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대학생기자단

[12기] 쉬운 우리말로 연 ‘쉬운 우리말글 기자상’ - 12기 기자단 이준학

한글문화연대 2026. 3. 18. 10:20

지난 16일 한국언론진흥재단(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실에서 제3회 쉬운 우리말글 기자상 시상식이 열렸다. ‘쉬운 우리말글 기자상은 외국어 표현 대신 쉬운 우리말을, 외국 글자 대신 한글을 모범적으로 사용하여 시민의 이해를 도운 기자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글문화연대가 공동 주최하고 한글문화연대가 주관한다.

 

이번 시상식은 준비 과정부터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으로서 사회를 맡게 된 나는 행사 대본을 읽으며 뜻밖의 사실을 마주했다. 그동안 여러 행사에서 당연하게 여기며 들어왔던 용어들이 실제로는 소통을 방해하는 장벽이었다는 점이다.

 

 

관습적인 한자어 사용

착석, 내빈. 행사를 진행하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관습적인 한자어 사용이었다. “내빈 여러분께서는 자리에 착석해 주십시오라는 문장은 전형적인 행사용 문구다. 하지만 착석(着席)’은 일상에서 자주 쓰지 않는 한자어이다. 또한 내빈(來賓)은 오신 손님을 뜻하는 단어로 올 래 ()를 사용하지만, 본래 의미와 상관없이 손님의 내부와 외부를 구분 짓는 표현으로 오해받곤 한다. "오신 분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 주시길 바랍니다" 정도로 충분한 문장은 관습에 박힌 표현으로 인해 새로운 소통의 장벽을 만들고 있었다.

 

습관이 된 복잡한 관용구

행사 진행에 깊게 자리한 어색한 말도 시각을 바꿔야 할 대상이었다. 사회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모호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군더더기 표현이다. "시작합니다"라는 명확한 말로 충분한 의미 전달이 가능하다.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처럼 끝을 흐리는 말투 또한 마찬가지다. 역시 "해주십시오" 혹은 "부탁드립니다"와 같이 간결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말을 어렵게 하는 것이 격식인가

공적인 자리에서 우리는 왜 어려운 말을 선택할까. 시상식 준비 과정에서 마주한 원인은 심리적 장벽이었다. 쉬운 말을 쓰면 행사가 가벼워 보이거나 예우가 부족해 보일까 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시상식에서 알게 된 본질은 달랐다. 바로 청중을 향한 말은 그들이 단번에 이해하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어려운 말은 새로운 장벽의 발현일 뿐이라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한글문화연대와 준비하게 된 '쉬운 우리말글 기자상'은 내가 청중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어 놓았다. 바로 사회자는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청중을 위해 말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적인 말하기는 권위의 장벽을 허물고 공감을 연결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정보 전달의 의무를 진 사람이 가져야 할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