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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기] "사투리도 혐오의 대상이 되나요?" — 온라인 속 언어 차별 - 기자단 12기 김예림

한글문화연대 2025. 6. 5. 10:33

"사투리도 혐오의 대상이 되나요?" 온라인 속 언어 차별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2기 김예림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특정 지역 방언을 문법에 맞지 않게 사용하는 현상이 온라인과 일상에서 자주 목격된다. 문제는 이러한 언어 사용이 단순한 유행어 혹은 밈으로 소비되는 데 그치지 않고, 본래 방언의 의미와 문법적 특성을 무시한 채 왜곡되어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방언 사용자들이 곤란한 상황에 놓이거나,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과 고정관념이 강화되는 등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경상도 방언의 종결어미 ‘-가 인터넷상에서 유행어처럼 쓰이며, 본래 문법적 용례와는 무관하게 나노’, ‘싶노’,와 같이 잘못된 형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경상 방언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화 인사들을 비하하고, 전라 방언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전라 지역인들을 비하하거나 공격하기 위해 시작되어 이제는 다수의 사람이 말의 어원과 맥락을 모른 채 흉내 내기식 언어 사용을 반복하면서 지역 고유의 언어문화가 희화화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표현들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재미''유행'의 이름으로 아무 비판 없이 소비된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특정 방언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편견과 오해를 감수해야 하며, 자신의 언어적 정체성을 감추게 되는 상황도 벌어진다.

 이 같은 문제는 단순히 말 한마디의 문제가 아니다. 방언은 특정 지역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담고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나 인터넷과 사회 전반에서 방언이 웃음거리로 소비되거나 잘못된 형태로 퍼지게 된다면, 그 가치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 언어 사용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존중이 필요한 이유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드라마나 예능, 사회관계망(SNS) 등에서 방언을 자연스럽고 긍정적으로 사용하는 사례들도 늘고 있다. 연예인들이 자신의 고향 말을 쓰거나, 콘텐츠에서 방언을 개성 있게 활용하는 모습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이를 통해 방언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확산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 관심이 진정한 의미의 문화 이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방언 사용에 앞서 이 말이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쓰는 것이 맞는지를 알고자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무심코 사용하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