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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에코델타동?, 여기 한국 맞나요 - 정채린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4. 4. 3.

에코델타동?, 여기 한국 맞나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10기 정채린 기자

jcr7710@naver.com

 

75개 한글 단체로 구성된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동 이름 반대 국민운동본부’는 8일 오전 11시 40분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시는 국적 없는 외국어 이름 ‘에코델타동’ 추진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출처_부산일보

 

지난 8일 한글문화연대 등 75개 한글 단체로 구성된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동 이름 반대 국민운동본부는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시는 국적 없는 외국어 이름 에코델타동추진을 즉각 철회하라며 반대 집회를 열었다.

 

부산 강서구청이 전국 최초로 법정동 명칭을 에코델타동이라는 외국어로 정하려 했기 때문이다.

 

에코델타동? 그게 뭐야

지난해 12월 부산 강서구청이 지명위원회를 열어 선정한 강동동·명지1·대저2동에 걸쳐 있는 신도시인 에코델타시티의 새 법정동 이름이다. 법정동은 신분증과 재산권 관련 문서 등 법률 행위 때 사용하는 것으로 행정기관이 편의로 설정한 행정동과는 구분된다. 2012년부터 부산시 등이 2028년까지 3만 가구 규모로 조성 중인 친환경 스마트 신도시인 에코델타시티는, 환경을 뜻하는 에코(eco)와 낙동강 삼각주를 뜻하는 델타(delta)를 합성한 이름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개발 등으로 여러 구역이 합쳐지면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새 법정동을 만들 수 있고, 에코델타시티는 같은 생활권이라 하나의 법정동이 필요하다며 새 이름을 만들었다.

 

현재 전국 법정동은 3,648개가 있으며, 외국어 이름을 가진 법정동은 없다. 강서구의 에코델타동이 법정동으로 확정되면 외국어를 법정동에 사용하는 전국 첫 사례가 된다.

 

2010년 대전 유성구가 관평동의 법정동명을 관평테크노동으로 선정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일자 구의회가 나서 명칭을 폐기하였다.

 

에코델타동으로 선정한걸까?

강서구청은 지난해 7월 시민 대상 명칭 공모전을 열어 580여건의 이름 후보 가운데 20여건을 추린 뒤, 지역주민·입주자(스마트빌리지입주예정자(공동주택)를 대상으로 온라인(네이버 카페) 등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상자 8168명 중 총 3719(45.6%)이 응답했으며 결과는 에코델타동(1787·48%), 가람동(608·16%), 삼성동(336·9%) 순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에코델타동 선정은 설문조사에 따른 결과이지만, 운동본부 원광호 본부장은 법정동 명칭을 정할 때는 지역주민의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에코델타시티 입주민 온라인 카페를 통해 설문조사가 이뤄져 특정 계층과 세대 의견만 과다 대표됐다이후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쳤지만, 별도의 공청회나 토론 한번 없이 끝나 형식적인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정지윤,“신도시 이미지냐, 한글 지키기냐에코델타동에 쏠린 눈국제신문, 2024.03.03.)

 

법정동명의 선정은 강서구가 제출한 실태조사서와 기본계획서를 바탕으로 부산시가 검토 후 행정안전부에 승인을 건의하면 행정안전부가 법정동 신설 타당성을 살핀 뒤 승인하고 강서구의 조례 제정을 거치는 절차로 이뤄진다. 이르면 6월 법정동 승인 여부가 결정나는데, 문제는 강서구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강서구의회는 조례심사특별위원회를 열어 '공공기관 명칭 등을 정할 때 한글을 사용하도록 규정한 구의 조례(강서구 국어진흥조례 8)에 반한다'며 여야 전원이 행정 수요 대응을 위한 법정동 신설에는 찬성하지만, 그 명칭을 에코델타동으로 정하는 건 반대한다는 공식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역사적 가치, 상징성, 대중성, 독창성 가운데 상징성에만 치우친 외국어 사용을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구의회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서구는 227일 에코델타동의 법정동 설치를 위한 기본계획서와 주민 의견 등을 담은 실태조사서를 부산시에 제출하고 행안부에 승인 건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막고자 에코델타동 이름 반대 국민운동본부3월부터 전국 최초 외국어 법정동으로 추진되는 강서구의 에코델타동 명칭 사용 취소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진짜 문제는 어려운 공공언어 사용이라고?

부산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에코델타동 이름 반대 국민운동본부는 지난 8일 부산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모든 공용문서 표기는 한글로 한다. 한자나 외국어 사용은 자제하고 쉬운 우리말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 국어기본법이라며 공공의 언어는 민원인이 알기 쉬운 우리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부산시 조례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시는 이미 마린시티, 그린스마트시티 등 시민들이 불편해하는 외국어를 남발하며 도시 이름을 짓고 있다법정동 명칭까지 에코델타동으로 정하면 이를 시작으로 전국에 온갖 알 수 없는 외국어 동 이름이 생겨날 수 있다. 에코델타동 이름은 절대로 지어서는 안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강서구 관계자는 전국 최초 스마트시티 국가시범 도시라는 점, 젊은 인구가 꾸준히 느는 신도시 이미지 등을 고려해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에코델타동을 선정했다시에 이런 내용과 함께 구의회의 의견을 포함한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서구 법정동 명칭 공모 때도 가급적 외국어 사용을 지양하라는 조건이 있고 지명위원회 심사 기준에도 지역의 역사적 가치, 상징성, 독창성 등을 고려하는 심사 기준이 있어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8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가 부산시와 강서구에 법정동인 에코델타동 선정을 철회하라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_한겨레신문

 

운동본부는 외국어 법정동 명칭이 취소될 때까지 시민운동을 전개할 생각이다. 시청 앞 집회를 시작으로 주기적인 반대 운동 집회, 부산시청 앞 1인 시위, 부산시장 방문, 부산과 전국 전·현직 국회의원 약 1,350명에게 호소문 발송 등 외국어 법정동 철회 운동을 이어갈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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