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양말2

양말을 기웁니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292] 성기지 운영위원 하지를 지나 소서를 앞둔 요즘이야말로 농촌은 논밭 일과 농장 일, 과수원 일에 한창 일손이 달리는 때이다. 그래서인지 절에서 수행하는 스님들도 산문 밖을 나서서 일손을 거들고 있는 모양이다. 신문을 읽다가 “스님이 바쁜 일손을 도웁니다.”라는 기사문을 보았다. 언젠가 텔레비전 방송에서도 초등학생들의 방학숙제가 화제가 되며 “엄마가 숙제를 도웁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드물지 않게 “불우 이웃을 정성껏 도웁니다.”라고 쓴 기사들도 눈에 띈다. 그런가 하면, 라디오 방송에서 “재봉틀이 헤지고 짧아진 교복 치맛단을 꼼꼼하게 기웁니다.”라는 기자의 현장 중계 목소리를 들었다. “할머니께서 구멍 난 양말을 기웁니다.”라는 문장도 어느 글에선가 본 듯하다. .. 2019. 6. 26.
양말과 호주머니 [아, 그 말이 그렇구나-106] 성기지 운영위원 양말과 호주머니 우리말에는 개화기 이후에 서양에서 들어온 물건에 ‘양(洋)-’을 붙여 이름을 지은 것이 많이 있다. 그 말들 가운데는 오랫동안 쓰이다보니까 마치 고유어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양말’이란 말도 고유어가 아니라 한자말이다. 서양에서 버선과 비슷한 것이 들어오니까 버선을 뜻하는 ‘말’에 ‘양-’ 자를 붙여서 ‘양말’이라고 한 것이다. 물을 긷는 데 쓰는 질그릇 ‘동이’에 ‘양-’ 자를 붙여 ‘양동이’라 하였고, 서양에서 받아들인 잿물이라는 뜻으로 ‘양잿물’이라는 낱말을 만들어 써 왔다. 이 밖에도 ‘양배추, 양변기, 양송이, 양은냄비, 양재기, 양철, 양파’ 등 매우 많은 말들이 있다. 서양에서 온 물건에 ‘양-’을 붙인 것처럼, 중국에서.. 2015.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