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외래어'에 대한 잘못된 풀이를 추가하지 말아 주십시오. 국립국어원. 2025.07.01
한글문화연대 25년 7월 1일 국민신문고를 이용해 <표준국어대사전에 ‘외래어’에 대한 잘못된 풀이를 추가하지 마십시오.
<국어사전 정보보완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해 주십시오.> 라는 제목의 민원을 전달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외래어’ 항목에 ‘외국에서 들어온 모든 단어’를 포함하는 새로운 풀이를 추가하려는 <국어사전정보보완심의위원회>의 결정은 국어 정책에 혼란을 줌과 동시에 국어 교육 혼란을 유발하기에 이에 대한 민원 2차례 전달해 25년 7월 18일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으로부터 답변을 전달받았다.
[민원 제목] 표준국어대사전에 '외래어'에 대한 잘못된 풀이를 추가하지 말아 주십시오. <국어사전 정보보완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해주십시오.
[민원 내용 전문] [1차] [25.07.01]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외래어’ 개념을 ‘외국에서 들어온 말로, 국어에서 널리 쓰이는 단어, 버스, 컴퓨터, 피아노 따위가 있다.’라고 정의하는 것은 한글맞춤법에서 고유어, 한자어와 함께 외래어를 우리 어휘의 한 갈래로 바라보는 견해와 일치합니다. 이에 제가 2025년 5월 22일에 낸 민원(신청번호 1AA-2505-0889194)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정책과에서는 5월 30일에 적절하고도 마땅한 답변(처리기관 접수번호 2AA-2505-0824242)을 해주었습니다. 이에 따라 외래어 개념 안에 순화해야 할 외국어가 포함되어 있다거나 외래어 자체가 문제라는 식의 말빛이 나지 않도록 2025년 국민의 언어의식조사 문항 작성에 반영하겠다 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립국어원 <국어사전정보보완심의위원회>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의 ‘외래어’ 항목에 이러한 풀이와는 배치되는 외래어 개념을 추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외국에서 들어온 모든 단어’라는 취지의 풀이를 추가하겠다는 것입니다. 즉, ‘버스, 컴퓨터, 피아노’처럼 우리말 대체어가 따로 없어서 외국에서 들어온 말을 그대로 써야 하는 것과 ‘아카이브(기록보관소), 컨츄리(국가), 피플(국민)’ 과 같이 우리말로 충분히 번역하여 사용할 수 있는 말도 외래어라는 개념의 틀 안에 넣겠다는 뜻입니다.
이 결정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국어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혼란을 일으킵니다. 외래어 안에 순화(번역)해야 할 말들을 포함함으로써 ‘외래어 남용, 외래어 순화’와 같은 용어의 사용 가능성을 열어 놓게 되고, 이 때문에 국어 어휘의 한 갈래인 외래어를 순화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혼란을 부릅니다. 또한 그와 반대로 우리가 번역하거나 순화해서 써야 할 외국어를 국어 어휘의 한 갈래로 착각하게 만들어 외국어 남용을 부추길 위험이 큽니다. 이는 5월 30일자 국어 정책과의 답변에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둘째, 표준국어대사전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국민에게 혼란을 줍니다. 하나의 개념에 서로 다르거나 상반되는 풀이가 병존한다면 무엇이 옳은 풀이인지 누구도 판단할 수 없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렇게 혼란스러운 풀이를 접하는 국민들은 언어를 다루는 국립기관에서 혼란스러운 용어를 사용하는 사실에 크게 실망할 것입니다. 이는 문체부의 국어 정책에 대한 불신, 국립국어원과 표준국어대사전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셋째, 초중등 국어문법 교육에 혼란을 일으킵니다. 지금까지 학교문법에서는 외래어를 국어어휘의 한 갈래로 가르쳐왔습니다. 이때 외래어란 우리말 대체어가 없어 국어로 정착한 '버스, 컴퓨터, 피아노' 따위를 가리키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모든 외국 낱말을 외래어라 일컬으면 자라나는 학생들의 국어 정체성에 혼란을 일으키고, 청소년과 젊은 세대의 외국어 남용을 부채질하여 세대 간 소통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국어학자는 자신의 논문에서 자신이 세운 전제 아래 현행 표준국어대사전 풀이와는 다른 의미로 외래어 개념을 사용할 수 있지만, 표준국어대사전은 일부 국어학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국민의 사전입니다. 만일 외국에서 들어온 말 모두를 가리키는 용어가 필요하다면 ‘외국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길 권합니다.
이에 국어사전정보보호심의위원회의 외래어 풀이 추가 결정을 취소할 것을 요구합니다.
