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리1 “맑순 주세요.” [아, 그 말이 그렇구나-182] 성기지 운영위원 음식점에 가면 차림표에 “대구지리”, “복지리” 따위로 써 붙인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고춧가루를 넣어 얼큰하게 끓인 생선국을 “매운탕”이라 하는 데 비하여, 고춧가루를 쓰지 않은 생선국을 그렇게 일컫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리(ちり)”는 일제강점기 이후 아직도 우리말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일본어 낱말이다. 몇몇 책에서는 “지리”를 대신할 우리 낱말로 “백숙”을 들어 놓았다. 양념하지 않은 채로, 곧 하얀 채로 익혔다는 뜻이겠다. 하지만 “대구지리”나 “복지리”를 “대구백숙, 복백숙”이라 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그것은 달걀 백숙과 같은 음식이 아니라 국이기 때문이다. 이 음식들은 매운탕과 상대되는 것이므로 “지리”란 말을 “맑은탕”이나.. 2017. 4.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