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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이 벗겨질 때와 벗어질 때 [아, 그 말이 그렇구나-100] 성기지 운영위원 신발이 벗겨질 때와 벗어질 때 쓰임새가 자주 혼동되는 낱말 가운데, ‘벗어지다’와 ‘벗겨지다’가 있다. 가령, “신발이 너무 커서 자꾸 벗겨진다.”라고 하면 옳은 말일까? 이야말로 ‘벗어지다’와 ‘벗겨지다’의 쓰임이 헛갈린 사례이다. 이때에는 “신발이 너무 커서 자꾸 벗어진다.”처럼 써야 한다. ‘벗어지다’와 ‘벗겨지다’는 서로 다른 뜻으로 쓰이는 말들이다. ‘벗어지다’는 “입거나 쓰거나 신거나 끼거나 한 물건이 몸에서 떨어져 나갈 때” 쓰는 말이고, ‘벗겨지다’는 “벗김을 당하여 벗어질 때” 쓰는 말이다. 그러니까 ‘벗겨지다’는 저절로 떨어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힘이 작용하여 떨어져 나갈 때에 쓰는 말임을 알 수 있다. 내가 신고 있는 신발이 크.. 2015. 8. 26.
새것과 새로운 것 [아, 그 말이 그렇구나-98] 성기지 운영위원 새것과 새로운 것 그동안 없다가 처음 생겨난 것은 ‘새것’이고, 이미 있었는데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면 ‘새로운 것’이다. 그래서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을 개편했을 때, 처음 생긴 프로그램은 ‘새로운 프로그램’이라 하기보다는 ‘새 프로그램’이라고 해야 알맞은 표현이다. 다만, 프로그램 개편을 통하여 더 나은 방송을 약속한다고 말할 때에는 “우리 방송사는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를 찾아뵙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더 나아진 모습으로 시청자를 만나겠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선거가 끝나고 대통령이라는 신분으로 처음 국민을 만날 때에는 “새 대통령”이지, “새로운 대통령”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갖가지 개혁을 잘 추진하고, 골고루 잘 사는 사회.. 2015. 8. 6.
주둥이와 아가리 [아, 그 말이 그렇구나-97] 성기지 운영위원 주둥이와 아가리 사람의 입을 낮추어 말할 때 ‘주둥이’나 ‘아가리’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의 입을 빗대어 “주둥이를 내밀었다.”, “아가리를 벌렸다.”고 하면 상스러운 말(비속어)이 된다. 어느 방송사의 주말 연속극에서 “내 돈 받고도 떠들어대면 그 주둥이를 썰어버릴 것”이라는 대사가 방송되었다. 공공 방송에서 그와 같은 비속어를 쓰면 어찌 하는가 지적하니, 주둥이가 국어사전에 표준어로 올라 있다고 항변한다. 물론 ‘주둥이’와 ‘아가리’는 각각 고유한 뜻을 가지고 있는 표준어이기도 하다. 그 뜻을 살펴보면, ‘주둥이’는 일부 짐승이나 물고기 따위의 뾰족하게 나온 코나 입 주위의 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또, 그릇이나 병의 좁고 길쭉하게 나온 부분을 이르는 말.. 2015. 7. 30.
너무 좋다-이지영 대학생 기자 “너무 좋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2기 이지영 기자 (milk5006@naver.com) 이제 "너무 좋다"는 말을 사용해도 틀린 표현이 아니게 됐다. 국립국어원은 22일 '2015년 2분기 수정 내용'을 알리면서 기존 '너무'의 의미를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에서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훨씬 넘어선 상태로'로 수정했다. 더불어 사용 예제에 '너무 좋다, 너무 예쁘다, 너무 반갑다'를 추가했다. 부정적인 표현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너무'의 의미를 확장해 긍정적인 표현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사 ‘너무’의 원래 쓰임은 '너무 싫다', '너무 못생겼다'처럼 부정적인 의미 앞에만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에서 ‘너무’의 표준국어대사전 내용을 수정한 뒤로 '너무 좋다'나 .. 2015. 7. 29.
