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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경기에 이겼을까, 경기를 이겼을까?

by 한글문화연대 2016. 8. 17.

[아, 그 말이 그렇구나-148] 성기지 운영위원

 

경기에 이겼을까, 경기를 이겼을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이번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는데, 이는 1972년 뮌헨 올림픽 이후 44년 만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폭염 때문인지 여느 때보다 올림픽 열기가 시들한 느낌이다. 하지만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뛰고 있는 우리 선수들에게 끝까지 성원을 보내주고 싶다.


중국 여자 탁구 대표 팀이 결승전에서 독일을 이기자 여러 매체들에서 “중국이 독일에 퍼펙트로 이겼다.”라든지, “모든 경기에 이겼다.” 하고 보도를 했다. 그러나 이 말들은 일본식 말투로서 모두 우리 말법에는 맞지 않는 표현들이다. 우리말에서는 ‘이기다’라는 말을, “독일을 이겼다.”, “모든 경기를 이겼다.” 들처럼 사용한다. 그러니까 ‘무엇에 이기다’는 일본식 표현이고, ‘무엇을 이기다’가 우리말 표현이다. 거꾸로, ‘지다’라는 말을 쓸 때에는 “한국 탁구 팀이 중국 팀에 졌다.”처럼 ‘~에 지다’, ‘~에게 지다’가 맞다.


국가대표 선수라면 훈련량도 엄청날 것이다. 그래서 종목에 따라서는 대표 선수의 손과 발의 살이 딱딱하게 뭉쳐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흔히 “굳은살이 박혔다.”라 말하고 있지만, 이때에는 “굳은살이 박였다.”라고 표현해야 한다. ‘박이다’와 ‘박히다’는 표기가 비슷하여 혼동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박이다’는 손바닥, 발바닥 따위에 굳은살이 생기는 것을 가리키고, ‘박히다’는 박다의 피동사로 쓰는 낱말이다. 예를 들면, “이발사의 굳은살 박인 손을 바라보았다.” 할 때에는 ‘박이다’이고, “벽에 박힌 못을 빼냈다.”라 할 때에는 ‘박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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