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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문화연대1469

언니와 아우 [아, 그 말이 그렇구나-18]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졸업식 노래 가운데,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란 노랫말이 있다. 누나나 형이 아니라 언니이다. 남녀 선배를 통틀어서 그저 언니로 부르고 있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는 여자끼리만 언니라는 부름말을 쓴다. 자매지간에서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여자가 같은 여자인 선배를 부를 때, 심지어는 옷가게나 음식점에서 일하는 여자분들도 모두 언니로 불리고 있다. 그런데 이 ‘언니’는 여자끼리만 쓰는 부름말이 아니다. ‘언니’는 같은 항렬의 남자끼리이거나 여자끼리에서 손위인 사람을 부르는 말이다. 그러니까, 여자가 손위 여자를 부를 때에 언니라 하는 것처럼, 남자가 손위 남자를 부를 때에도 언니이다. 남자가 손위인 여자.. 2013. 12. 5.
거꾸로 쓰고 있는 말들 [아, 그 말이 그렇구나-17] 성기지 운영위원 주위에서 보면, 흔히 ‘자문’이란 말을 “전문가에게 00에 대해 자문을 구하려고 한다.”라든지, “자문해 주십시오.”, “자문을 받다.”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자문을 구하다’나 ‘자문을 받다’는 모두 본디 의도를 거꾸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고쳐 쓰면, “전문가에게 00에 대해 자문을 하려고 한다.”로 해야 하고, “자문해 주십시오.”가 아니라 “자문에 답변해 주십시오.”로 표현해야 바른 말이 된다. ‘자문을 받다’라는 말도 “자문에 대답을 받다.”로 바로잡아야 한다. 이 ‘자문’이란 낱말은 남에게 의견을 묻는다는 뜻이다. 곧 ‘질문’이라는 말과 뜻과 쓰임이 거의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사 받다’도 이처럼 자기도 .. 2013. 11. 21.
올바른 높임말 붙임딱지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법입니다. 2013. 11. 14.
잠에 관한 우리말들 [아, 그 말이 그렇구나-16] 성기지 운영위원 초겨울로 들어서면서 해오름이 늦어져 새벽잠이 깊어진다. 새벽이 되어도 창밖이 어두우니, 이불을 걷고 벌떡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겨울은 깊은 잠이 그리운 계절인가 보다. 잠 가운데 으뜸은 ‘꽃잠’이라 할 수 있다. 사전에서는 ‘꽃잠’을 “신랑 신부가 첫날밤에 함께 자는 잠”이라고 황홀하게 그려놓고 있지만, 이 말의 본디 뜻은 “깊이 든 잠”이다. 깊이 잠들어야 건강한 법이니, 꽃잠은 말 그대로 건강의 꽃이다. 이 꽃잠보다 더 깊이 잠드는 것을 ‘왕잠’이라 한다. “아주 오래 깊이 드는 잠”이란 뜻이다. 첫 휴가 나온 아들이 꼬박 스물네 시간을 잠들어 있다가 깨어나서는 아까운 하루를 까먹었다고 징징댄다. 그것이 왕잠이다. 이 왕잠보다도 더 깊이 잠들.. 2013. 11. 14.
11월 첫째 주 목요일은? [아, 그 말이 그렇구나-13] 성기지 운영위원 날씨가 추워졌다. 어느덧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지는 계절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때쯤이면 한 해 동안 소원했던 벗들의 연락처를 뒤적이는 이들이 많아진다. 어떤 만남이나 모이는 날을 약속할 때에 우리는 '몇째 주 무슨 요일'이라는 말을 흔히 쓰게 된다. 11월 달력을 펴보자. 금요일부터 1일이 시작된다. 자연히 8일은 '둘째 주 금요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첫째 주 목요일'은 7일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첫째 주' 목요일의 바로 다음날이 '둘째 주' 금요일이라는 사실이……. 11월의 경우, 1일이 금요일이기 때문에 '첫째 주' 목요일은 오지도 않고 지나갔을 수도 있고, 7일이 될 수도 있다. 한 달이 주중에서 시작될 때, 그 주도 그 달의 한 주로 보느냐.. 2013. 10. 24.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12] 성기지 운영위원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는데, 이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주로 모임이나 행사에서 사회자가 귀빈을 청하는 말이기 때문에, 그 귀빈을 높이려는 의도로 이러한 표현을 쓰고 있다. 그러나 ‘있다’를 ‘계시다’로 높이는 경우는 그 주어가 사람일 때에 한한다.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에서 ‘계시다’의 주어는 사람이 아니라 ‘말씀’인데, ‘말씀’ 자체가 높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는 “인사 말씀을 하시겠습니다.”로 고쳐서 말해야 한다. 존칭과 관련해서, 직장 상사에 대해 그보다 더 윗사람에게 말할 때에, 많은 사람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가령, 평사원이 부장에게 과장에 대하여 말할 때, “과장님 아.. 2013. 10. 24.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 ■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요즘 손님을 대하는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의 말투를 들어보면 손님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잘못된 높임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법입니다. 한글문화연대는 올바른 높임말 사용을 위해 작은 책자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를 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 사용에 대하여 1. 개인은 제한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2. 관공서, 기업, 기관 등의 단체는 사용요청서를 한글문화연대 사무국(urimal@urimal.org)으로 보내주십시요. 사용요청서는 특정한 서식이 있지는 않지만 아래 내용을 꼭 포함해야 합니다. 1) 사용하는 곳 .. 2013. 10. 23.
행사 소식) 언어정책 국제회의 - 쉬운 언어 정책과 자국어 보호 정책의 만남 "쉽게, 바르게, 넉넉하게" 국어 운동이나 국어 정책 분야에서는 처음 다루는 주제인데다 선진국의 앞서간 경험에 빗대어 펼쳐지는 학술회의라 그런지 참가자들의 관심은 꽤나 뜨겁고 진지했다.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을 기념하여 2013년 10월 7일 낮 1시 30분부터 열린 언어정책 국제회의에는 애초 예상했던 청중 200명보다 30여 명이나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여 빼곡하게 의자를 더 놓아야했다. 6시까지 4시간 30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마쳤을 때도 청중석에는 100여 명이 넘는 청중이 남아 있었다. 종합 토론 시간이 짧아 충분하게 토론하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쉬운 언어 정책과 자국어 보호 정책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한글문화연대가 연 이 언어정책 국제회의는 “쉽게, 바르게, 넉넉하게”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2013. 10. 16.
그날엔 꽃이라(세종대왕을 기리는 노래) ■ 한글문화연대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와 애민 정신을 기리기 위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23년만에 공휴일로 돌아온 567돌 한글날을 앞두고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과 민본사상을 기리는 노래가 나왔다. 테너 임정현이 부른 “그날엔 꽃이라”(이현관 작곡, 이건범 작사)는 종래의 틀에 박힌 기념 노래와 달리 매우 서정적이고 적절한 현란함마저 갖추고 있다. 굳이 분야를 정하자면 세미 클래식 류에 속하는 이 노래는 테너 임정현의 맑은 목소리와 넓은 음역을 매끄럽게 소화하는 목청 덕에 감상의 묘미를 한껏 즐기게 해준다. 노랫말 역시 ‘세종’이나 ‘한글’과 같이 기념곡 냄새가 나는 낱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나무를 구성하고 있는 잎과 가지와 뿌리 및 꽃 등의 순환과 소통, 그리고 이를 둘러싼 자연과 하나로 어우.. 2013.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