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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닭도리탕? 닭볶음탕? - 김현규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6. 11. 30.

 닭도리탕? 닭볶음탕?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김현규 기자

kim00294@naver.com

 

한국에서 즐겨 먹는 닭볶음탕. 언제부턴가 닭도리탕이 틀린 표현이라고 하면서 닭볶음탕으로 순화하여 사용해왔다. 하지만 닭도리탕이 우리말이라는 의견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과연 어떤 말이 맞을까?

 

국립국어원은 닭도리탕을 왜 틀린 표현으로 보고 있을까?  
국립국어원은 이에 대해 ‘도리’라는 말이 ‘새’를 뜻하는 일본어이며 닭도리탕이라는 단어는 일본의 잔재가 남아있는 단어로 보고 있다.

국립국어원 답변

그래서 어원과 상관없이 국립국어원에서 순화한 닭볶음탕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런 관점의 말은 ‘너희는 그냥 우리가 정한 것을 수용해라.’ 라는 ‘무조건 수용’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어원은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다면 닭도리탕이라는 말을 순화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닭도리탕이 우리말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닭도리탕의 ‘도리’는 ‘도리치다’와 같이 ‘토막내다’의 뜻으로, 즉 닭을 토막 내어 만든 탕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닭도리탕은 일제강점기 영향을 받기 이전부터 사용되어온 말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장인 권영학씨는 “닭도리탕, 꿩도리탕, 토끼도리탕의 기록이 1920년대 문헌(조선무쌍신식요리법 등)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 즉 일제병탄기 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닭도리탕을 즐겨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립국어원의 의견을 수용한다면 “토끼도리탕이라는 단어에서 왜 도리가 들어갔는지 의문점이 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음식문화평론가 윤덕노씨도 수년 전 한 일간지 기고에서 “1925년 ‘해동죽지(海東竹枝)’와 1924년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도 한자로 ‘도리탕(桃李湯)’이라고 쓴 음식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며 “이 ‘도리’가 새의 일본어 발음이 아니라 우리말이거나 한자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이외수 작가와 음식칼럼리스트 황교익씨도 닭도리탕은 우리말이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즉, 닭도리탕은 일제병탄기 전부터 조상들이 즐겨 먹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데 도리가 일본말이 아닌 우리말로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해동죽지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이에 반해 국립국어원은 특별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 문제가 지금까지 계속되어왔지만 특별한 근거도 없이 맹목적으로 닭볶음탕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 ‘닭볶음탕’ 대체어를 정확히 언제 만들었고 제시했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국립국어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아직도 이러한 논란 속에서 사전에는 닭도리탕은 “닭볶음탕의 잘못”으로만 기재되어 있다. 닭도리탕이 잘못 쓰인 단어가 아닌 것부터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아무 근거 없는 국립국어원의 ‘닭볶음탕’ 규명은 혼란을 더욱 가중할 뿐이다.

어원의 중요성을 생각해야 한다. 닭도리탕이 일본어 잔재일 수 있다는 주장은 대한민국이 일제병탄기를 겪고 현재까지 사용하는 일본어 잔재들이 많아서인데 의심만으로 단어를 틀렸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어원을 제대로 찾아서 제대로 밝히는 게 맞다. 사실 근거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제시해왔다. 만약 이도 저도 확실하지 않다면 닭도리탕이 일본어 잔재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국립국어원은 국민의 혼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이제라도 제대로 찾고 연구해주기를 바란다.

 

한 누리꾼의 주장

‘가xx xx의 한 누리꾼의 발언’

한편,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닭도리탕이 순우리말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누리꾼도 보인다. 이 누리꾼은 닭도리탕의 일본식 이름은 ‘토리스끼야끼’라며 닭도리탕이 순 우리말이라는 주장과 함께 자신이 태어난 곳과 외할머니의 연세를 이야기하면서 신빙성을 더했다. 여기서 ‘스끼야끼’는 일본식 불고기, 전골이라 말할 수 있고 ‘토리’는 닭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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