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4기 남재윤 기자

pat0517@naver.com

 

지난 9월 20일 가을 햇살 좋은 일요일 오후, 기자는 이촌에 위치에 있는 한글박물관에 다녀왔다. 이촌역에서 내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한글박물관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지나, 조금만 더 걸으면 한글 박물관이 나온다. 주말이라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많았고, 특히 한글박물관 앞 잔디밭에는 어린이 방문객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이번에 기자가 방문한 전시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를 제목으로 한 한글 전래 동화 100년 전시였다. 들어간 처음부터 검은 바탕에 흰 휘장이 처져 있었다. 옆에 있는 어린이 방문객은 들어가기 무서워하고 있었다. 처음에 어린아이들이 즐기기에 다소 어두운 조명으로 되어있지 않나 걱정했지만, 무서운 이야기적 장치가 설정된 전래동화 특유의 분위기에 어울리기도 했다.

 

▲ 전시의 입구. 흰 휘장이 드리워져 있다.

 

전래동화는 오래전부터 전해 오던 이야기를 어린이가 읽고 듣기에 좋도록 다듬어서 글로 적은 어린이 문학의 한 분야이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초부터 본격화된 한글 전래 동화가 수집, 기록, 출판되어 온 100년의 역사, 한글 전래 동화의 글쓰기 특징과 바람직한 글쓰기 방향, 한글 전래 동화가 간직하고 있는 삶의 지혜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었다. 전시는 총 3부로, 1부는 ‘한글 전래 동화의 발자취’, 2부는 ‘한글 전래 동화의 글쓰기’, 3부는 ‘한글 전래 동화, 더불어 사는 삶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 20세기 초 발간된 어린이들을 위한 저작물

 

그동안 한국에서 ‘어린이’라는 존재는 소외되는 존재였다. 하지만 20세기 초 근대적 시민 의식과 민족적 자각이 성숙하는 과정에서 ‘어린이’라는 존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방정환이 어린이 육성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최남선이 ‘소년’ 잡지를 발간하면서 어린이에게 전해 줄 좋은 옛이야기를 모으고 기록하는 계몽 운동이 진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전래동화가 시작되었다.

▲ 비교적 최근에 나온 여러 가지 동화를 전시해 놓았다.

 

방정환은 동화가 가져야 할 첫 번째 요건으로 ‘아동들이 잘 알 수 있는 것’을 꼽았다. 우리나라 특유의 감성을 담고 있는 한글 전래동화는 이에 가장 적합한 것이었다. 전래동화는 시간과 장소는 모르게, 감정과 행동 묘사는 극적으로, 선악은 확실하게, 상황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서술되는 것이 특징이다.

 

▲ 전시는 중간 중간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오디오 장치들과 직접 만지고 느껴볼 수 있는 사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래동화는 ‘효도’나 ‘선’과 같은 굉장히 당연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가치들을 직접 말하는 것이 아닌, 이야기를 통해 더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 잘 구현되어 있었다. 특히나 어린이 손님을 많았으며, 그들이 신기해하며 구경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또한 과거 교과서에 실린 전래동화들을 전시해 놓은 것도 흥미를 끄는 부분이었다.

 

▲ 이야기가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대학생이고 국문과를 전공하고 있는 기자에게 흥부전이나 춘향전 같은 이야기는 ‘공부해야 할 대상’이었으며, ‘시험범위’였다. 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서 흥부전과 춘향전을 어릴 적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났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전시는 2018년 2월 18일까지 이어지니 오랜만에 이런 기억을 떠올려보고 싶은 분, 아이들에게 전래동화를 재미있게 소개해주고 싶으신 분은 맑은 가을날 하루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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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