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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기] 한글의 역사가 담긴 국립한글박물관 - 이연주 기자

한글문화연대 2024. 10. 16. 10:36

한글의 역사가 담긴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1기 이연주

yjlee020606@naver.com

 

 

우리나라는 한글이라는 고유한 글자를 사용한다. 세계 문자 가운데 한글, 즉 훈민정음은 흔히들 신비로운 문자라고 부른다. 그건 세계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한글만이 글자를 창제한 의도와 원리까지 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글의 원리와 용법을 설명한 훈민정음해례본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여기까지는 한국인이라면 학교에서 수없이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매일 쓰는 문자인 한글의 빛나는 우수성을 실감하기에는 상투적인 내용이다. 한글의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은 이들을 위해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이 온전히 우리나라의 문자로 자리 잡기까지 거쳐온 역사를 담았다.

한글박물관은 총 7부로 구성된 상설 전시를 제공한다. 1부의 제목은 나라말이 중국과 달라,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세종의 시대, 우리말은 중국과 달랐다. 그럼에도 우리말을 적을 글자가 없어 중국의 글자인 한글을 빌려 쓰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한자를 배운 일부 계층을 제외한 많은 사람은 여전히 글자를 읽고 쓸 수 없는 시절을 보내야 했고, 세종은 글자를 몰라 자기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백성들을 위해 한글을 만들었다.

세종을 상징하는 도장, ‘세종어보로 시작하는 2부 전시에서는 훈민정음해례본과 훈민정음언해본을 볼 수 있다. 한글의 창제 원리와 세종실록에 남아 있는 기록을 알기 쉽게 소개한 체험물이 마련되어 있어 한글 창제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글로 쓴 최초의 시가 문학, 용비어천가와 한글로 한자음을 정리한 최초의 책, 동국정운, 수양대군이 한글로 번역한 부처의 일대기 석보상절, 세종이 한글로 지은 부처 칭송 가사 월인천강지곡 전시물을 통해 한글 사용 초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부 전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4부 전시 쉽게 익혀’, 5부 전시 사람마다를 지나며 한글로 펴낸 불경, 한글로 적힌 제도, 법률, 왕족들의 한글 편지와 양반 여성이 한글로 억울함을 호소한 문서들을 만나다 보면, 어느새 6부 전시에 다다른다. 6부 전시는 독립신문과 대한매일신보로 시작한다. 한글이 국문으로 불리게 된 기쁨도 잠시, 일제에 나라를 빼앗겨 한글이 국문의 지위를 잃었던 슬픈 역사를 담고 있는 6부 전시에서는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어졌던 한글의 연구, 정책, 교육, 문학 활동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한글의 발전 과정을 총망라하는 마지막 7부 전시까지 만나고 나면, 모든 전시가 끝이 난다. 국립한글박물관 상설 전시는 다양한 자료와 유물들을 통해 한글의 모든 역사를 보여준다. 아름답게 꾸며진 전시관에서 한글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자료를 만나다 보면 어렴풋이, 어쩌면 감정 없이 알고 있던 한글의 우수성 실체를 만나게 되는 기분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누리집 온라인 전시를 통해 다양한 전시를 제공한다. 박물관까지 갈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누리집에서 가상현실(VR)을 통해 다양한 한글 관련 전시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