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세계박람회를 준비하면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부산을 영어상용도시로 만들겠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학교의 영어교육을 혁신하고 시민의 영어공부 환경을 조성하고, 공공안내판과 시설물 이름, 교통수단 등에 영어를 사용하며, 공문서와 시정 보도에 영어를 사용하는 공공기관 선도 영어사용 전략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미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서 실패로 끝난 영어마을을 다섯 곳이나 운영하겠다니 예산을 낭비할 것이며, 공문서의 정책용어와 행정용어에 영어가 넘쳐 정책을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안내판을 비롯한 각종 시설이 영어로 도배되어 시민에게 불편을 줄 것입니다. 한 마디로 예산 낭비, 시민 불편에 남는 것은 영어남용뿐입니다.
<부산영어상용반대 국민연합>을 만들어 반대 서명운동을 펼칩니다.
문화 혼란, 예산 낭비, 시민 불편, 알 권리 침해, 영어사교육 조장 등 백해무익한 부산 영어상용도시 정책을 반드시 막아냅시다.
두 개 이상의 단어를 결합해 만들어 낸 신조어 중에서 적잖은 경우가 그렇듯이 ‘아쿠아스케이프’(aquascape)는 참 여러모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이다.
‘Aqua’(물)와 ‘Landscape’(풍경)가 합쳐져 탄생한 표현인 만큼 이들 두 단어의 뜻을 다양한 맥락으로 이해한 풀이말들이 눈에 띈다. 우선 메리엄 웹스터 사전의 뜻풀이를 보면 “연못이나 분수 등 인공적으로 조성했거나 자연 상태의 아름다운 물가 풍경” 또는 “수초나 바위 등을 이용해 실제 물속 풍경같이 수조를 꾸미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편 네이버 사전을 검색해 보면 “물속에서 그린 해양 생물 그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소 엉뚱해 보이기는 하지만 ‘아쿠아스케이프’라는 단어 하나하나의 뜻만을 놓고 볼 때 아예 틀린 해석이라 할 수도 없다.
이 중 오늘 우리가 살펴볼 좁은 의미의 ‘아쿠아스케이프’는 바로 ‘수조 꾸미기’다. 예시를 보면 이렇다. “단순히 어항 속 물고기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수초와 자갈, 계곡과 폭포 그리고 조명까지 넣은 수조를 아름답게 꾸미는 ‘아쿠아스케이프’도 하나의 예술품으로 주목받고 있다.”(시빅뉴스 2020년 11월)
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서울 도심 거리를 걷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한글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한글로 표기한 간판은 좀처럼 찾기가 어렵다. 심지어 최근 건설된 아파트 단지 내 시설명도 영어로만 표기돼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아파트가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영어를 쓰는 것이 도가 지나쳐 생활에 지장까지 준다는 지적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부산 ‘대연롯데캐슬레전드’ 단지 내 영어 사용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게시물에 함께 첨부된 사진에는 관리사무소가 ‘MANAGEMENT OFFICE’, 경로당이 ‘SENIOR CLUB’, 도서관이 ‘LIBRARY’로 표기돼 있다. 또 아파트 편의시설이 모인 건물은 ‘CASTILIAN CENTER’로 간판을 걸고 있다. ‘CASTILIAN’은 롯데캐슬에 사는 사람을 칭하는 조어다. 영어에 익숙지 못한 노년층은 제대로 시설을 찾아가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부산의 아파트만의 일이 아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60대 중반 여성은 “아파트 내 영어로 된 건물이 어떤 곳인지 몰라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차라리 간판 그림이 있는 곳이면 낫다.”며 “한글로 써주면 좋겠다. 모른다는 것이 창피해서 누구에게 묻지도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