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63]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 속담 가운데 ‘장을 지지다’는 말이 있다. 자기가 주장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장담할 때 ‘장을 지지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 속담이 어떤 의미에서 생긴 말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있다. 이때의 ‘장’을 ‘掌’(손바닥 장)으로 보면 ‘장을 지지다’는 ‘손을 지지다’로 해석되고, ‘장’을 된장이나 간장을 뜻하는 ‘醬’(젓갈 장)으로 보면 ‘장을 지지다’는 ‘장을 끓이다’로 해석되며, ‘장’을 ‘章’(글 장)으로 보면 ‘인장(印章)을 지지다’로 이해된다.


그런데 이 속담은 그냥 ‘장을 지지다’로만 전해지지 않고 “손에 장을 지지겠다.”, “손바닥에 장을 지지겠다.”처럼 구전되어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손이나 손바닥을 중복해 쓴 ‘掌’보다 ‘醬’ 또는 ‘章’으로 보는 편이 더 자연스럽다. ‘醬’으로 본다면 “손바닥에 장을 지지겠다.”라는 표현은 ‘손바닥에 된장이나 간장을 분 다음 손바닥 밑에 불을 대어 끓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달리, ‘章’으로 본다면 “손바닥에 장을 지지겠다.”라는 표현은 ‘인장을 불에 뜨겁게 달궈서 손바닥에 지지다’로 풀이된다.


이 속담은 자기가 장담한 내용이 맞지 않으면 바로 그러한 큰 고통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어마어마한 고통을 감수한다는 뜻에서 醬’과 ‘章’ 둘 다 꿰어 맞출 수 있다. 실제 조선시대 형벌 가운데 하나로 죄인의 양팔을 벌려서 붙들어 매고 인두 형태의 장(章)을 불에 달궈서 그 손바닥에 지지는 것이 있었으니, ‘章’에는 역사적 사실까지 뒷받침된다. 어느 쪽이든 이 속담은 “내 손에 장을 지져라.”보다는 “내 손바닥에 장을 지져라.”가 바른 표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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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