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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5

하얀 목련이 질 때는 [우리 나라 좋은 나라-28] 김영명 공동대표 더럽다. 하얀 목련이 질 때는 더럽다. 보랏빛 목련이 질 때는 지저분하다. 청초하고 화려하며 우수에 깃든 아름다운 목련이 질 때, 누렇게 변한 꽃잎이 하나씩 둘씩 뚝뚝, 그리고 너저분하게 떨어진다. 그러나 불평하지 말자. 청초한 꽃봉오리도 목련이고 지저분한 꽃잎도 목련이다. 하나는 목련이고 다른 하나는 목련의 죽음이다? 아니다. 둘 다 목련이다. 목련을 사랑한다고 감히 말하는 사람이여, 그대는 이 둘을 다 같이 사랑해야 한다. 아니 꼭 그래야 하는 철칙은 없다. 다만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매미는 한여름 화려한 탈바꿈으로 우렁찬 울음을 울기 위해 7년 동안의 굼벵이 시절을 이겨낸다고 한다. 그런데 누가 그러던가? 굼벵이한테 누가 물어봤나? 너는 화려.. 2014. 4. 17.
아침 인사말 풍경 [아, 그 말이 그렇구나-35] 성기지 운영위원 출근 시간이 10분이나 지나서야 김대리가 생글거리며 들어온다. “좋은 하루 되세요.” 화를 참고 있던 부장에겐 생글거리는 미소도 얄밉고 인사말도 거슬린다. “좋은 하루가 되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그렇다. 이 표현은 우리 사회에 이미 널리 퍼져서 굳어져 있는 인사말이긴 하지만, 우리 말법에 맞지 않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곧 ‘되세요’라는 부분이 문제인데, ‘되다’라는 낱말은 본디 “부장님이 너그러운 사람이 되다.” 따위로 쓰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예이다. 여기서 ‘부장님’과 ‘너그러운 사람’은 결국 같은 격이다. 그런데 부장에게 좋은 하루가 되라는 것은 사람을 ‘좋은 하루’와 같은 격으로 본다는 것이니 크게 잘못이다. 이 인사말은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4. 4. 16.
[토론문]영어 쏠림 환경은 ‘공동체’를 무너뜨린다. 한글문화연대가 사무국을 맡고 있는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이 국립국어원과 함께 연 "2014년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제1차 토론회"에서 우리 단체 이건범 대표가 토론자로 함께했습니다. 관련 자료를 아래에 붙입니다.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제1차 토론회] 언제? 2014년 3월 27일(목) 낮 2시 30분 어디서? 한국언론진흥재단 매화홀(19층) 큰 주제? 행복의 말! 우리가 먼저 사용합니다 ■ 기조 발표 - 행복을 키우는 일, 불행을 부르는 말(이봉수/세명대 교수) ■ 주제 발표 1. 언어문화개선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이대로/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2. 한국 사회의 차별 언어 사용 실태와 문제 해결 방안(이정복/대구대 교수) 3. 언어문화개선을 위한 매체의 역할(강재형/문화방송 미디어언어연구 .. 2014. 4. 14.
[보도자료]한글문화연대, 한글날 맞아 언어정책 국제회의 열어(2013.10.07.) 한글문화연대, 한글날 맞아 언어정책 국제회의 열어 - 쉬운 언어 정책과 자국어 보호 정책의 만남 2013.10.07.월. 2005년에 국경일이 된 한글날을 올해부터는 공휴일로 지내며 기리게 되었다. 한글문화연대는 이를 기념하여 10월 7일 낮 1시 30분부터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쉬운 언어 정책과 자국어 보호 정책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언어정책 국제회의를 연다. 쉬운 언어 운동에 앞장섰던 영국의 ‘쉬운 영어 캠페인’ 관계자, 정부가 쉬운 언어 운동을 주도한 스웨덴의 언어위원회 관계자, 외국어 홍수에 맞서 자국어를 풍부하게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프랑스의 언어총국 관계자, 그리고 쉬운 언어와 자국어 보호라는 두 과제를 겹쳐 안고 있는 한국의 국어정책 및 국어운동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말글 환경을 바.. 2014. 4. 14.
