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글학회46

집에 관한 우리말 [아, 그 말이 그렇구나-214] 성기지 운영위원 남이 살던 집에 이사한 경우에는 집들이를 하기 전에 집을 새로 단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집을 보기 좋게 잘 꾸미는 일을 흔히 ‘인테리어’라는 영어로 표현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도 ‘집치레’라는 토박이말이 있다. ‘인테리어한다’는 말이 일반화하기 전에 우리는 이를 ‘집치레한다’고 말해 왔다. 그런데 집을 새로 꾸미지는 않고, 그냥 손볼 곳만 고쳐 가며 집을 잘 가꾸고 돌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에 쓰는 말은 따로 있다. ‘집치레한다’고 하면 인테리어를 한다는 말이고, 집을 매만져서 잘 정리하고 돌보는 일은 우리말로 ‘집가축’이라고 한다. “이번 연휴 때는 집가축을 하며 지냈다.”처럼 쓴다. 집치레나 집가축과는 달리, 집안의 여러 집물 따위를 옳게 .. 2017. 12. 13.
당기다, 댕기다, 땅기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210] 성기지 운영위원 “요즘은 입맛이 당기는 계절이다.”와 “요즘은 입맛이 댕기는 계절이다.”, “입맛이 땅기는 계절이다.” 가운데 어느 것이 올바른 표현일까? ‘당기다’와 ‘댕기다’, ‘땅기다’는 모양과 발음이 비슷해서 혼동하기 쉬운 말들이다. 이들 가운데 ‘입맛이 돋우어진다’, ‘식욕이 당긴다’는 뜻으로 쓰는 말은 ‘당기다’이다. 그러므로 “요즘은 입맛이 땅기는 계절”이 아니라 “입맛이 당기는 계절”이라고 말해야 한다. ‘땅기다’ 또한 표준말이지만 그 뜻과 쓰임이 다르다. 이 말은 ‘몹시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는 뜻을 지닌 동사이다. “얼굴이 땅긴다.”라든지, “하루 종일 걸었더니 종아리가 땅긴다.”, “너무 크게 웃어서 수술한 자리가 땅겼다.”처럼 쓰인다. 그리고 가.. 2017. 11. 16.
한글, 역경 속에서 꽃 피우다 - 이유진 기자 한글, 역경 속에서 꽃 피우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4기 이유진 기자 yoojin7305@naver.com 2017년 10월 9일, 한글날이 571돌을 맞이하여 전국적으로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고 칭송한다. 하지만, 훈민정음이 한글이 되어 우리가 이롭게 쓸 수 있게 된 과정에 깃든 노력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한글에는 두 가지의 큰 역경이 있었는데, 바로 사대주의와 일제강점기이다. 사대주의 속에서 피워낸 꽃, 훈민정음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글자를 만들고자 한 세종대왕.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반포하는 시기에는 세종대왕의 병환 기록이 몇십 차례 남아있다고 한다. 심지어 조선은 중국을 섬기는 사대주의 사상에 물들어 있어 세종대왕은 혼자 비밀리에 글자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2017. 11. 13.
무동 태우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207] 성기지 운영위원 ‘무동 태우다’는 말은 본래 사당패의 놀이에서 나온 말이다. 여장을 한 사내아이가 사람 어깨 위에 올라서서 아랫사람이 춤추는 대로 따라 추는 놀이가 있었는데, 이때 어깨 위에 올라선 아이를 ‘무동(舞童)’이라고 한 데서 나왔다고 한다. 이 말이 번져서, 어깨 위에 사람을 올려 태우는 것을 ‘무동 태우다’라고 하게 되었다. ‘무동’은 한자말이고, 순 우리말로는 목 뒤로 말을 태우듯이 한다고 해서 생겨난 ‘목말 태우다’라는 말이 있다. “도무지 알 수 없다.”라 할 때의 ‘도무지’란 말은, 대원군 시대에 행해지던 형벌에서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포도청의 형졸들이 죄수에게 사형을 집행할 때에, 백지 한 장을 죄수의 얼굴에 붙이고 물을 뿌리면 죄수의 숨이 막혀 .. 2017. 10. 25.
