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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이야기91

한글 아리아리 749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49 2019년 12월 12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망고하다 - 성기지 운영위원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우리 세대가 추운 겨울에 할 수 있었던 놀이는 주로 썰매 타기와 연 날리기였다. 특히 시린 손으로 얼레를 돌리며 연을 날리던 추억은 찬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한없이 다사로운 기억으로 떠오른다. 얼레는 연줄을 감을 수 있도록 나무로 만든 기구이다. 그런데 연이 바람을 제대로 타게 되면 얼레에 감긴 줄을 모두 풀어줄 때가 있다. 이처럼 “연을 날릴 때에 얼레의 줄을 남김없이 전부 풀어 주다.”는 뜻으로 쓰이는 순 우리말이 ‘망고하다’이다. 연줄을 망고하고 나서 까마득히 하늘로 날아가는 연을 바라보던 아이. 쉰 해가 흐른.. 2019. 12. 13.
한글 아리아리 748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48 2019년 12월 5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산통 깨는 사람들 - 성기지 운영위원 다 되어 가는 일이 뒤틀리는 것을 “산통이 깨지다”고 한다. 이때의 산통은 점치는 데 쓰는 산가지를 넣은 통을 가리킨다. 산가지는 숫자를 세는 데 쓰던, 젓가락처럼 생긴 물건이다. 산통을 흔든 다음에 산가지를 뽑아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점쳤다. 이때 점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산통을 빼앗아 깨뜨려 버렸는데, 이처럼 어떤 일을 이루지 못하게 뒤집어 버리는 것을 두고 “산통 깨다”고 하게 되었다. 요즘 나라 안팎에서 산통 깨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중국과의 우호적 협상을 바라는 미국 기업인이나 일부 공화당 의원들에게는 홍콩 인권법에 서명.. 2019. 12. 6.
한글 아리아리 747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47 2019년 11월 28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호박씨 - 성기지 운영위원 관용구나 속담 가운데는 주로 민간어원이라 확인할 수는 없는 것들이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뒷구멍으로 호박씨 깐다.”는 속담이 있는데, ‘겉으로는 어리석은 체하면서도 남 몰래 엉큼한 짓을 한다’는 뜻이다.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까놓은 호박씨가 참 많다. 뉴스를 검색할 때마다 호박씨가 우르르 쏟아진다. 그러면 이 속담에는 어떤 이야기가 깃들었을까? 옛날에 아주 가난한 선비가 살았는데, 이 선비는 글공부에만 매달리고 살림은 오로지 아내가 맡아서 꾸려 나갔다. 그런데 어느 날 선비가 밖에 나갔다 돌아와서 방문을 여니까 아.. 2019. 11. 29.
한글 아리아리 746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46 2019년 11월 21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알나리깔나리 - 성기지 운영위원 ‘알나리깔나리’는 아이들이 동무를 놀리는 놀림말인데 ‘얼레리꼴레리’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어릴 때 냇가에서 헤엄치다가 속옷이 물살에 벗겨지자 동무들이 둘러싸고 “얼레리꼴레리~, 고추 봤대요~.” 하고 놀렸던 기억이 난다. 창피했지만 마음을 다치지는 않았다. 이처럼 우리의 전통적인 놀림말은 놀이의 성격을 띤 채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그 나름대로의 독특함으로 우리말을 맛깔스럽게 만드는 데에 한몫을 해왔다. 울산지방에서 구전돼 내려오는 놀림말 가운데 “달았다, 달았다, 황소부지깽이가 달았다.”가 있다. 아주 화가 많이 나 있는 상대방의.. 2019. 11. 22.