[민원 내용 전문] [2차] [25.07.15]
안녕하세요? 한글문화연대 대표 이건범입니다. 민원(1AA-2507-0022349)에서 국어사전정보보완위원회의 결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니 취소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이 사안과 관련하여 국립국어원에서 그동안 ‘한글맞춤법’의 해설에서, 그리고 ‘온라인 가나다’에서 ‘외래어’는 국어 어휘 체계에 정착하지 않은 ‘외국어’와 달리 국어 어휘의 한 갈래로 설명해 왔음을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즉, <표준국어대사전>의 ‘외래어’ 항목에 ‘외국에서 들어온 말’ 모두를 ‘외래어’라고 바라보는 넓은 의미의 개념 풀이를 추가한다면 기존에 정부에서 취해왔던 용어 해설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풀이를 추가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의 혼란과 국어정책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할 것입니다. 이에 한글맞춤법 해설과 온라인 가나다 상담 내용을 추가 자료로 보내니, 신중하게 검토하셔서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1. 한글맞춤법
제1장 총칙 제3항: 외래어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는다.
> 해설
외래어는 다른 언어에서 들어온 말이므로 원어의 언어적인 특징을 고려해서 적어야 한다. 따라서 ‘외래어 표기법’을 정하여 그에 따라 적는 것이 원칙이다. 외래어는 고유어, 한자어와 함께 국어의 어휘 체계에 정착한 어휘라고 할 수 있다.
> 더 알아보기
ㆍ원어에 따른 한국어 어휘 체계
한국어의 어휘 체계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은 원어에 차이가 있을 뿐 모두 한국어 어휘에 속한다. 국어사전에서는 단어의 원어를 밝히고 있다. 고유어에는 원어가 제시되어 있지 않고 한자어에는 한자가, 외래어에는 각 단어의 원어명과 로마자 표기가 제시되어 있어서 이로써 어휘 부류를 알 수가 있다. 외래어는 국어의 어휘 체계에 속하지 않는 외국어와 개념적으로 구별된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그 구별이 명확하지 않을 때가 있다. 현실적으로는 국어사전에 실린 어휘는 외래어, 실리지 않은 것은 외국어로 구별하는 것이 편리하다. 예컨대 ‘보이(boy)’가 ‘식당이나 호텔 따위에서 접대하는 남자’를 의미할 때는 외래어지만 ‘소년’의 뜻으로 쓰일 때는 외국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어를 표기할 때도 외래어 표기법의 원칙을 준용하는 일이 많다.
2. 온라인 가나다 상담
‘외국어’와 ‘외래어’의 구분.
등록일 2020. 1. 16. 조회수 1,878
[질문] ‘하우스’와 ‘다이어리’를 외래어라고 봐야 하나요, 외국어라고 봐야 하나요?
[답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하우스(집)’는 외국어, ‘다이어리’는 외래어로 볼 수 있습니다. 외국어는 ‘다른 나라의 말’이나 ‘외국에서 들어온 말로 아직 국어로 정착되지 않은 단어’를 뜻하고, 외래어는 ‘외국에서 들어온 말로 국어처럼 쓰이는 단어’를 뜻하는데, 실제로 이들을 구분하는 객관적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에서는 대응하는 고유어나 한자어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외국어와 외래어를 구분하기도 합니다만, 적어도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말이라면 외국어로 보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이에 따르면,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는 ‘다이어리(diary)’는 외래어, 올라 있지 않는 ‘하우스’는 외국어입니다.
1과 2의 내용을 반영한다면, 국어사전정보보와위원회에서 ‘외래어’를 ‘외국에서 들어온 모든 말’이라는 취지로 넓게 풀이할 경우에 위에서 예로 든 ‘보이(소년), 하우스(집), 다이어리’는 모두 ‘외래어’가 되고 맙니다. 이는 기존의 ‘외래어’ 의미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또한 ‘외국어’라는 단어의 의미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일 외래어가 ‘외국에서 들어온 모든 말’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면 ‘외래어 이외의 외국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까지 등장하여 혼란을 부채질할 것입니다.
논리적으로 같은 범주와 위상의 용어에 상반되는 두 가지 뜻풀이를 넣는 것은 완벽한 오류이고, 대중에게 혼란을 줄 뿐입니다.
끝.
[국립국어원 답변] [25.07.18]
1. 안녕하십니까? 선생님께서 국민신문고를 통해 신청하신 민원(신청번호 1AA-2507-0022349)과, 관련된 자료를 추가로 보내 주신 2차 민원(1AA-2507-0571477)에 대해 함께 검토한 결과를 다음과 같이 알려 드립니다.
2. 선생님께서는 <표준국어대사전>의 ‘외래어’ 뜻풀이 추가와 관련하여 의견을 남겨 주셨고, 이와 관련하여 검토할 만한 자료들을 추가로 보내 주셨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은 아래와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의견을 남겨 주신 ‘외래어’의 사전 뜻풀이 처리 방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보내 주신 한글맞춤법, 온라인 가나다 상담 등의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적합한 기준에 따라 해당 단어의 뜻풀이 수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오니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