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04] 성기지 운영위원

 

밀물과 썰물을 흔히 ‘조석’이나 ‘조수’라 하고, “조수가 밀려든다.”처럼 말하고 있지만, 밀물과 썰물은 우리말로 ‘미세기’라 한다. 그리고 이 미세기가 드나드는 곳을 우리말로 ‘개’라 한다. 지금은 ‘개’를 한자말 ‘포’로 바꾸어 땅이름으로 쓰고 있지만, 본디 ‘목포’는 ‘목개’였고, ‘무창포’나 ‘삼포’ 등도 ‘무창개, 삼개’로 불리었다. 비록 땅이름의 ‘개’는 ‘포’에 밀려났지만, 그렇다고 ‘개’란 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때때로 간척 사업이 언론에 오르내릴 때 접하게 되는 낱말이 바로 ‘개펄’과 ‘갯벌’이다. 이 말들에 ‘개’가 들어있다. 이 두 말이 되살아나 쓰이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인데, 두 낱말이 잘 구별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개펄’은 갯가의 개흙(갯가의 검은 흙)과 그 개흙이 깔린 곳을 가리키고, ‘갯벌’은 갯가의 넓은 땅이나 바닷물이 드나드는 모래톱을 일컫는다. 다시 말하면, 강물이 바다로 흘러드는 곳이나, 밀물과 썰물의 차가 비교적 큰 해안 지역에 검은 흙이 곱게 깔려 있으면, 그곳이 ‘개펄’이다. 그리고 개흙과는 관계없이 바닷물이 드나드는 바닷가의 넓은 모래벌판을 싸잡아서 ‘갯벌’이라고 부르면 된다.


환경 단체들이 지키고자 애쓰는 것은 ‘갯벌’보다는 ‘개펄’이다. ‘개펄’은 한자말로 ‘간석지’라고도 하는데, 썰물 때에 조개나 게를 잡으러 나가는 곳도 이곳이다. “개펄이 죽어간다.”, “개펄 살리기” 들과 같은 말에서는 ‘갯벌’이 아니라, ‘개펄’로 써야 하는 것에 유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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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