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기] 기획 기사-문화로 배우고 언어로 즐기는 한국 (2)한글, 세계와 소통하는 창이 되다 - 새김 모둠
기획 기사-문화로 배우고 언어로 즐기는 한국 (2)
한글, 세계와 소통하는 창이 되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2기 새김조 김서은, 박규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한국어 교육 시장
한류의 전 세계적 인기로 한국어 학습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한국어 학습 시장 규모는 2024년 7.2억 달러에서 2025년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5.1%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세계 언어 교육 시장에서 매우 빠른 성장세 중 하나로, 중국어를 제치고 일곱 번째로 많이 배우는 언어로 부상했다.
외국어 학습 앱을 운영하는 기업 듀오링고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어 학습자 수는 2년 전 906만 명에서 2024년 1,770만 명으로 95% 증가했다. 이는 스페인어(64%), 프랑스어(52%), 일본어(77%)보다 높은 성장률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폭발적인지를 보여준다. 특히 '오징어 게임' 시즌1 공개 직후 듀오링고에서 한국어 학습자는 40% 이상 증가했으며, 시즌2 출시에 맞춘 협업 캠페인으로 이러한 열풍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영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이 아닌 일반 국가의 언어가 이렇게 주목받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넷플릭스 등 인터넷 유통 배급사와 유튜브의 발달로 한류가 더욱 탄력을 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에서 언어까지, 세계를 물들이는 한류
한류 작품은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한글을 ‘문화적 이미지’로 소비하게 만든다. 대사, 간판, 소품 속에 등장하는 한글은 작품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언어를 모르는 이들에게도 시각적 호기심과 학습 동기를 부여한다.
넷플릭스와 같은 배급사의 세계적인 보급은 이러한 한글 노출 효과를 극대화했다. 외국 팬들은 드라마 속 대사를 장면사진으로 저장하거나 누리소통망에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멋있고 배우고 싶은 언어’로 인식한다. 일부는 드라마 속 문구를 패션 소품이나 타투로 새기며, 한글을 한국 문화의 대표적 상징으로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열성 팬 문화와 결합하여 더욱 증폭된다. 팬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글을 활용해 2차 창작물을 만들거나 자체적으로 상품을 디자인한다. 이 과정에서 한글은 특정 드라마나 케이팝 가수들을 상징하는 기호가 되며, 이를 소유하고 사용하는 행위는 열성 팬의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정체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한글이 언어를 넘어 열성 팬의 공동체를 묶는 강력한 문화적 코드로 기능하는 것이다.
이는 언어 확산의 전통적 경로와는 전혀 다른 흐름이다. 교과서 속 문법보다, 콘텐츠 속 생생한 맥락과 감정이 먼저 다가오고, 그 경험이 언어 학습의 강력한 동기가 된다. 결국 한글은 한국의 역사·사회·정서를 담은 ‘문화의 그릇’으로서, 세계인의 일상과 정서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는 한류 문화 산업을 통해 한글이 단순한 소통의 도구를 넘어 ‘문화적 대표 상징’으로 소비되는 방식으로 한글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사실이 있다. 교과서 속 문법이 아닌, 작품 속 생생한 맥락과 감정으로 먼저 언어를 접한 세계인들은 한글을 자신의 소품이나 누리소통망에 활용하며 문화 자체를 향유한다. 결국 한글은 한국의 정서를 담은 ‘문화의 그릇’으로서 세계인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며, 언어 확산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기업이 주목한 한류 학습 열풍
단순한 한류 영상 감상을 넘어, 가사를 깊이 이해하고, 드라마 대사를 생생하게 따라 하며, 한국인과 직접 소통하고자 하는 열망이 학습 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흐름을 포착하고 한국어 교육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며, 혁신적인 학습 도구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듀오링고와 넷플릭스의 협업이 있다. 두 회사는 전 세계적 현상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의 대사와 장면을 활용한 한국어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사용자들은 드라마의 명대사를 따라 읽으며 맥락에 맞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문화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영상 소비와 학습을 결합한 이 독창적인 모델은 학습자의 지속성과 몰입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더불어 연예 기획사 빅히트는 소속 가수인 ‘방탄소년단(BTS)’의 공연 영상과 인터뷰를 교육 자료로 활용한 ‘런 코리안 위드 비티에스(Learn Korean with BTS)’라는 짧은 영상물을 기획하며, 전 세계 팬들을 한국어 학습자로 적극 유치하였다. 세종학당재단은 ‘도깨비’ 같은 한국 드라마의 핵심 장면을 수업 자료로 채택해 학습 흥미를 크게 높였다. 유튜브에서도 드라마 대사를 심층 분석하고 한국어 표현을 알려 주는 교육용 채널이 다수 개설되어 있다.
첨단 기술 시대 속 한국어 학습
한국어 교육은 이제 전통적인 교실 수업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 세계적인 인터넷 배급사와 문화 콘텐츠를 통한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 ‘즐기는 언어’로서의 한국어는 문화와 교육을 연결하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참신한 사업 모델은 전 세계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
한국어 교육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교육 방법이 도입되고 있다. 세종학당재단은 '메타버스 세종학당'을 통해 3차원(3D) 가상공간에서 한국어 도우미, 다른 학습자, 인공지능과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곳에서는에서는 시장, 공항, 식당 등 다양한 상황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학습자가 직접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한국어 교육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가상현실 환경에서는 실제와 유사한 한국어 사용 환경을 제공하여 몰입형 학습 경험을 만들어내고, 증강현실 기술은 교과서 속 단어나 문장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학습자의 이해를 돕는다.
한국어 교육에서는 게임화(Gamification) 방법론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연구진은 포인트, 배지, 리더보드(순위표), 레벨, 미션수행 등 12가지 게임화 요소를 도출하여 한국어 교육에 적용하는 방법론을 개발했다. 이는 한국의 영화, 드라마 등을 활용한 문화 교육과 결합되어 학습자의 몰입도와 지속성을 높이는 효과를 보인다.
빅데이터와 심화 기계 학습(딥러닝)을 활용한 어휘 선정 시스템도 도입되고 있다. 인터넷상의 어휘를 추출하고 비교·분석하여 공통 어휘 목록과 사용 빈도가 높은 어휘를 선별하는 시스템이 개발되어 더욱 효과적인 한국어 어휘 교육이 가능해졌다.
미래를 향한 전망; 한국어의 위상 변화
이제 한국어는 한류 문화의 파급력과 결합하여, 국제적 소통의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국의 일상과 생활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 한류 문화를 통한 한국어 학습은 학습 동기와 지속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며, 언어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문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드라마, 케이팝, 영화, 만화(웹툰) 등 다양하게 학습 자료로 활용함으로써, 외국인 학습자는 실생활과 밀접한 맥락에서 생생한 한국어 표현을 습득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적인 가치와 감정을 체험하고 세계 여러 팬덤 공동체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새로운 ‘세계 문화’ 형성으로 이어진다. 앞으로도 한국어 교육은 세계 문화 창조의 장이자, 다양한 혁신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중심축으로 더욱 확장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