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00] 성기지 운영위원


 

사과나 배 같은 과일을 살 때 아무래도 크고 싱싱하고 빛깔이 선명한 것을 고르게 된다. 이처럼 과일 가운데서도 비교적 크고 좋은 것을 순 우리말로 ‘머드러기’라고 한다. 생선을 고를 때에도 마찬가지로 가장 굵고 싱싱한 것을 ‘머드러기’라고 하는데, 이를 사람에 비유해서 여럿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사람을 역시 ‘머드러기’라고 할 수 있다. 새 정부가 출범 100일을 지나면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인사 문제만큼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각 부처별로 그 분야의 머드러기를 잘 골라 뽑았는지는 앞으로 몇 년 간 지켜보면 밝혀질 것이다.


‘머드러기’와는 반대로, 쓸 만한 것을 골라내고 남은 물건을 잘 알다시피 ‘부스러기’라고 한다. 이 말 역시 사람에 비유해서, 아무 것에도 도움이 전혀 안 되는 하찮은 사람을 ‘부스러기’라 할 수 있다. 이 부스러기와 비슷한 뜻으로 여러 명사 앞에 붙여 쓰는 ‘군’이라는 우리말이 있다. ‘군-’은 ‘쓸데없는’ 또는 ‘가외로 덧붙은’이라는 뜻을 지닌 접두사다. 없어도 되는 쓸데없는 것을 ‘군것’이라 하는 것처럼, ‘군살, 군기침, 군말, 군식구’ 등 많은 파생어가 만들어져 쓰이고 있다. 특히, 필요 없는 사람을 ‘군사람’이라 한다.


군사람이 되지 않고 머드러기가 되려면 우선 말을 참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그동안 정부 각료나 정치인들의 처신을 통해 여러 차례 실감하였다. 지난해 있었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그랬고, 이번 새 정부에서 중책을 맡은 인사들에게서도 더러 느껴진다. “군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는 속담도 있다. 말이 많으면 실언이 많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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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