를 다룰 때 가끔 “OO 참고”라든가 “OO 참조”라는 용어를 만나게 된다. 이런 용어를 자주 대하다 보면, 한 번쯤은 ‘참고’와 ‘참조’의 차이점에 대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참고’는 어떤 일에 대해 도움이 될 만한 재료로 삼는다는 뜻이다. “업무에 참고할 것.”, “아래 사항을 참고할 것.” 들처럼 쓰는 용어이다. 이에 비해 ‘참조’는, 참고로 비교하고 대조해 본다는 뜻이다. 가령, 어떤 기사를 읽을 때 그와 관련된 다른 기사를 비교해 보라는 뜻으로 “관계 기사 참조”라고 하는 경우에 쓰는 용어이다. 공문에서, 단지 업무에 도움이 될 만한 재료로 삼으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라면, “참조하시기 바랍니다.”가 아니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로 쓰는 것이 옳다.


요즘 같은 때에는 공문서에서 “불경기일수록 업무에 전력할 것”이라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때의 ‘전력’을 우리말로 옮기면 ‘모든 힘’이고, 어떤 일에 모든 힘을 다하라는 뜻을 표현할 때에는 “전력을 기울이다” 또는 “전력을 쏟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을 “전력할 것”이라든지, “전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처럼 쓸 수는 없다. 만일 ‘하다’를 붙여 써서 표현하고자 할 때에는 “진력하다”, “진력할 것”, “진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써야 한다.


문서의 분량을 헤아릴 때에나 원고지 분량을 이야기할 때 흔히 ‘한 매’, ‘두 매’ 등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때의 ‘매’는 일본식 한자말이다. 우리는 일제의 영향을 받기 전에는 종이를 ‘한 장’, ‘두 장’, ‘백 장’이라고 헤아렸다. 요즘은 ‘매’와 ‘장’이 뒤섞여 사용되고 있는 듯한데, 되도록 전통적 표현인 ‘장’으로 통일하여 쓰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