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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325] 성기지 운영위원 내일(5일)이 경칩이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는, 새봄의 문턱이다. 그러나 도시는 아직 을씨년스럽고, 사람들은 입마개를 한 채 종종걸음을 치고 있으며, 일터와 집 외에는 어디에도 발걸음을 멈추고 싶어 하지 않는다. 코로나19는 새봄의 다사로운 기운이 우리 사회의 문턱을 넘어올 수 없도록 가로막고 있다. 경칩이 되었지만, 개구리도 코로나19의 서슬에 잠에서 깨어날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럼에도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우리말 ‘봄’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이 각자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어떤 학자는 따뜻한 온기가 다가온다는 뜻으로, ‘불(火)’과 ‘오다’의 명사형인 ‘옴(來)’이 결합된 뒤에 이 ‘불옴’이 ‘봄’으로 변천해 왔.. 2020. 3. 4.
진달래와 개나리 [아, 그 말이 그렇구나-228] 성기지 운영위원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사람들이 느긋할 수 있는 까닭은, 곧 봄볕이 따스해지고 산과 들에 꽃이 필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봄을 알리는 꽃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것이 진달래와 개나리라고 생각한다. ‘개나리’는 옛 차자 표기에서 ‘가히나리’란 형태로 나타난다. 500년 전까지만 해도 ‘개’를 ‘가히’라고 했기 때문에, ‘가히나리’가 ‘개나리’로 변화한 시기는 대개 16세기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개’가 접두사로 쓰여 파생어를 만들 때에는 ‘야생 상태’라든지 ‘질이 떨어진다’는 의미를 보태주게 된다. 꽃 중에서 백합을 가리키는 우리말이 ‘나리’인데, 여기에 ‘개-’를 붙여서 ‘개나리’라고 하면 ‘질이 떨어지는 나리’를 가리키게 된다. 여기에.. 2018. 3. 21.
봄새 별고 없으신지요? [아, 그 말이 그렇구나-30] 성기지 운영위원 사자성어 가운데 ‘삼춘가절’이라는 말이 있다. 봄철 석 달의 좋은 시절을 뜻하는 말로서 3, 4, 5월을 삼춘가절이라고 한다. 3월 하고도 중순이 되었지만 아직도 아침저녁으로는 찬 기운이 남아 있어서 겨울옷을 벗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길나무 가지마다에 푸릇푸릇 돋은 싹들을 보니, 곧 봄을 만끽할 수 있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리라 생각된다. 봄이 되면서 직장인들은 몸이 자주 나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봄철에 느끼는 나른한 기운을 ‘봄고단’이라고 한다. 흔히 한자말로 ‘춘곤증’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예부터 우리 한아비들은 “요즘 봄고단을 느끼는지 낮에도 자꾸 졸음이 옵니다.”처럼 말하고 썼다. 봄고단을 이겨내려면 일을 할 때 몸을 되도록 많이 움직이.. 2014.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