한글 아리아리 745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45 2019년 11월 14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벽창호 - 성기지 운영위원 매우 우둔하고 고집이 센 사람을 가리키는 ‘벽창호’라는 말이 있다. 언뜻 벽창호라 하면 벽에 창문 모양을 내고 벽을 쳐서 막은 부분이 떠올려진다. 빈틈없이 꽉 막힌 벽이 고집 센 사람의 우둔하고 답답한 속성과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을 가리키는 관용어 ‘벽창호’는 건물의 ‘벽창호’(‘벽’과 ‘창호’를 합한 복합어)와는 전혀 관련 없는, ‘벽창우’(‘벽창’과 ‘우’를 합한 복합어)가 변하여 굳어진 말이다. ‘벽창우’에서의 ‘벽창’은 평안북도의 ‘벽동’과 ‘창성’이라는 지명에서 각각 한 자씩 따와 만든 말이고, ‘우’는 소를 뜻하.. 2019. 11. 15.
한글 아리아리 744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44 2019년 11월 7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홀아비김치 - 성기지 운영위원 온종일 가게 일에 시달리다가 밤늦어서야 돌아오는 아내가 안쓰러워 대신 맡게 된 집안 일이 벌써 스무 해가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퇴근하고 짬짬이 돌보는 살림이라 크게 힘들 것은 없지만, 날마다 식탁 꾸리는 일은 여전히 신경 쓰인다. 게다가 입동을 앞둔 요즘에는 싱싱한 채소가 귀해지면서 반찬 장만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럴 때는 묵은 김치를 많이 먹게 되는데, 김치 가운데 “굵기가 손가락보다 조금 큰 어린 무를 무청째로 여러 가지 양념을 하여 버무려 담근” 김치가 있다. 바로 총각김치이다. 지난날 우리 겨레는 성년이 되기 전 사내아이의 머리를 땋.. 2019. 11. 8.
한글 아리아리 743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43 2019년 10월 31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북새통 - 성기지 운영위원 서른 해 가까이 광화문 쪽 일터에 드나들다 보니 갖가지 집회와 소음에 익숙해져 버렸다. 창밖으로 들리는 확성기 소리, 뜻 모를 구호나 선동에도 아랑곳없이 학술지와 월간지 교정 교열을 거뜬히 해낼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편집자는 간행 날짜를 맞추기 위해 때로는 주말 출근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요즘 토요일 출근은 꿈도 꾸지 못한다. 아무리 30년 내공이 쌓였어도, 땅이 흔들리는 듯한 광화문 네거리의 북새통에는 견딜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북새통’은 많은 사람이 들끓어 북적북적한 상태를 나타낸 말이다. 예를 들면 전쟁 같은 난리 통을 북새통이라.. 2019. 11. 1.
한글 아리아리 742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42 2019년 10월 24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언론에 나온 우리] '짧았던 행복의 기억' - 이건범 대표 [한겨레21 제1283호에 실린 기사] ‘짧았던 행복의 기억’ ‘행복의 실천’ 편으로 돌아온 김아리의 행복연구소, 투옥·기업 도산·파산·시각장애 겪은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한글날이면 바빠진다. 연대는 공공 영역에서 쉬운 말을 쓰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민주화운동으로 감옥에 두 번이나 갔지만, 간수 눈을 피해 화투판을 벌이고 요리 경연을 벌이고 감방을 꾸미는 등 징역살이의 고단함을 ‘놀이하는 인간’이 되어 돌파했다. ‘기업 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복합문화 기업의 꿈을 갖고 세웠던 회사는 한.. 2019. 10. 25.
한글 아리아리 741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41 2019년 10월 17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비빔밥] 오슬로에서 세계인 앞에 선 한글문화연대 - 이건범 대표 2019년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플레인 2019’에 참석하여 한국에서 한글문화연대가 벌이는 쉬운 말 운동을 소개하였다. 플레인(PLAIN Plain Language Association International)은 ‘국제쉬운언어협회’. 쉬운 단어와 분명한 문장을 사용하여 민주주의와 정의를 발전시키고 사회의 신뢰를 높이며, 쓸데없는 소통 비용을 줄이자는 ‘쉬운 언어(플레인 랭귀지 Plain Language)’ 운동 국제 조직이다. 1997년 캐나다에서 만들어져 지금은 35개 나라의 개.. 2019.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