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기] 우리말 순화는 쉬운 우리말 사전으로! - 박서현 기자
우리말 순화는 쉬운 우리말 사전으로!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1기
박서현 127shp103@naver.com
길거리에는 한글로 쓰인 간판을 찾기 어려워지고, 기사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어들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근처에 있는 문화의 거리 ‘용리단길’에서는 간판이 영어와 일본어로만 되어 있는 다수의 가게를 볼 수 있었다. 간판을 읽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사람들은 간판의 뜻도 모른 채 매장을 이용할 수도 있게 된다. 더불어 다양한 연령 이 소비하는 기사에는 ‘디베이트’, ‘에이징 테크’와 같이 한눈에 알기 어려운 단어들이 늘어져 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찾은 기사 속에서 오히려 의문을 남기고 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외국어 남용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쉬운 우리말 사전을 통해 외국어를 우리말로 순화해 사용하는 습관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독창적인 한글문화를 일구고자 활동하는 시민단체인 한글문화연대는 2021년 ‘쉬운 우리말 사전’을 공개했다. 사전은 우리나라 공공언어에서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이 많아 국민의 알 권리가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로부터 등장하게 되었다. 정부·공공기관·언론사 등에서 공공언어를 사용할 때 어려운 외국어 대신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자는 취지이다. ‘쉬운 우리말 사전’은 쉬운 우리말과 사용 예문, 기타 낱말 정보를 제공한다. 처음에는 외국어 3,579개에 대한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였는데 현재는 그 개수가 늘어 3,956건의 낱말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
사전은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운영하는 ‘쉬운 우리말을 쓰자’ 누리집(https://www.plainkor ean.kr/ko/index.do)에서 이용할 수 있다. ‘쉬운 우리말을 쓰자’ 누리집은 국민이 몸소 용어 개선을 제안하거나 칭찬하는 참여 마당, 공공언어 사용 실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계 자료 등을 갖추고 있다. 한글문화연대는 ‘쉬운 우리말을 쓰자’ 누리집을 만드는 데 함께하고 운영했지만, 현재는 운영을 맡고 있지 않다.
누리집에 접속한 뒤 쉬운 말, 쉬운 우리말 사전을 누르면 검색창이 뜨면서 사전이 시작된다. 위 사진처럼 검색창에 순화하고자 하는 외국어를 입력하면 우리말 대체어와 뜻, 예문이 나타난다. 외국어의 국민 이해도 조사도 제공한다. 사진에 보이는 외국어에는 별 표시(*)가 있는데 별 표시가 붙어있는 외국어 낱말은 일반 국민 60%가 이해하지 못하는 낱말이다. ‘쉬운 우리말 사전’은 낱말 별로 정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틈틈이 들어가 우리말 대체어를 찾아본다면 쉬운 우리말 사용을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사전은 ‘공개 에이피아이(API)’ 형태로 내려받아 각 공공기관의 누리집에 탑재하거나 대화 로봇 기능을 설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 직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에 공공기관의 외국어 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쉬운 우리말을 쓰자’ 누리집은 ‘쉬운 우리말 사전’뿐만이 아닌 ‘외국어 검사기’도 제공하고 있다. 쓰고자 하는 문장을 입력하면 문장 안에서 외국어가 있는지 판별해 주는 것이다. 외국어가 있다면 해당 낱말은 빨간색으로 표시되고 그 낱말을 누르면 우리말 대체어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맞춤법 검사기’와 같이 ‘외국어 검사기’를 습관화한다면 외국어 사용을 효과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글문화연대는 이외에도 외국어 남용을 줄이고 쉬운 우리말 사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2023년에는 ‘정부, 공공기관, 언론의 외국어 남용에 불편했던 이야기’를 주제로 수기·영상 공모전을 진행했다. 또, 지난해부터 부산 강서구청이 법정동 명칭을 ‘에코델타동’이라고 정하려 하자 한글문화연대가 국어 단체를 대표하여 반대 의견을 전하고 적극적인 반대 운동을 펼쳤다. 쉬운 우리말 사용을 위해 계속해서 힘쓰는 한글문화연대처럼 모두 함께 외국어 사용을 줄이는 습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