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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으스스한 말, 메슥거리는 속

by 한글문화연대 2016. 7. 14.

[아, 그 말이 그렇구나-144] 성기지 운영위원

 

으스스한 말, 메슥거리는 속

 

무더위를 쫓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몸이 오싹해지는 공포 영화를 보는 것이다. 무서운 영화를 볼 때 흔히 ‘으시시하다’고 말하는데, 이 말은 ‘으스스하다’로 고쳐 써야 한다. “찬 기운이 몸에 스르르 돌면서 소름이 끼치는 듯하다.”란 뜻이다. 이와 발음이 비슷한 말 가운데, “으쓱거리며 뽐내다.”란 뜻으로 ‘으시대다’ 하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 말도 ‘으스스하다’와 마찬가지로 ‘으스대다’로 써야 바른 표현이 된다.

 

한편, 속이 불편하여 울렁거릴 때 흔히 “속이 미식거린다.”라고들 한다. 그런데 ‘미식거리다’나 ‘미식미식거리다’는 표준말이 아니다. 이 경우에는 ‘메슥거리다’나 ‘매슥거리다’가 표준말이고, ‘메슥대다’나 ‘메슥메슥하다’의 형태로도 쓰인다. 이 말은 형용사 ‘메스껍다’ 또는 ‘매스껍다’와 관련이 있다. ‘메스껍다’는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나타낼 때도 쓰지만, ‘태도나 행동 따위가 비위에 거슬리게 몹시 아니꼬움’을 나타낼 때도 쓴다.

 

최근 교육부에서 일하는 어느 높은 분이 신문기자 앞에서 내뱉었다는 으스스한 말 한 마디가 온 국민을 소름 끼치게 하여 잠시 무더위를 잊게 만들었다.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관리가 그동안 민중을 개나 돼지처럼 여겼다니,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왜 이 모양이었는지 수긍이 간다. 이래저래 후텁지근한 날씨까지 거들며 속을 메슥거리게 한다. 이 메스꺼움을 달래줄 시원한 소식이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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