즐겁고도 기쁜 날 [아, 그 말이 그렇구나-206]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는 흔히 “즐겁고도 기쁜 주말”, “사랑은 즐겁고도 기쁜 것” 들처럼 말하고 있다. 이 말을 들으면 분명히 ‘즐겁다’와 ‘기쁘다’는 다른 낱말이다. 그런데 사전에서 찾아보면, ‘즐겁다’는 “마음에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기쁘다.”로 나와 있고, ‘기쁘다’는 “욕구가 충족되어 마음이 흐뭇하고 흡족하다.”로 풀이되어 있다(). 도무지 이 풀이들만 가지고는 두 낱말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없다. 하지만 두 낱말의 쓰임새는 일상생활에서 뚜렷하게 구별되고 있다. 가령, “직장인들에게 10월은 휴일이 많아 즐거운 달이다.”를 “직장인들에게 10월은 휴일이 많아 기쁜 달이다.”라고 하면 매우 어색해진다. 반면에, “아이가 뜻밖의 선물에 언뜻 기쁜 표정을 지었다.”를.. 2017. 10. 19.
아람과 아름 [아, 그 말이 그렇구나-205] 성기지 운영위원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더니 중부 지방에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이제 온전한 가을이 되었다. 가을은 우리 농촌에서 여름 내내 가꾸어 온 땀의 결실을 거둬들이는 시기다. ‘추수하다’를 순 우리말로 ‘가실하다’, 또는 ‘가슬하다’고 하는데, 이것은 거둬들인다는 뜻이다. 여기서 ‘가슬’이 시옷 소리가 약화되어 ‘가을’이 되었고, 이는 곧 추수하는 계절을 가리키는 낱말로 굳어졌다. 가을과 잘 어울리는 우리말 가운데 ‘아람’이란 말이 있다. 초등학생들이 주축이 되는 공동체 가운데도 보이스카우트와 비슷한 ‘아람단’이란 단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밤이나 도토리가 완전히 익게 되면 저절로 벌어져서 떨어질 정도가 되는데, 이것을 아람이라고 한다. 그러.. 2017. 10. 12.
[알림] 571돌 한글날 경축 큰잔치 '국어운동 공로 표창' 한글학회는 오는 10월 9일, 훈민정음 반포 571돌이 되는 한글날에 '2017 주시경 학술상' 시상을 비롯하여 우리말글 운동에 힘쓴 분들의 공로를 기리고 북돋는 자리를 아래와 같이 마련하였습니다. 국어운동 공로 표창에는 우리 단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인환 위원님이 받았습니다. ■ 때: 2017. 10. 9.(월) 낮 11시 ■ 곳: 한글학회 강당 ■ 571돌 한글날 경축 큰잔치 ○ 2017 주시경 학술상 시상: 김승곤(건국대 명예교수) ○ 국어운동 공로 표창: -김홍석(아산교육지원청 장학사) - 정인환(한글문화연대 운영위원) - 정여 스님(부산 여여선원 주지) - 황인석(매일경제신문 교열부장) 2017. 10. 11.
[이웃집 소식] 571돌 한글날 기념 전국 국어학 학술대회/한글학회(10/13) ○ 주최: 한글학회 /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 때/ 2017년 10월 13일(금) 9:30-16:30 ○ 곳/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 * 한글학회 누리집 들어가기>> 2017. 10. 10.
[누리방송4-29] 그러니까 말이야 - 아하 그렇구나 '닮은 상태를 표현한 우리말' 문어발, 돌비, 재밌게가 함께하는 세계 유일 우리말 전문 누리방송 [그러니까 말이야 넷째 타래 29회] ▶ 우리말 소식 - 한글학회에서 큰사전 완간 60돌 기념 잔치를 엽니다. - 우리말 사랑 동아리 5기 학생들의 활동을 소개합니다. ▶ 재밌게의 - 닮은 상태를 표현하는 우리말, 빼닮다와 빼쏘다 - 두껍다와 두텁다를 가르는 기준은 ▷ 출연: 문어발(이건범), 재밌게(김명진), 돌비(정인환) ▷ 제작: 한글문화연대 국어문화원 ▷ 누리집: www.urimal.org 매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찾아 뵙겠습니다. 수요일: 우리말 뉴스, 돌비의 , 정재환의 금요일: 우리말 뉴스, 재밌게의 월요일: 우리말 뉴스, 문어발의 "이건범의 그러니까 말이야" 듣는 방법 1. 팟빵(podbbang.com) 에 접속하여 .. 2017. 9. 18.