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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기] 왜 ‘근로자의 날’이 아닌 ‘노동절’이어야 하는가?- 13기 기자단 강수진

한글문화연대 2026. 7. 14. 15:56

근로자의 날이 아닌 노동절이어야 하는가?

 

대학생기자단 13

강수진 soojkang222@gmail.com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

무엇을 노동으로 볼 것인가, 노동절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

 

올해 51일은 노동절로 이름이 바뀌며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작년 11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을 전면 개정해 법률명을 노동절 제정에 관한 법률로 바꾸고, 기념일 명칭을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 변경했다. 지난 4월에는 정부가 노동절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해 더 많은 노동자가 휴식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동안 근로자의 날 휴일 대상에서 제외됐던 공무원과 교사를 비롯해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이 함께 쉴 수 있는 날이 된 것이다.

 

여태껏 근로자의 날은 실로 근로자중심의 날이었다. 근로자의 날은 공휴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교사는 이날 쉬지 못했다. 특수고용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 역시 고용 형태의 특성상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법적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을 하고 있음에도 법적 근로자로는 인정받지 못했던 이들의 현실은 올해 노동절이라는 이름을 되찾으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노동절 명칭 변경과 공휴일 지정이 노동의 가치와 존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공휴일 지정은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뿐 아니라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4개국에서 이미 노동절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노동절로의 명칭 변경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20대 대학생 박 모 씨는 막노동이나 감정 노동과 같이 노동이라는 단어가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용례를 살펴보았을 때 근로라는 단어보다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명칭 변경이 노동권 개선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지도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근로노동의 차이

 

근로의 사전적 정의는 부지런히 일함이다. 그렇기에 근로자의 날은 일하는 사람을 수동적으로 표현한다는 지적이 노동계에서 꾸준하게 제기되곤 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은 근로라는 용어가 부지런히 일함에서 더 나아가 부지런해야 함이라는 국가의 통제적이고 강제적인 의미가 있다고 해석한다.

반면 노동이란 단어에는 몸을 움직여 일을 함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해 육체적,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라는 의미가 있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노동근로보다 주체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노동이라는 단어는 일하는 자들에게 주체성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노동 행위의 범위까지 넓힐 수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4월 말 발표한 첫 번째 노동절이 던지는 질문보고서에서 노동이라는 표현이 어떤 노동을 보호 대상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노동절 명칭 변경을 그저 기존 용어를 대체하는 문제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현행 제도가 어디까지를 노동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누구까지를 보호 대상으로 포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이끈다는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모두에게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노동절의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무엇을 노동으로 인정할 것인가?

 

근로에서 노동으로의 용어 전환은 법적 권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을 법망 내부로 포섭하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다만 이러한 논의는 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지에 집중되어 있다. 노동 관련 학계에서는 이 지점에서 노동자의 법률상 지위를 넓히는 것을 넘어, ‘무엇을 노동으로 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음을 꾸준히 주장해 오고 있다.

 

노동절이라는 이름의 회복은 단순한 명칭 변경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우리에게 무엇을 노동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모색하도록 한다. 기술 발전에 따라 플랫폼 노동과 특수고용 노동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는 만큼, 노동의 범위와 보호 대상을 둘러싼 논의 역시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