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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누리2

죄받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284]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에게 익숙한 낱말 가운데 본디 뜻과 정반대로 쓰이고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죄받다’는 말도 그 가운데 하나다. “동물을 학대하면 죄받아.”처럼, 흔히 ‘죄받아’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잘 알고 있듯이, 죄와 벌 이 두 낱말은 서로 반대말로서 죄를 지으면 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동물을 학대하면 벌 받아.”와 같이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벌을 받다’는 뜻으로 ‘죄받다’가 쓰이고 있는 것이다. ‘죄를 짓다’, ‘벌을 받다’는 분명히 구별해서 써야 할 말들이지만, “죄에 대하여 벌을 받다.”는 뜻으로 ‘죄받다’가 쓰인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렇게 본디 뜻이 반대로 옮겨간 낱말 가운데에는 ‘에누리’라는 말도 있다. ‘에.. 2019. 5. 2.
금새, 장금, 뜬금, 에누리 [아, 그 말이 그렇구나-227] 성기지 운영위원 흔히 ‘시세’나 ‘시가’라고 하면 ‘일정한 시기의 물건값’을 말한다. “요즘 시세가 좋다.”고 하면, 요즘의 물건값이 좋다는 뜻이 되겠다. 그런데 시장을 보러간 주부들이 두부나 달걀을 사면서 “요즘 식료품 시세가 많이 올랐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두부 값이나 달걀 값을 말할 때에는 시세 대신에 우리말 ‘금새’를 사용하면 된다. ‘금새’는 물건의 값을 말하기도 하고, 또는 물건값의 비싸고 싼 정도를 뜻하기도 하는 순 우리말이다. 그리고 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사는 금새를 ‘장금’이라고 한다. 채소나 고기 값이 많이 오른 것 같으면 소비자 입장에서 “오늘은 장금이 좋지 않구나.” 하고 말할 수 있다. 장금과는 반대되는 말 가운데 ‘뜬금’이란 것이 있다. 뜬.. 2018.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