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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보는데 한국어 자막을? - 김미르 기자

한글문화연대 2022. 4. 11. 14:49

한국 영화 보는데 한국어 자막을?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8기 김미르 기자

jjs1550@khu.ac.kr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오티티(OTT, Over The Top),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는 성장을 거듭했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는 인터넷으로 영화와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대표적인 업체로는 유튜브, 넷플릭스, 티빙 등이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영화관에 가기보다 집에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해 영화와 드라마를 감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한국 작품을 감상할 때도 한국어 자막을 켜는 사람이 늘고 있다.

 

넷플릭스 한국어 자막 그 해 우리는

 

한국 작품을 보면서 굳이 자막을 켜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대사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거나, 영화관과 비교해 아쉬운 음향을 보강하기 위해 자막을 켜는 사람도 있다. 이제는 자막을 켜고 봐도 이상하지 않다. 한국어 자막을 켜고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주변이 시끄러워서 드라마 속 중요한 대사를 놓쳐 아쉬웠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그럴 때 한국어 자막은 방금 뭐라고 한 거야?”라고 옆 사람에게 묻지 않아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자막을 켜고 보면 알고 있던 내용도 새롭게 보이는 효과도 있다. 가볍게 스쳐 지나갔을 대사를 눈으로 읽으니 상황과 감정이 더 또렷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알아보는 재미도 있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보고 저 단어를 저렇게 쓰는구나.’ 배우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 틀린 부분을 발견하고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한국 작품에 왜 한국어 자막이 필요하냐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한국어 자막이 나오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한국어 자막은 청각장애인이 작품을 볼 때 꼭 필요하다. 만약 우리가 외국 영화를 감상할 때 한국어 자막이 없다면 어떨까아마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기도 대사를 파악하기도 힘들 것이다. 한국에 진출한 해외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는 작품을 제작한 나라의 자국어에 대해 오디오 화면해설 기능인 폐쇄 자막 서비스를 제공한다. 폐쇄 자막 서비스는 경쾌하고 흥겨운 분위기의 음악’, ‘쿵 무겁게 내려앉는 듯한 효과음등 모든 음성이나 오디오 신호를 자막으로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덕분에 시각 정보만으로 영화와 드라마 속 내용을 단편적으로 이해해야 했던 청각장애인들도 좀 더 풍부한 음성 정보를 정확하게 받아들이고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는 폐쇄 자막이 도입되는 영상 작품이 많지 않다. 따라서 장애가 있는 이용자는 작품을 고르기 전에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 선정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 영상 작품에 달린 한국어 자막은 이처럼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모두 쓰임이 있다. 모든 예술이 그렇겠지만 영화와 드라마 역시 특정한 누군가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수용자 중심의 작품을 제작하면 차별을 줄일 뿐 아니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수용자들을 배려할 수 있다. 머지않아 모든 한국 영상에 한국어 자막이 제공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