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기획) 유튜브 방송 속의 말(3)-핵존맛’이 뭔가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5기 변용균 기자

gyun1157@naver.com

 

  앞서 유튜브 방송 소재 중 미용과 게임 분야에서 우리말을 어지럽히는 표현들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번에는 더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방송 소재인 ‘먹방’을 살펴보았다. 요즘 ‘먹방’은 방송 매체 인기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 방송 소재이다. ‘먹방’은 한마디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방송으로 내보내는 ‘먹는 방송’이다. 이 방송의 시청자들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거나 아직 먹어보지 못한 음식에 대한 평가를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먹방은 인기 있는 방송 소재다. 그래서 많은 유튜브 창작자가 먹방을 방송 내용으로 즐겨 이용한다.

많이 알려진 ‘엠브로’, ‘밴쯔’, ‘떵개떵’, ‘인아쨩’ 등 순수하게 먹방만을 방송하는 창작자뿐만 아니라 먹방이 아닌 다른 주제로 진행하는 ‘보겸TV’, ‘로이조티TV’, ‘대도서관TV’ 등의 유튜브 창작자도 먹방을 방송하기도 한다. 별다른 준비 없이 음식만 준비하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누구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먹는 방송에서도 외국어 남용, 문법 파괴, 신조어, 줄임말 등 우리말을 어지럽히는 말들이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시청자들이 별다른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있고 일상에서도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방송 진행하는 창작자나 시청자나 모두 우리말 파괴에 앞장서는 꼴이 되는 것이다.

 

먹방에서 우리말을 어지럽히는 표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조사해 보았다.

▲먹방에서 주로 사용되는 말(출처=유튜브 보겸TV, 욜로인영, 떵개떵, 인아쨩 채널)

 

              ▲ ‘푸드 파이터’라고 말하고 있다.                    ▲ 음료를 마시며 ‘치얼스’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보겸TV)                                   (사진= 유튜브 떵개떵)

 

마구 쓰는 외국어

 

-이빠이(いっぱい), 오이시(おいしい), 이따다끼마쓰(いただきます) 등 일본어 사용

 

  유튜브 창작자 ‘보겸TV’는 먹방을 진행하면서 일본어를 자주 사용한다. ‘많이’, ‘맛있다.’, ‘잘 먹겠습니다.’라고 우리말을 쓰면 될 터인데 굳이 ‘이빠이’, ‘오이시’, ‘이따다끼마쓰’라는 일본어를 사용한다. 요즈음 젊은 층은 일본 방송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영상 매체에서 일본어가 나와도 별 거부감 없이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실정이다. 또 일상생활에서도 일본어를 자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충분히 우리말로 표현 가능한 부분을 일본말로 표현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우리말과 비슷한 면이 많은 일본어를 자주 쓰다보면 우리말 표현보다는 일본식 표현을 자꾸 쓰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우리말 특유의 표현이나 낱말을 어느새 잊어버리게 된다. 지금도 우리말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일본어 찌꺼기를 되돌리려는 노력이 여러 곳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말이다. 영향력이 커진 유튜브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이 생각해보아야 할 점이라 본다.

 

-푸드 파이터(food fighter), 치얼스(cheers), 클리어(claer) 등 영어 사용

 

  ‘푸드 파이터’는 먹방을 찍는 유튜브 창작자가 음식을 많이 먹을 때 주로 사용하는 말로 음식을 많이 먹는 것으로 여러 사람과 경쟁을 하여 이기는 경기에서 나온 말이다. ‘푸드 파이터’ 대신 ‘먹기 대회 선수’라는 말로 바꿔도 충분히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심지어 처음 듣는 사람도 뚜렷하게 뜻을 알아챌 수 있다. 그 외에 ‘치얼스’, ‘클리어’등 굳이 영어로 말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사용한다, 이러한 문제는 먹방에서만 나오는 문제가 아니라 요즘 아주 빈번하게 나오는 부분이다, ‘치얼스’, ‘클리어’ 대신에 ‘건배’, ‘맛있게 먹었습니다.’로 바꿔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요즘 젊은 세대층은 이런 외국어 남용을 유튜브를 통해 자주 접한다. 그러다 보니 외국어를 평상시에 우리말과 섞어 쓰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외국어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끼리 의사소통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어나 일본어 등 외국어가 낯선 사람들이 이러한 말들을 접한다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외국어들은 대부분 더욱 적절하고 쉬운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말들이다. 그런데도 외국어를 사용하게 되면 외국어가 낯선 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무의식중에 사용하는 외국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고 상대의 뜻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이런 언어 습관부터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 음식을 다 먹고 ‘클리어’라고 말하고 있다.     ▲ ‘매우 맛있다’를 ‘존맛’으로 자막처리
                 (사진= 유튜브 보겸TV 채널)                             (사진= 유튜브 욜로인영 채널) 

 

이런 줄임말과 신조어 문제없나?

 

-존맛, 핵존맛, ‘~ 분 컷’

 

  먹방을 보다 보면 가장 많이 접하는 말이 바로 ‘존맛’, ‘핵존맛’ 이다. ‘존맛’은 ‘매우 맛있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이는 비속어 ‘존×’ 와 ‘맛있다’를 합친 줄임말이다. 여기에 더 강조하고 싶어 ‘핵-’이라는 말을 앞에 붙여 ‘핵존맛’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두 줄임말은 포털 누리집에서 검색하면 바로 맛집들이 나올 정도로 젊은 층에서 상용되는 줄임말이다. 유튜브 방송을 접하는 시청자들이 비속어가 섞여 있는 이런 줄임말을 아무렇지 받아들이는 것에 이제는 경각심을 느껴야 한다. ‘존맛’을 ‘정말 맛있다.’로 순화하면 훨씬 말도 예뻐지고 뜻의 전달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

 

             ▲ ‘12분컷’, ‘10분컷’을 제목 자막으로 사용 중(사진= 유튜브 떵개떵, 인아쨩 채널)

  먹방 중에 몇 분 안에 음식을 다 먹는 내용이 있다. 여기서 주로 나오는 말이 ‘몇 분 컷’이다. 이 말은 ‘몇 분’과 ‘컷(cut)’을 합친 말이다. 짧고 강렬하게 시청자들을 끌기 위해 유튜브 창작자가 방송 제목을 정하거나 진행할 때 즐겨 사용하는 말이다. 이를 ‘몇 분 안에 다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은 ‘빨리 먹기’라고 말하거나 자막을 써도 의미전달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 ‘먹방’에서 많이 쓰는 말.

 

  음식의 소개, 평가 그리고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위해 생긴 먹방이다. 많은 시청자가 즐겨 찾는 방송인 만큼 유튜브 창작자가 사용하는 말들이 많은 시청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시청자도 우리말을 어지럽히는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 창작자와의 소통을 통해 고쳐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유튜브는 세계가 같은 시간에 볼 수 있는 매체로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무시할 수 없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유튜브 창작자와 시청자가 조금씩 노력하여 무분별하게 쓰는 외국어나 비속어, 은어, 욕설, 뜻을 알기 어려운 말보다는 바르고 품격있는 말에 관심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영향력이 커진 만큼 우리의 언어생활을 어지럽히고 나아가 우리말 파괴에까지 이르게 되지 않도록 이젠 조금씩 살펴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