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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기] "네 것이 맞다.", 원래는 틀린 표현이었던 이 문장? - 박서현 기자

한글문화연대 2024. 5. 30. 10:50

“네 것이 맞다.”, 원래는 틀린 표현이었던 이 문장?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1기 박서현 127shp103@naver.com

 

“네 것이 맞다.”, 이 문장에서 틀린 부분이 있을까? 답은 ‘없다’이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답은 ‘있다’였다. 작년까지 는 “네 것이 맞는다.”라고 해야 문법에 맞는 표현이었다. 그러나 2024년 국립국어원은 위 문장과 같은 구조에서 ‘맞 다’를 사용해도 옳은 표현이라고 인정해 주기로 하였다. 이제부터는 위 문장에서 틀린 부분은 없게 된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2024년 1월 10일, 표준국어대사전 누리집 ‘알립니다’에 ‘맞다’를 형용사로도 인정한다는 개정 사항을 밝혔 다. “문제에 대한 답이 바르다.”, “말이나 생각 따위가 틀림이 없다.” 등의 ‘맞다’를 형용사로 인정한 것이다. 더불어 “어떤 기억이나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을 때 하는 말”의 ‘맞다’와 “어떤 기억이나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을 때 하는 말”의 ‘맞 아’도 감탄사로 인정했다. 국립국어원은 위 내용이 “2023년 제3차 국어사전 정보보완 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이었 으나, 각종 시험 등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2024년부터 반영한다.”라고도 알렸다.

 

형용사·감탄사로도 인정된 ‘맞다’

개정된 내용에 따르면 2023년까지 문제가 됐던 이유는 ‘품사’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래는 ‘맞다’를 동사로만 인정 해 왔었다. 그렇기에 흔히 많이 사용하는 “네 것이 맞다.”, “아, 맞다.”에서의 ‘맞다’를 옳게 사용하려면 ‘-는다’를 붙여 “네 것이 맞는다.”, “아, 맞는다.”로 활용해야 했다. 이는 ‘맞다’가 형용사나 감탄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맞는다’를 어색하게 느꼈던 사람들

개정된 이면에는 ‘맞는다’를 실생활에 사용하는 데 어색함을 느꼈던 사람들이 있었다. 심지어 ‘맞다’가 옳은 표현이라고 오인하는 경우도 다수 나타났었다. ‘맞는다’로 사용되는 것에 어색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드라마 중 “아, 맞다.”라고 대사가 나오는 부분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자막이 “아, 맞는다.”라고 나오자 어색하다 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 것이다. 실제로 2021년에 방영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2화에서 극 중 안정원이 “아, 맞다. 너 아는구나?” 대사가 나왔을 때, 넷플릭스에서는 “아, 맞는다.”로 자막이 나왔다. 결국 국립국어원은 ‘맞다’를 형용사, 감탄사로도 인정했다.

 

 

‘맞다’ 외에도 비표준어가 표준어로 된 사례들

이렇게 ‘맞다’를 통해 옳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사람 속에서 사용되는 말이라는 이유로 정말 우리말로 자리 잡은 것을 살 펴볼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맨날’과 ‘간지럽히다’도 원래는 표준어가 아니었다. 2011년 이전까지는 ‘만날’과 ‘간질이다’로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은 ‘맨날’, ‘간지럽히다’가 ‘만날’, ‘간질이다’와 같은 뜻으로 많이 쓰이기 에 복수 표준어로 인정해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에 반영한 것이다. 이 외에도 국립국어원은 다수의 비표준어를 복수 표준어로 인정했다. 국립국어원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국민의 언어 현실을 살펴보고 언어습관을 규범에 반영하고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개정에 관한 시선

하지만 이렇게 우리말이 개정되는 것에 관해 시선이 모두 같을까? 그렇지만은 않다. 연합뉴스 ‘쉬운 우리말 쓰기’ 영상 취재에서는 시민들에게 복수 표준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았다. 시민들은 “표준어가 시대를 반영하는 면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세대가 바뀌면서 언어가 계속 바뀌는데 차이를 인정해 주는 느낌이라 좋다.” 등의 이유로 긍정 적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영상의 강성곤 전 한국방송공사(KBS) 아나운서 말에 따르면, 표준어 존재 이유의 불필요함, 개정으로 인한 혼란 가중으로 반대하는 의견도 존재했다. 우리말은 말 그대로 우리 모두가 사용하는 언어로서 상당한 변화가 생기면 그 변화를 심사숙고하여 반영해야 한다. 그렇기에 언어습관이 규범에 반영되는 것에 신중하게 바라보는 태도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