[보도자료]듣고 부를만한 한글날 노래 나와. “그날엔 꽃이라”(2013.10.04.) 듣고 부를만한 한글날 노래 나와. “그날엔 꽃이라” 2013.10.04.금. 23년만에 공휴일로 돌아온 567돌 한글날을 앞두고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과 민본사상을 기리는 노래가 나왔다. 테너 임정현이 부른 “그날엔 꽃이라”(이현관 작곡, 이건범 작사)는 종래의 틀에 박힌 기념 노래와 달리 매우 서정적이고 적절한 현란함마저 갖추고 있다. 굳이 분야를 정하자면 세미 클래식 류에 속하는 이 노래는 테너 임정현의 맑은 목소리와 넓은 음역을 매끄럽게 소화하는 목청 덕에 감상의 묘미를 한껏 즐기게 해준다. 노랫말 역시 ‘세종’이나 ‘한글’과 같이 기념곡 냄새가 나는 낱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나무를 구성하고 있는 잎과 가지와 뿌리 및 꽃 등의 순환과 소통, 그리고 이를 둘러싼 자연과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 2014. 4. 14.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기 + 우리말가꿈이 6기 홍보지원단 교육(2014/04/12)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기 + 우리말가꿈이 6기 홍보지원단 교육] - 때: 2014년 4월 5일(토) 오전 9시 - 곳: 공간 활짝 □ 기사 쓰기: 이계홍 동국대 겸임 교수 □ 사진 찍기: 정지윤 경향신문 기자 2014. 4. 14.
한글 아리아리 467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67 2014년 4월 10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마침]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1차 토론회(3/27) 한글문화연대가 사무국을 맡고 있는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이 국립국어원과 함께 "행복의 말! 우리가 먼저 사용합니다"라는 주제로 2014년 3월 27일, 한국언론진행재단 매화홀(19층)에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 토론회는 지난해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의 운동의 하나로 우리 사회의 언어문화에 대한 현실과 자기반성을 통해 언어문화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의 역할에 대해서 논의하기 위해 마련하였습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언어문화개선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이대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의 .. 2014. 4. 10.
사람의 수명 [우리 나라 좋은 나라-27] 김영명 공동대표 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여든 넘게까지 사셨다. 비교적 오래 사신 편이다. 외할아버지만 요절하셨다. 아버지는 여든 여덟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아흔 하나이신데 아직 계신다. 우리 보모님 세대에서 여든을 넘기는 것은 보통이다. 우리 세대는 최소한 아흔일 것이다. 아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나도 아흔까지는 살 것이다. 우리 자식 세대는 백 살이 기본이 될지 모른다. 사람의 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영양이 점점 좋아지고 의학 기술이 점점 발달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60년을 살고 있다. 생각하면 무척 긴 세월이다. 태어나서 자라고 어른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 또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 자라고... 그밖에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생각하면 몇몇 가지 생각나기도 하지.. 2014. 4. 10.
멋쟁이를 만드는 멋장이 [아, 그 말이 그렇구나-34] 성기지 운영위원 요즘엔 화장품 가게들에 밀려나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옛날에는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며 화장품을 파는 여인네들이 많았다. 그녀들은 화장품만 파는 게 아니라, 집밖으로 나가기 힘든 마을 아낙들의 얼굴을 가꾸어 주는 ‘출장 분장사’ 노릇까지 떠맡았었다. 바로 이들을 대신하여 생겨난 직업이 오늘날의 이다. 얼굴 못지않게 여자의 겉모습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머리 모양새이다. 마을 아낙들의 머리를 손질해 주고 온갖 수다까지도 다 받아 주던 직업이 미용사였다. 그런데, 미용실이 차츰 내부 장식이 화려해지며 ‘헤어 살롱’으로 바뀌더니, 미용사는 이제 로 불린다.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옷은 입기에 따라 사람의 겉모습을 초라하게도, 근사하게도 만든다. 하지만 옷맵시를 .. 2014.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