광고 속 맞춤법, 이대로 괜찮을까-이소영 대학생 기자 광고 속 맞춤법, 이대로 괜찮을까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2기 이소영 기자 (lovely3137@daum.net) 이제는 텔레비전뿐만 아니라 컴퓨터, 휴대폰, 영화관, 길거리 등에서 각종 광고 영상들을 쉽게 접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에 따라 광고의 파급력은 두 배, 세 배로 늘어나고 있다. 국어기본법 제15조 2항에 ‘신문·방송·잡지·인터넷 등의 대중매체는 국민의 올바른 국어사용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을 정도로, 광고매체는 올바른 국어사용에 있어서도 큰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몇 광고에서 맞춤법이 지켜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렇다면 광고 속 맞춤법 오류로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광고 네 가지를 대표 사례로 들어보고자 한다. 호응 관계가 부적절한 표현 ▲ ‘피로.. 2015. 7. 29.
뱉은 말도 다시 생각해보자-박지현 대학생 기자 뱉은 말도 다시 생각해보자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2기 박지현 기자 pjhpuppy@naver.com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스마트폰에서 대화를 할 때 맞춤법에 맞지 않게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 대다수가 맞춤법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낫다’와 ‘낳다’이다. ‘감기 빨리 나으세요.’라는 문장을 대부분의 청소년과 아동들은 ‘감기 빨리 낳으세요.’라고 사용한다. 이런 현상이 청소년과 아동들에 국한되지 않고 성인들에게도 나타난다. 그러다보니 대학생 89%가 상습적인 맞춤법 실수는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를 떨어뜨린다는 설문조사도 나왔다. 말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수단이기 때문에 사소한 말실수가 본인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이런 사례를 반영하여 언어의 중요성을 주.. 2015. 7. 29.
'먹방', 이제 순우리말과 함께-김태희 대학생 기자 '먹방', 이제 순우리말과 함께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2기 김태희 기자 (kth9598@naver.com) 최근 ‘먹방’, 즉 먹는 방송이 화제로 떠올랐다. 누리소통망(SNS)에 들어가면 맛집을 추천하는 게시물이 넘쳐나고, 텔레비전 방송은 드라마, 예능 할 것 없이 먹거리와 관련된 것이 사람들의 주목을 끈다. 이렇듯 먹는 것과 관련된 사항들이 유행하는 요즘, 그 흐름에 맞추어 음식과 그 맛에 관련된 순우리말을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주식인 ‘밥’과 관련된 순우리말이다. ‘감투밥’은 그릇 위까지 수북하게 담은 밥을 뜻하는 단어로, 흔히 머슴밥 또는 고봉밥이라고 쓰이는 단어와 같은 뜻이다. 문장 속에서는 “다문다문 콩을 놓은 하얀 쌀밥을 밥그릇이 미어지게 눌러 담은 감투밥이었.. 2015. 7. 22.
young鷄 50% 할인! [아, 그 말이 그렇구나-96] 성기지 운영위원 young鷄 50% 할인! 복날(중복)을 앞두고, 우리 동네 슈퍼마켓에서 보낸 광고 문자가 휴대전화기에 찍혔는데, “young鷄 50% 할인!”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복날 하면 삼계탕을 빼놓을 수 없다. 삼계탕 재료로 쓰이는 작은 닭을 ‘영계’라고 하는데, 이 광고 문자처럼 가끔 ‘영계’의 ‘영’을 어리다는 뜻의 영어 ‘young’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있다. 물론 ‘영계’가 어린 닭인 것은 맞지만, 이때의 ‘영’은 영어 ‘young’에서 비롯한 말이 아니라, 한자 ‘연할 연(軟)’ 자의 발음이 변해서 생긴 말이다. 병아리보다 조금 큰 어린 닭은 육질이 연해서 ‘연계’라 하다가 ‘영계’로 굳어졌다. 또는 약으로 쓴다 해서 ‘약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2015. 7. 22.
딴전 피우는 사람들 [아, 그 말이 그렇구나-95] 성기지 운영위원 딴전 피우는 사람들 오래 전부터 전해 오는 관용구 가운데 ‘딴전을 부리다’, ‘딴전 피우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의 ‘딴전’은 ‘다른 전’에서 온 말이다. 물건을 늘어놓고 파는 가게를 ‘전’(廛)이라 한다. 허가 없이 길에 벌여놓은 가게를 지금은 ‘노점’이라 하지만 옛날에는 ‘난전’이라 했다. 아직도 쌀가게를 이르던 ‘싸전’과 생선가게를 뜻하는 ‘어물전’이 생활언어에 남아 있다. 딴전을 부린다는 것은 이미 벌여 놓은 자기 장사가 있는데도 남의 장사를 봐 준다거나, 다른 곳에 또 다른 장사를 펼쳐 놓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이 ‘딴전’이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그 일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을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이 말과 같은 뜻으로 ‘딴청’.. 2015.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