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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떡볶이와 떡볶기

by 한글문화연대 2016. 4. 6.

[아, 그 말이 그렇구나-130] 성기지 운영위원

 

떡볶이와 떡볶기

 

‘떡볶이’와 ‘떡볶기’를 나란히 써 놓고 보면, 어느 것이 올바른 표기인지 헷갈릴 수가 있다. ‘떡볶기’는 떡을 볶는 행위를 말하고 ‘떡 볶기’처럼 띄어 써야 한다. ‘떡볶이’는 떡을 볶아 놓은 음식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떡볶이가 맛있다.”에서는 ‘떡볶이’이고, “떡 볶기가 재미있다.”에서는 ‘떡 볶기’이다. ‘구두닦이’와 ‘구두 닦기’도 마찬가지이다. 구두 닦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은 ‘구두닦이’이고, 구두를 닦는 행동을 가리켜 말할 때에는 ‘구두 닦기’이다. “구두닦이라고 해서 구두 닦기가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라고 구별해서 쓸 수 있다.


이처럼 ‘볶다’, ‘닦다’와 같은 말들은 그 명사형인 ‘볶기’, ‘닦기’ 외에 각각 음식 이름(‘-볶이’)과 직업 이름(‘-닦이’)을 나타내는 뒷가지로도 쓰임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면, ‘곱꺾이’란 말도 ‘꺾다’가 일을 나타내는 뒷가지(‘-꺾이’)로 쓰인 경우이다. ‘곱꺾이’는 “뼈마디를 오그렸다가 다시 폈다 하는 일”을 뜻하는 말이다. 또 음악에서 노래를 부를 때, “꺾이는 부분에 가서 소리를 낮추었다가 다시 소리를 돋우어 부드럽게 불러 넘기는 일”을 가리키기도 한다. ‘곱꺾기’가 아니라 ‘곱꺾이’임에 주의하자.


글을 쓸 때, ‘꺾다’, ‘낚다’, ‘닦다’, ‘볶다’ 들처럼 어간 말에 쌍기역(ㄲ)이 오는 말들이 가끔 혼란을 준다. 중학생들에게 받아쓰기를 시켜 보면, 뜻밖에도 ‘낚시’를 ‘낙시’로, ‘낙지’를 ‘낚지’로 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쌍기역 받침이 헷갈리고 있다는 증거이다. 하지만 그 용례가 많지 않으니, 잘 살펴 쓰면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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