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4기  

김선미 기자 sunmi_119@naver.com 

  이연수 기자 lovely5629zz@naver.com
장진솔 기자 jjsol97@naver.com

 

 

지난 8월, 한글문화연대는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말을 바꾸어달라는 공문을 청와대 국민신문고와 행정안전부에 보냈다. 공문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면서 외국어를 남용하면, 외국어 능력에 따라 국민의 알 권리를 차별하는 결과를 빚습니다.”

 

그리고 교육부로부터 이런 답변을 받았다.
 
“공공기관 채용, 언론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진 용어로서 국민들이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였다.”

 

그렇다면 과연 정말로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말이 국민들에게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되고 있을까? 기자들이 거리로 나가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10대 5명, 20대 9명, 40대 2명, 50대 5명 총 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알고 있다는 답변과 모른다는 답변을 골고루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 뜻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림 중에서 고르게 했다.

 

 

위 세 가지의 그림 중 무엇이 ‘블라인드 채용’을 나타내는 그림이냐는 질문에는 사람들 대부분이 틀린 그림을 꼽았다. 20대 5명과 50대 5명은 시각 장애인 채용에 해당하는 그림을 선택했고, 10대 5명과 40대 1명은 얼굴 가리기 채용에 해당하는 그림을 선택했으며, 단 5명만이 바른 답을 꼽았다. 이것은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말이 정책 취지를 직관적이고 쉽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해하기 쉬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좋은 표현이 아닌 왜곡된 표현이다.”, “정책과 잘 어울리지 않는 명칭이다. 블라인드가 무엇을 블라인드한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굉장히 잘못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블라인드’라는 말은 맹인에게 굉장히 모욕적인 말이다.”와 같이 부정적인 답변이 주를 이뤘다.
 

그렇다면 ‘블라인드 채용’과 ‘정보 가림(기회균등) 채용’ 중에서는 어느 쪽이 더 쉬우면서 정책을 잘 설명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두가 ‘정보 가림(기회균등) 채용’을 꼽았다.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단어가 보편적으로 쓰였을 때 발생할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상임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첫 번째는 말을 모르는 사람들, 국민 중에서 ‘블라인드’ 채용이 어떤 뜻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그런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 앞에서 주눅 들게 되겠죠. 그런 영어를 사용한 개념들이 우리 사회에서 정치나 정책 용어에 핵심적인 것으로 자꾸 쓰이게 되면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우리 언어 공동체에서 밀려나는, 추방당하는 효과까지 발생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외국어 능력에 따라 우리 국민의 알 권리를 차별하게 되는 결과를 빚게 될 테고, 양극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거죠.”
 

또한, 이상진(직장인, 56)씨는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저는 취업을 앞둔 자녀가 있는 입장에서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용어보다는, 확실하게 ‘정보 가리기’ 채용이라든지 하는 용어를 써서 주부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했으면 좋겠어요.”

 

‘블라인드’ 채용, 과연 누구를 위한 ‘블라인드’ 채용인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